[MZ세대] MZ도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

MZ세대 취직 어려움의 근본 원인은 교육 부실과 MZ세대들의 도전정신 결여 고급 일자리 창출에 실패한 윗세대들의 문제라는 지적도 저출산, 저성장 등의 복합 문제의 근본 해법은 MZ 채용할 양질의 일자리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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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행동학자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는 2030 젊은이들이 어느 세대보다 더 영악하고 계산이 빠르기 때문에 출산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MZ세대가 동물적인 본능으로 한국사회의 위기 현실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국내 대학 교육이 해외 명문대 수준 대비 심각하게 뒤떨어져 있다고 오랫동안 주장해 온 이경환 스위스AI대학 교수는 올해 입시에 지원한 한국인 학생이 쓴 표현 중에 ‘MZ세대도 사회에 기여하고 싶지만 기여하는 방법을 몰라서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문구를 공유했다. 어른의 책임이 느껴지는 문장이라 괴롭다는 표현도 덧붙였다.

MZ세대의 고집과 국내 대학 교육의 한계

사회 평론가 전원책 변호사는 한국의 청년 실업 원인으로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상위권 중견기업이 아닌 기업에는 절대로 취직하지 않겠다는 청년들의 고집을 꼽았다. 구직 서비스 업체 사람인에 따르면 중소기업 898개사를 대상으로 2022년 신입사원 연봉 현황을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기업의 4년제 대졸 신입사원 연봉은 평균 2,881만원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의 54% 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조사에서 대졸자 신입 희망연봉은 3,279만원이었다. 근로소득세 및 사업소득세 납세 기준 평균 세전 3천만원 이상의 임금을 받는 기업 및 전문직이 되는 것은 지난 2021년에 약 15%에 지나지 않았다.

전 변호사의 주장대로 신입사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최저 연봉액을 제시할 수 있는 기업이 일부에 지나지 않는 탓에 취업 재수, 삼수 등을 해서라도 어떻게든 고액 연봉을 주는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취업 전선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 MZ세대 대다수의 현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에 따르면 면접에 임했던 해당 한국인 학생은 취직이 매우 잘 된다는 국내 명문대의 공학도 출신이지만, 대학에서 배운 내용이 크게 부실했던 탓에 원하는 눈높이의 직장을 찾지 못해 고급 교육을 다시 찾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자리를 통해 본인의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업과 산업이 성장하는 선순환을 그리고 싶지만, 생산성 있는 업무에 도전할 수 있는 지식을 대학에서 가르쳐주지도 않았고, 한국 사회 대부분의 직장들이 비생산적인 반복 작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함께 내놨다.

고급 일자리도 없고, 고급 인력도 없는 사회

지난 2월 통계청이 발표한 취업 포기 통계에 따르면 15~29세 중 무려 49만7천 명의 청년들이 취업을 포기하고 그냥 쉬었다고 답했다. 지난 2022년 대비 4만5천 명이나 증가한 수치다.

경제 전문가들은 높은 급여를 지급할 수 있는 대기업이 부족한 것과 더불어, 인력의 역량이 부족한 점을 함께 지적한다. 반포동에서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신입사원에게 기본급 3,600만원에 상여금을 약속하고 채용을 진행했으나, 직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직원을 뽑지 못해 결국 채용을 포기했다고 답했다. 이어 회사가 더 매출액을 만들어 낸 후에 국내 대기업 초봉인 4,000만원 이상을 넘어서는 고비용으로 채용을 진행하지 않으면 안 된단 결론을 얻었다는 자조 섞인 답변도 내놨다.

삼성동에서 약 6천억원대 기업가치 평가를 받는 중형 스타트업에서 채용을 담당하고 있는 B씨도 우수 인력을 뽑고 싶어 연봉 6천만원 이상을 제시해 본 적도 있으나, 업무를 따라오는 직원을 뽑지 못해 결국 경력직 직원들이 혼자서 일하겠다며 부사수를 거절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고 답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사수가 퇴사할 경우 보조 직원이 있어야 업무가 계속될 수 있어 부사수 채용을 진행하고 싶지만, 교육을 따라오지 못해 시간 낭비로 이어지는 일이 잦다는 것이다.

MZ세대가 직면한 총체적 문제

인구 전문가들은 결혼 및 출산을 담당해야 할 MZ세대가 직장을 찾지 못하는 것이 저출산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합계출산율이 0.78명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한 원인이 ‘좋은 직장’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직장에서는 ‘좋은 인력’이 없어서 채용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결국 MZ세대의 역량을 키우지 못한 교육이 근본 원인이라는 답변이 따라 나온다.

인공지능(AI) 교육을 받기 위해 해외로 나간 국내 명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 학생은 한국에서 교육을 못 받는 것도 문제지만, 국내 대부분의 직장이 그런 고급 지식을 배운 인재를 수용할 수 없는 상황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K-AI(한국 인공지능)’라고 이름 붙인 인력들은 해외 대학에서 교육하는 수학, 통계학 기반의 인공지능 교육 대신, 국내 대학들에서 배우는 코딩 기반의 교육을 받은 상태에서 해외 기업들이 제공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그대로 붙여넣기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MZ세대들에게 더 고급 교육을 해주지 못하는 대학들과 그런 고급 교육에 도전하기를 포기한 채 ‘만만한’ 직장을 찾기 바쁜 MZ세대의 도전정신 결여가 복합적인 문제 원인이라는 지적도 함께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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