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안뽑] ⑭건설 현장은 외국인 잡부 쓰는데, 왜 개발자는 능력없이 몸 값만 비싼 한국인 쓰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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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bii research
건설 현장, 조선소에는 이미 외국인 인력이 압도적 다수
IT프로젝트는 '리모트'로 시켜주면 너도나도 달려들어
굳이 한국 인력 말고 해외 인력에게 리모트로 업무 배정하면 효율성 극대화
연봉도 국내 인력 대비 1/10 ~ 1/5 수준에서 만족하는 경우 많아

요즘 한국의 인구가 너무 많이 줄어서 더 이상 생산력이 받쳐 주질 않는다며 해외 이민자를 받아서 노동력 부족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다음 대통령으로 하마평이 오르내리는 한 각료는 아예 이민청을 만들어야 된다는 주장까지 내놓는다.

그런데 다른 한편에서는 청년 실업이 사상 최고치고, 취업 포기자 같은 사람들을 포함하면 실질적인 실업률은 ‘그 동네 이미 망한 나라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는 남유럽 수준에 버금간다는 평들도 많다. 그 와중에 개발자하면 고액 연봉 받을 수 있다며 6개월짜리 코딩 학원들은 한 때 문전성시를 이뤘고, 더 황당한 것은 정부가 그런데다 수천 억원의 국민 세금을 바쳐가며 지원을 해 줬다는 것이다.

투입한 자본이 실질적인 효과를 냈다고 할려면 지난 정권 5년 내내 조 단위의 지원금이 들어간 국내 IT업계가 글로벌 수준의 개발자들을 대규모로 양산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개발자 수준은 어떤가? 앞으로 계속 돈을 붓겠다고 하는 정부가 나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상식있는 국민의 자세일까?

개발자-안-뽑음_202312
개발자-안-뽑음_202312

건설 현장은 외국인 잡부, 개발자는 한국인?

요즘 건설 현장을 가 보면 한국인 잡부를 찾기가 쉽지 않다. 몽고 같이 힘 좋은 장사들이 많은 나라에서 대규모로 인력이 유입되더니, 요새는 중동 출신 인력들도 흔히 찾을 수 있다. 이 분들이 눈에 확 들어오는게, 갑자기 일을 하다 말고 어딘가를 바라보면서 절을 하시는데, 예전에 중동 여행하면서 당황했던 기억이 없었으면 한국에서 그런 광경을 보면서 역시 많이 당황했었을 것이다.

건설 현장 업무의 9할은 속칭 ‘노가다’다. 아주 일부 업무만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고, 나머지 업무들은 그냥 벽돌을 쌓고, 시멘트를 바르고, 기계들이 적절한 위치에서 움직이도록 맞춰주면 된다. 이걸 알고 있으니까 건설 현장 관계자 분들이 적극적으로 해외의 ‘저가’ 인력을 수입해서 쓰자며 정부를 압박하고, 이민청이라는 소리까지 나오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럼 IT개발은 어떨까?

IT개발도 비전문가가 몇 달 대충 읽어보면 어지간한 일들은 다 할 수 있다. 집 앞의 화단을 꾸미는 일에 굳이 엄청난 건축 설계와 정부 허가가 필요없는 것처럼, 어지간한 회사에서 쓰는 IT시스템도 굳이 고급 개발자가 필요 없다. 그냥 시키는대로 움직일 수 있는 손이, 적당한 시간만큼 투입되면 결과물이 나온다.

개발자 애들이 AI 전문가라고 주장하면서 정작 외국에서 이미 쓰이고 있는 ‘라이브러리(Library, 관련 함수 묶어놓은 파일)’ 붙일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한 것은 이미 수천번도 더 이야기한 사실이다. 당장 우리회사에서 비개발자인 내가 2달 남짓 짬짬이 시간 내서 만든 웹서버 시스템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개발자 찾기 쉽지 않은 것이 한국 개발자들의 현실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건설 현장에서 쓰는 외국인 잡부와 한국인 개발자 대다수의 지적 역량 차이, 업무 역량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외국 나가면 저런 애들은 널려 있다

실리콘 밸리의 주요 ‘빅테크’ 회사들에 다니는 개발자들은 다들 어마어마한 실력자인 줄 알겠지만, 실제로 그 분들 중 고액 연봉으로 중요한 일을 하는 비중은 손에 꼽힌다. 그 중에서도 정말로 중요한 일에 투입되는 인력들은 더더욱 손에 꼽힌다.

