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PEF] 대형 PEF들도 인수 금융 한계에 중형 PEF 시장으로 뛰어들어

미국 시장 금융 비용 상승으로 대형 PEF들도 중소형 딜 찾아나서 중소형 딜 중 견실한 자산에 대한 시장 수요 폭증, 갑-을 관계 역전도 은행, 금융기관 대신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에 유동성 공급하는 중 이자율 상승에도 시장 정리되면서 매각-인수 측 가격 차이 빠르게 좁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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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사모펀드(PEF)들이 금융 시장 경색에 따라 딜(M&A) 규모를 줄이면서 중형 PEF 위주로 돌아갔던 중소형 딜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지난 3일(현지 시간)에 미국 시애틀에서 개최된 ‘기업 성장 협회(Association for Corporate Growth)’에 참가한 금융시장 투자자들은 최근 금융시장이 복잡한 딜 구조가 필요한 시장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거래가 장기화 될 경우에 발생하는 각종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기업 실사를 단순화하고 인수 금융 조달 작업을 효율화하지 않으면 딜을 끝내기 어려운 시장으로 바뀌었다는 점을 역설했다.

3일(현지 시간) 기업 성장 협회(Association for Corporate Growth) 패널 대담/사진=피치북

이자율 상승, 대형 PEF들에게도 중소형 PEF들에게도 고난의 시대

패널 대담에 참가한 관계자들은 대형 PEF들의 관심 대상 시장 규모가 작아지면서 기존 중소형 PEF들이 주로 운용하던 자산 규모 시장에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LA 지역의 중형 PEF 중 하나인 갤런트 캐피털 파트너스(Gallant Capital Patners)의 제이미 킴 사업 개발 부분 대표는 “한쪽에서는 LP들의 요구대로 투자 자산에 대한 엄밀한 검증을 해야 하는 상황이고, 다른 한쪽으로는 대형 PEF들이 치고 들어오는 시장에서 빠른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하는 압박이 있는 시장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빠른 시간에 의사 결정을 내리고 딜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압박이 널리 퍼진 분위기”라며 “지금 당장 보고 있는 딜이 없다면 다른 PEF들이 서둘러 딜을 마무리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안에 딜을 하나도 건질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8년에 설립된 갤런트는 기술, 영업 서비스, 인프라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운영하는 기관이다.

킴 대표는 특히 중형 딜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부분을 지적했다. 이자율 상승 탓에 대출 기반의 인수 금융이 날이 갈수록 비싸지고 심지어는 자금 마련이 불가능해지면서 대형 PEF들도 작은 딜을 찾아 나서고 있고, 채권보다 주식으로 인수 금융을 마련하는 분위기가 심해졌다는 것이다. 때문에 중소형 PEF 담당자들은 지난 2년 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딜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급 자산에 대한 경쟁이 더 심해진 부분도 지적됐다. 킴 대표는 “안정적인 재무제표를 갖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며 “40~50개의 다른 PEF들과 함께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과거에는 성장성 위주로 투자가 이뤄졌으나, 최근 들어서는 수익성을 확보한 기업에 대해서는 PEF들이 ‘을’로 시장에 접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은행, 개인 투자자들, 대출에 선뜻 나서지 못해

반면 인수 금융 시장에 자금 공급책이었던 은행 및 개인 투자자들은 1년 반 전에 비해 급격하게 악화된 자금 시장 탓에 투자 의지가 크게 줄어든 상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북서태평양 지역 신용 공급 총괄인 브랜든 커크브라이드(Brandon Kirkbride)는 작년보다 훨씬 더 적은 숫자의 투자자들이 인수 금융에 자금을 댈 의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커크브라이드 총괄에 따르면 약 9~12개월 전만 해도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서 인수 금융 건으로 투자자들을 초청하면 약 85%의 투자자들이 딜에 참여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참여율이 50% 남짓으로 떨어졌다. 가장 최근의 딜에는 44개의 은행을 초청했으나 불과 24개의 금융기관만 참여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와중에 미 금융당국은 금융 비용을 더 인상시켜 대출 시장 경색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7월 말,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지급준비금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도록 정책을 바꾸겠다고 밝혔고, 은행권에서는 약 1,000억 달러(약 131조7,000억원) 규모의 주가 자금이 은행권으로 흘러 들어가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대형 금융기관들은 현재의 자본금 대비 무려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추가로 확보해야 할 상황이 됐다.

딜 구조도 복잡해지는 상황 이어져

대형 상업 은행들이 인수 금융을 외면하면서 일반 개인 투자자들이 중형 PEF들의 자금 수요를 대신하는 상황이 됐다. 특히 메자닌 금융(Mezzanine financing)이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금융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몇 달 사이에 메자닌 형태의 채권이 시장의 자금 수요를 충당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간 저렴한 인수 금융을 담당했던 채권 금융이 사라지면서 M&A 인수전에 참가한 기업들은 매각 측에 대출을 요구하거나(Seller note), 수익이 난 이후에 추가로 인수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Earnout) 등을 제시하게 됐다. 당장 인수 시점에 지불하는 비용을 줄여 자금 마련 부담을 덜겠다는 것이다.

BMO캐피털마켓(BMO Capital Markets)의 중형 시장 M&A 대표를 맡고 있는 카메론 헤예스(Cameron Hewes)는 기업 실사를 초기에 실시하는 경우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는 인수 가격이 어느 정도 합의되고 난 다음에 2, 3단계에 실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기업 사정을 정확하게 알고 빠른 거래가 이뤄지도록 초기에 실사를 진행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어 혜예스 대표는 당분간은 구매 측과 매각 측이 가격에 합의하기 어려운 시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금융 시장 경색이 심화되면서 견실한 자산들에만 수요가 몰린 탓에 가격 협상이 한층 빠르게 정리되고 있는 것도 특이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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