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하고 싶은 거 다 해” 플래카드 내건 HLB 주주들, 간암치료제 ‘리보세라닙’ FDA 허가 수순에 주총도 축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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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서 '박수갈채', HLB 신약 허가 수순에 주주도 회사도 들뜬 분위기
간암치료제 리보세라닙 FDA 허가 임박,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수준"
'임상 중단 권고' 등 루머에 위기 있었지만, "오히려 화합 도모의 원동력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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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곤 HLB 회장(앞줄 가운데)이 HLB주주연대가 제작한 플래카드를 들고 임직원 및 주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HLB

통상 주주총회는 개회 선언과 함께 폐회까지 채 10분이 걸리지 않는다. 형식적인 주총에 불과한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 이번 HLB 정기 주총은 시작부터 달랐다. 400여 명의 소액주주가 참여한 이번 주총에선 입장 전부터 주주연대를 중심으로 들뜬 분위기가 감지됐다. HLB의 신약 개발 성과가 가시화하면서 주총 또한 축제를 방불케 하는 현장이 그려졌다. 회사와 주주 간 소통과 격려, 화합이 이뤄진 진정한 의미의 주주총회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주총장에 플래카드까지? 축제 방불케 한 HLB 주총

HLB는 29일 오전 세종 BOK아트센터 6층에서 제39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의 건을 비롯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 선임의 건 등을 의결했다. 이번 주총은 의결권이 있는 전체 주식의 30.52%가 참석해 결의 요건을 충족했다. 주총은 개회 이후 12분 만에 폐회하며 싱겁게 끝났지만, 그 과정은 평범하지 않았다. 진양곤 HLB그룹 회장이 직접 주총 의장으로 나선 가운데 개회를 선언하자 주주들의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경축, FDA 신약 허가 임박’, ‘우리 고니(진양곤 회장) 하고 싶은 거 다 해’ 등 플래카드가 걸린 점이 특히 눈에 띈다. 여타 주총과 궤 자체가 달랐던 셈이다.

진양곤 회장은 인사말에서 “주주들의 환호성에 눈물이 나올 것 같다”며 “회사가 어려웠던 당시 주주들의 격려가 있었기에 HLB가 혼자가 아니란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을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HLB를 향한 비난과 공매도 공격에도 우리 주주연대가 회사보다 앞서 대응하고 막아줬다”며 “덕분에 우린 연구 개발과 경영에 매진할 수 있었고, 끝내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해 왔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좋은 결과로 보답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감사 인사는 리보세라닙의 미 FDA(식품의약국) 신약 허가 이후에 다시 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총 폐회 이후엔 기업설명회(IR)와 간담회가 진행됐다. 설명회는 한용해 HLB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장진우 HLB 부사장이 각각 진행했고,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진양곤 회장이 직접 소통에 나서며 2시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주주들의 격려와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이 자리에서 진 회장은 “지난 2016년부터 매년 2회 주주 간담회를 개최하고 있다”면서 “내가 투자자라고 가정했을 때 회사 의사결정권자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할 것 같다는 고민에서 영업점 IR도 시작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HLB는 물론, 계열사 대표들에게도 주총 이후 반드시 설명회를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며 “의사결정 정점에 있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갖고 경영하는지 주주들이 이해하도록 돕고자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주주 소통 강화와 함께 향후 주식배당 등 주주환원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고 향후 이를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진 회장은 “어떤 형태든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하면 가장 큰 수혜자는 내가 될 것”이라며 “주주환원 정책은 그 어떤 회사보다도 더 강력하게 시행하겠다”고 역설했다.

리보세라닙 개발 성과에 분위기↑

HLB 총회가 이처럼 밝은 분위기에 진행된 건 최근 HLB의 간암치료제 리보세라닙이 사실상 허가를 따냈단 소식이 들려온 영향이다. 언론에 따르면 HLB 내부에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에 대한 허가가 이르면 4월 말에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DUFA)으로 허가를 신청한 만큼 FDA가 5월 16일까지 신약 허가 여부를 알려줘야 하는데, 이 기한보다 허가가 더 빠르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지난 25일 미국 자회사 엘레바가 FDA와 마지막 리뷰미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특별한 이슈가 나오지 않았다”며 “파이널 리뷰미팅은 회사가 제출한 자료에 대해 FDA가 검토 마지막 단계에서 미비한 점을 지적하고 필요하면 보완을 요청하는 자리인데, 마지막 리뷰에서도 허가에 영향을 줄 만한 문제 제기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약 허가 절차가 특별한 문제 없이 마무리됐단 의미인데, 사실상 허가만 기다리면 되는 상황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HLB의 신약 허가 과정에서 자문단 미팅이 완전히 생략됐단 점도 호재다. FDA는 통상 서류심사 과정에서 발견되는 문제점들에 대해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청문회인 자문단 미팅을 여는데, 이 과정이 생략됐다는 건 그만큼 HLB 신약에 대한 신뢰 기반이 다져졌단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진 회장이 올해 초부터 진행해 온 미국 상업화 준비도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미 미국 대형 PBM(처방급여 관리업체)에서도 두 약물의 보험급여 등재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빠르게 미국에서 안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 회장은 리보세라닙의 허가가 나오는 대로 판매 준비를 진행해 올해 9월께엔 본격적으로 신약 판매를 시작하겠단 계획이다. 한편 겹호재에 따라 HLB의 주가 역시 고공행진을 이뤘다. 28일 오전 9시 50분 기준 HLB는 전날 대비 1.73% 높은 11만1,500원에 거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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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루머 딛고 일어선 HLB, “풍파가 소통과 화합의 원동력”

이번 주총이 HLB 입장에서도 각별한 건, 그간 HLB를 둘러싼 각종 풍파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3일께엔 장중 HLB를 비롯한 HLB그룹주가 갑작스러운 급락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HLB가 FDA로부터 임상 중단 권고를 받았다”, “자료보완 요청을 받았다”는 등의 루머가 급속도로 퍼진 까닭이다. 이는 바이오 업종에 있어 무엇보다 치명적인 이슈다.

통상 바이오 업종은 투자를 받기 상당히 어려운 업종 중 하나로 꼽힌다.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소위 대박을 치지만, 대다수는 신약 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주식이 휴지 조각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사실상 근거 없는 ‘찌라시’ 하나 때문에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고 HLB를 떠나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에 당시 HLB 측은 즉각 공식 입장을 내고 “단연코 회사의 신약 승인 과정에 변수가 생긴 건 전혀 없다”며 “이 시간 현재 여전히 신약 승인을 확신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이어 “오늘의 악성루머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회사를 음해하려는 악성루머에 현혹됨으로써 개인의 재산 손실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긴급히 알린다”고 전했다. “루머 유포자에 대해서는 주주연대와 함께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는 이번 주총에서 한 주주가 “주총에 참석하기 전 99%의 신뢰와 1%의 의심이 있었다면 이번 주총 참석을 통해 모자란 1%를 채우게 됐다”며 “리보세라닙의 신약 허가를 위해 애쓰고 계신 HLB 임직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회사 측을 격려한 배경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어려움이 회사와 주주 간 소통과 격려, 화합을 도모하는 진정한 의미의 주총을 보여줄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단 분석이 나오는 만큼, 새삼 감개무량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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