대다수의 ‘개발자’들은 실리콘 밸리 일대에 있는 ‘커뮤니티 칼리지(한국 전문대)’에 온 인도인 개발자들로, 이 분들은 학교 공부에는 관심없고 미국 온 첫 날부터 면접다니며 일하기 바쁘다. 연봉은? 7~8만 달러라고 하면 엄청나게 고액 연봉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정작 캘리포니아 일대의 물가에 맞춰 재조정하면 한국식으로 최저 임금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그럼 실리콘 밸리에 가 있지 않은 인도인 개발자들은 실력이 모자랄까? 이미 개발 실력은 충분히 갖춰져 있는 상태에서, 초기 자본을 투자할 수 있는 애들만 미국의 커뮤니티 칼리지들을 이용해 미국으로 직장을 갈아타는 것을 생각해보면, 인도 현지 거주하고 있는 인력들 사이에서도 충분히 괜찮은 개발 역량을 갖춘 인재들을 찾을 수 있다.

거기다, 그런 애들이 한국에서 경력 3년이라며 목에 힘이 빳빳하게 들어간 개발자들보다 훨씬 더 일을 잘 한다. 우리나라에서 경력 3년이라며 목에 힘주고 직장을 ‘골라서’ 가고, 오늘 짤려도 내일 당장 갈 직장이 널렸다는 태도로 있는 애들에게 줘야하는 연봉을 생각하면, 그런 커뮤니티 칼리지 다니는 수준의 인력들이 가격만 맞으면 데려다 쓰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인 것이다.

굳이 한국에 데려와야 하나? ‘리모트’로 일하면 안 되나?

개발자라고 하는 애들이 좋아하는 것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내 기억에 남는 것들이

  • 자동화
  • 리모트

같은 키워드들이다. 그들은 뭐가 자동화가 되면 엄청나게 좋아한다. 자동화 탓에 뭔가 제대로 안 돌아가는 부분이 있으면 ‘예외’처리를 하고, 그건 사람이 하면 된다고 생각하거나, 그런 ‘예외’들을 다 찾아주면 그것도 또 ‘자동화’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기네들 이력서에 그렇게 자동화한 것에 대한 자랑이 줄줄이 널려있다.

자동화가 많은 부분 인력 비용을 절감해주는 것은 맞지만,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글을 자동으로 뽑아내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내가 다 써 놓고 나면 ‘Paraphrasing’을 할 수는 있겠지. 자동화라는게 ‘규칙’을 발견해서 그 ‘규칙’이 반복되는 부분을 단순화시키는 작업인데, 자동화가 왜 그렇게 엄청난 업무라고 생각하는거지?

또 하나 굉장히 불편했던 것 중 하나는 ‘리모트’ 업무에 대한 열광이다. 자기는 전세계 어디에 있건 상관없이 일을 할 수 있으니까 리모트로 일하는 직장만 찾는다는 개발자들을 한 두번 본 게 아니다.

난 그런 분들을 만날 때마다 묻고 싶은 것이,

  • 만약에 코드가 안 돌아가서 디버깅을 해야되면 9~6로만 일할 것인가, 아니면 그 코드가 다 돌아가도록 밤을 샐 것인가는 질문,
  • 뭘 해야할지 설명하는 사람이 막대한 시간을 들여 상세한 그림과 텍스트를 만들어 내야 하는 시간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는 질문

이다. 사무실에 나와 있으면 자기 코드가 안 돌아가서 서비스 출시, 문제 해결이 지연되고, 그게 회사 전체의 수익성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양심이 있는 직원이면 이번 달 급여는 꽁으로 받았다는 생각을 해야할텐데, 그런 생각을 개발자들이 할 리가 있나? 이상한 일 시켜서 일을 못하겠다며 그 다음날 다른 회사로 바로 이직해버리지.

사업하는 사람, 최소한 기획, 세일즈 하는 사람이 어떤 고민을 갖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는 깡그리 무시하고, 그냥 만들어 달라는대로 만들어 주겠다, 나한테 비싼 연봉을 달라고 주장하는 애들을 왜 뽑아야하지?

