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앞서가는 쿠팡플레이, ‘CJ vs 쿠팡’ 경쟁구도 가시화

부진 못 면하던 쿠팡플레이, ‘투트랙 전략’으로 ‘급성장’ MAU 티빙 넘어선 쿠팡, 반면 CJ는 ‘적자’만 남겨 불확실성 커진 CJ, 쿠팡이 빈틈 파고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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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 예능 ‘SNL 코리아 시즌4’/사진=쿠팡플레이

지난 8월 OTT 일평균 이용자 수를 분석한 결과 넷플릭스가 1위를 유지하고, 토종 기업 중에선 티빙이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위는 쿠팡플레이가 차지했다. 저렴한 요금과 스포츠·예능 콘텐츠의 흥행이 1위 등극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쿠팡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더욱 확대하며 OTT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MAU 성과 낸 쿠팡플레이, 티빙도 밀렸다

5일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8월 일간활성이용자수(DAU)는 넷플릭스가 평균 291만 명으로 1위를 차지했고 티빙은 126만 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외 웨이브는 111만 명, 쿠팡플레이 71만 명, 디즈니플러스는 33만 명이었다.

한 달 전인 7월과 비교해 이용자 수가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OTT는 신작 드라마 <무빙>을 공개한 디즈니플러스였다. 7월 하루 평균 25만 명이었던 디즈니플러스의 이용자는 8월 48%가량 급증세를 보였다. 이밖에 전월 대비 일평균 이용자는 넷플릭스가 3% 증가하고 티빙은 2% 감소하는 등 큰 차이가 없었다. 웨이브와 쿠팡플레이는 6%가량 증가했고 왓챠는 7% 줄었다.

다만 DAU는 하루 동안 한 번 이상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사람의 숫자를 집계한 것으로 MAU와는 차이가 있다. MAU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이용한 사람을 집계에 포함하는 것과 비교해 DAU는 하루 단위로 집계해 한층 정밀한 통계로 평가된다. 8월 MAU는 넷플릭스가 1,223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쿠팡플레이(563만 명)와 티빙(540만 명)이 이었다. 웨이브는 439만 명, 디즈니플러스는 269만 명이었다. 특히 8월은 모든 OTT의 MAU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디즈니플러스는 전월에 비해 40%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고 웨이브(10%), 쿠팡플레이(8%), 넷플릭스(4%), 티빙(3%)도 7월보다 많은 사람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쿠팡

CJ vs 쿠팡, ‘햇반전쟁’의 재림?

이런 가운데 MAU 성장세를 이룬 쿠팡은 매니지먼트사 씨피엔터테인먼트를 자회사로 설립했다.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는 모양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씨피엔터테인먼트는 지난 4일 공식 사업 개시 및 아티스트 신동엽과의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쿠팡은 “훌륭한 콘텐츠로 계속해서 고객에게 큰 감동을 전할 것”이라며, “글로벌 OTT의 독점이 우려되는 국내 시장에서 씨피엔터테인먼트는 우수한 한국 콘텐츠를 더 많이 제작하고 제공하는 데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힘줘 말했다.

‘햇반전쟁’으로 불거진 쿠팡과 CJ의 대립각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까지 붙이 붙었다. 최근 국내 OTT 시장 재편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쿠팡은 와우 멤버십 가입자 수 증가 등으로 꾸준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은 지난해 가입자 수 1천만 명을 넘어섰으며, 올해 6월까지 1,100만 명을 초과했다. 로켓배송, 로켓직구, 로켓프레시 등 쿠팡의 주요 서비스와의 연계를 통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 낸 셈이다.

빈약하던 쿠팡플레이, ‘급성장’ 후 CJ까지 ‘위협’

당초 쿠팡의 OTT는 빈약한 콘텐츠 탓에 무료 배송을 이용하기 위해 가입한 와우 멤버십의 다른 서비스 중 하나로만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콘텐츠를 강화하면서 새로운 열풍을 이끌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최근 화제를 모으는 <SNL 코리아>와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와 K리그, 포뮬러원(F1)을 포함한 스포츠 중계 등 ‘투트렉 전략’으로 이용자를 끌어모았다. 이번에는 씨피엔터까지 설립하면서 ‘연예인 매니지먼트 → 콘텐츠 제작 → 콘텐츠 유통’으로 이어지는 엔터테인먼트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겠다는 목표를 확립했다.

이는 CJ ENM의 사업 구조와 유사한다. 실제 CJ ENM은 웨이크원, 스윙엔터테인먼트, AOMG 등 연예인 매니지먼트사와 tvN, 피프스시즌, 티빙 등 콘텐츠 제작 및 유통업체를 보유하고 있다. 쿠팡과 CJ ENM이 ‘햇반 전쟁’, ‘뷰티 대전’, ‘택배 신경전’에 이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도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하려 한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성숙 단계에 진입한 쿠팡이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콘텐츠 부문 강화에 힘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에서도 아마존이 아마존 프라임 고객들에게 혜택을 주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내놨고, 공격적 투자로 성장세를 보이면서 넷플릭스 다음으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로 성장한 바 있다. 지난 8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김범석 쿠팡 의장이 “작년 10월 진출한 대만 로켓배송 사업과 쿠팡플레이,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 등 신사업에 올 한 해 4억 달러(약 5,33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엔터 사업에 대한 관심도 점차 끌어올려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쿠팡의 움직임은 OTT 및 콘텐츠 업계에서도 저변을 넓혀가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OTT들보다 강점이 있는 국내 콘텐츠 수급이라든지 오리지널 콘텐츠 기반으로 키울 것으로 보이는데, 국내 OTT들이 힘을 못 쓰고 있는 가운데 쿠팡플레이가 그나마 성장세를 보이는 토종 업체라서 기대감이 있고 매니지먼트까지 설립을 했으니 확장 향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CJ ENM의 미디어 콘텐츠 부문 영업활동은 경기침체에 따라 부진한 상황이다. CJ ENM의 올해 2분기 매출은 3,52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6% 줄었고, 영업손실도 300억원에 달한다. 특히 티빙은 콘텐츠 상각비 등 부담 속에 오랜 기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티빙의 영업손실액은 지난 2020년 61억원이었으나 지난해 1,191억원, 올해 상반기 866억원으로 급등했다. 티빙은 올해 상반기 규모의 경제를 통한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업계 4위 격인 웨이브와의 통합을 추진했었지만, 이마저도 현재 동력이 약해진 상황이다. CJ ENM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쿠팡이 빈틈을 잘 파고들어 갈 수 있을지 시장의 주목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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