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업계 화두로 떠오른 ‘AI 역량 강화’, 콴텍 90억원 시리즈 C 투자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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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AI 자동투자 서비스 콴텍에 통 큰 투자
'비용 절감에 수익률 확대까지', RA 선호도↑
독보적 위험관리 시스템으로 시장 선도 노린다
이상근 콴텍 대표(왼쪽)와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투자 계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콴텍

인공지능(AI) 자동 투자 서비스 기업 콴텍이 9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라운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NH투자증권의 이번 투자로 콴텍의 총 누적 투자 유치 규모는 283억원을 기록했다.

퇴직연금 RA 시장 확대 나선다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RA) 기반의 비대면 투자일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콴텍은 증권사 프랍트레이더로 활동하던 이상근 대표의 ‘자산관리는 고액 자산가들뿐 아니라 일반 소규모 투자자들에게도 제공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2016년 설립됐다. 설립 후 줄곧 개별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로 알고리즘 매매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한 콴텍은 개인화 자산관리 솔루션 큐엔진(Q-Engine), 위험관리 시스템 큐엑스(Q-X)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했다.

사업 초창기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의 투자자문을 중심으로 성장한 콴텍은 지난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이며 기업 대 소비자(B2C) 시장으로 영역을 넓혔다. 콴텍 앱은 출시 1년 만에 누적 다운로드 60만 건을 돌파하며 빠르게 인지도를 쌓았다. 올해 4월 기준 관텍 고객의 80%가 수익을 냈으며, 앱 출시 이후 1년간 최대 수익률은 32.8%다.

NH투자증권은 콴텍의 △다양한 소비자 성향에 맞춘 폭넓은 전략 △우수한 수익률 △독자적 위험관리 시스템 등을 높게 판단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전해진다. 양사는 그동안 함께 전개해 온 퇴직연금 RA 시장을 위한 디지털 운용 개발 등에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지금은 정부의 퇴직연금 운용 고도화를 비롯해 금융계의 디지털 전환 의지가 매우 강한 시기”라고 진단하며 “이와 같은 시기에 고객 서비스를 다양화하고 궁극적으로는 고객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콴텍을 파트너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콴텍은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자사의 RA 역량을 금융 플랫폼에 탑재해 퇴직연금, 비대면 하이브리드 자산관리에서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상근 콴텍 대표는 “오랜 시간 축적해 온 알고리즘 개발 능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며 “이번 투자자인 NH투자증권 외에도 많은 기업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 연내 시리즈 C 클로징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주관적 개입 최소화, 장기적 수익 노리는 ‘RA

NH투자증권과 콴텍의 동행은 최근 RA 관련 기업들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지분투자를 진행하는 등 AI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증권 업계의 움직임과 일맥상통한다. AI 신기술에 대한 관심이 사회 전반으로 퍼지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통합·분석하는 능력을 투자에 적용해 수익 극대화를 기대하는 투자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AI 투자일임 서비스 핀트 운영사 디셈버앤컴퍼니, RA 전문기업 파운트와 손잡고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내 AI 투자일임 서비스 확대에 나선 KB증권이 대표적 예다. KB증권은 이번 협력으로 투자자의 개별 성향과 시장 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자동으로 투자하는 핀트의 AI 투자 전략 엔진 아이작을 활용할 수 있게 됐으며, 파운트와는 글로벌 ETF에 자동으로 투자하는 서비스를 출시할 방침이다.

SK증권도 최근 알파브릿지와 MOU를 체결해 AI 기반 포트폴리오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알파브릿지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전액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로, AI 기술을 활용한 투자 플랫폼 탱고픽을 운영 중이다. 이번 협약으로 양사는 챗GPT 기반 AI 투자비서, AI 포트폴리오 등 다양한 서비스를 내년 상반기 중 선보일 계획이다.

신한투자증권도 최근 AI 스타트업 웨이커와 클라우드 기술 기반 오픈 플랫폼 개발 MOU를 체결했다. 웨이커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과 AI 데이터 서비스에 관한 독점 실증 계약 등 인공지능과 데이터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양사는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오픈 플랫폼 론칭을 기획 중이다. 증권 업계의 적극적인 AI 도입과 관련해서 한 관계자는 “AI 투자는 룰베이스(Rule-based) 알고리즘으로, 사람의 개입이 최소화돼 동일한 방식으로 장기간 꾸준히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수익률이 기대된다”며 “펀드 운용비용과 인건비 등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증권사들이 관련 서비스를 앞다퉈 도입하려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AI 자동투자 서비스 확대는 지금부터”

독보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RA 서비스 기업들과 증권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콴텍은 자사의 강점으로 ‘위험관리 시스템’을 꼽았다. 콴텍의 위험관리 모델 큐엑스는 시장의 이상 현상을 감지하면 투자 항목 내 위험자산의 비중을 두 단계에 걸쳐 현금화하고, 이를 통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방어하는 특징이 있다. 실제로 지난해 증시에 큰 영향을 준 우크라이나 사태 직전 이를 감지해 위험자산을 대폭 정리하고 현금자산을 확대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판매자 중심이던 금융투자의 흐름을 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팬데믹 후 하락장이 조금씩 회복되는 가운데 각종 지수가 전고점을 돌파하는 시점에는 콴텍을 비롯한 AI 자동투자 서비스들이 더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투자자 중심의 시장을 앞당기는 데 일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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