그런 수준의 커뮤니케이션, 그런 수준의 참여도, 그런 수준의 사고 방식을 갖춘 사람들, 그런데 당신들과 비슷한 수준의 개발 역량을 갖춘 인력은 전세계에 넘쳐난다. 선진국보다 후진국에 더 넘쳐나고, 그런 애들은 한국인에게 주던 급여의 1/10만 줘도 정말 미친듯이 일한다. 1/5정도 주면 한국에서 인력 뽑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갑-을 관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굳이 한국에 데려오지 않아도 자기네들이 좋아하는 ‘리모트’로 일을 시키는데 얼마나 좋아할까?

이민청? 뿌리 산업들에나 필요하겠지, IT에는 필요없다

개발자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리모트’로 인도, 동유럽에 있는 개발자들에게 외주를 주면,

  • 리모트라서 좋아하고
  • 영어로 문서 읽고 이해하는데 문제 없는 인력이라 ‘최신 기술’을 찾아다니고
  • 외주라서 빨리 하고 다른 업무를 더 할려고 그러고
  • 가끔 업그레이드 할 때 일 시키겠다고 코드 관리 해 달라고 그러면 더 좋아한다

굳이 비자 발급해주고, 한국으로 초청하고 그럴 것 없고, 그냥 한국에서 일 주듯이 외국인에게 일 주면 된다. 영어를 아예 한 마디도 못해서 언어적인 제약이 있는 사람이라면 회사에 IT프로젝트 전문 통역을 뽑아 쓰면 되잖아? 아예 그걸 전문으로 해 주는 스타트업들도 생기는 판국인데, 굳이 왜 한국인 개발자를 뽑지?

난 Rest API 연동하다가 꼬일 때, CSS가 안 먹을 때… 같은 정말 기초적인 상황들을 만나면 유료 플러그인을 나한테 팔았던 회사에 이메일을 쓴다. 이거 안 되는데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냐, 뭐뭐뭐를 해 봤다고 쓰면, 정말 하루 만에 답장이 와서 무슨 문제인 것 같으니까 고쳐주겠다고 나서거나, 아예 ‘임시 로그인(Temporary login)’ 계정을 만들어 주면 자기네가 들어와서 고쳐주겠다고 나선다.

국내에서 개발자 뽑았는데, 만들어 놓은 시스템이 제대로 안 돌아가서 비상사태가 터지면, 혹은 뭘 고쳐라고 했는데 며칠째 시간만 낭비하면서 못 고치고 있으면 뭐라고 하시는가?

화가 나지만 꾹 참고 있을텐데, 그거 바보 짓이다. 그 대화 안 되는 1명의 연봉으로 5명의 전문 개발자를 뽑을 수 있는게 해외 현실이다.

어차피 건설 현장이나, 조선소나, IT개발이나, 작업의 90%는 막노동이다. K대 컴공과 나온 학생의 표현대로, 한국에서는 네이버, 카카오 같은 회사들말고는 대학 나온 개발자 필요없다. 그 사람들 하는 거, 원칙대로라면 전문대나 실업계 공고 나오면 다 할 수 있는 일들이다. 왜 비싼 돈 주고 뽑아쓰는거지?

그 돈 아껴서 고급 콘텐츠를 뽑아내고, 할인 상품을 내놓고, 그걸로 고객을 더 끌어 들여서 더 큰 회사로 성장하시면 어떨까?

혹시 이런 이야기를 듣고도 끝까지 한국인 개발자를 고집하시는 이유가, 본인이 영어권의 고급 지식을 읽고 이해할 역량이 안 되는 3류 인재형 기업 오너이기 때문인가?

당신들이 그렇게 이상한 인력들에게 고액 연봉을 챙겨주니 애들이 자기 수준 모르고 거만해지고, 눈높이만 높아진 애들이 3D 업무는 죽어도 안 하겠다며 대기업 3수 하다가 자살하는 것이다. 한국의 막노동 인력들 눈높이가 조절되어야 기업 수익성 문제, 인건비 문제, 나아가 인구 문제가 해결된다. 한국의 근본적인 문제가 당신들이 해외로 눈을 안 돌리고 국내에서 한심한 인력들에게 계속 고액 연봉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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