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오는 11월 6세대 D램 양산 돌입 “삼성과의 격차 더 좁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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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시장 1위 삼성전자와 격차 좁히기 전략
고성능 D램 확보해 HBM 시장 주도권 경쟁
삼성전자도 '초격차' 앞세워 연내 양산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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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10나노미터(㎚)급인 6세대 D램(1c) 개발을 앞당겨 11월까지 양산 준비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는 점유율 45%로 업계 1위인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조치로, 계획대로 실행된다면 삼성전자보다 한 달 정도 먼저 양산을 시작하게 된다. 앞서 삼성전자도 반도체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연내 6세대 D램 개발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 6세대 D램 양산 앞당기기로

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코드명 ‘스피카’로 개발 중인 1c D램을 오는 11월 양산 과정으로 이관하기로 했다. 양산 과정 이관은 기술 개발을 마치고 대량 생산 체제로 전환하는 작업을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오는 11월 1c D램을 양산 과정으로 이관할 계획”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이 시기를 좀 더 앞당기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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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AI용 메모리 HBM3E/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1c D램의 양산을 서두르는 이유는 D램 부문 1위 삼성전자를 추격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 1c D램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11월 양산 이관과 동시에 대량 생산에 돌입하면 시기적으로는 삼성전자를 한 달여 앞서거나 큰 차이가 없어지게 된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 개발·양산 시기를 기준으로는 약 6개월, 수율 90% 도달까지는 1년 정도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해 왔다.

SK하이닉스가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선도기업의 지위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차세대 D램 확보 필수적이다. HBM은 D램을 수직 적층하는 만큼 고성능 D램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1c D램 양산이 가시화되면서 대대적인 초미세 공정을 위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투자도 뒤따를 전망이다. 1c D램은 EUV 공정이 필요한 레이어가 6개로 1b D램의 2배, 1a D램의 6배다. SK하이닉스가 보유한 EUV 노광장비는 지난해 말 기준 5대로, 올해 8대를 추가할 계획이다. 이어 내년 1c D램 양산 등을 고려해 단기적으로 누적 20대가량을 늘릴 것으로 전해졌다.

20조원 투입해 청주 공장을 D램 생산기지로 전환

6세대 D램 대량 생산을 위한 거점은 청주에 마련한다. 앞서 지난달 24일 SK하이닉스는 이사회를 열고 청주 M15X 공장을 D램 생산기지로 전환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SK하이닉스가 M15X를 낸드플래시 공장으로 짓기 위해 이미 터파기 공사를 한 터라 건물을 짓고 장비만 들여놓으면 곧바로 D램을 생산할 수 있다. 이에 일반적인 반도체 공장 건설보다 공기를 확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가 예상한 M15X의 D램 양산 시점은 내년 11월로 순차적으로 장비를 추가로 들여와 생산량을 늘린다는 계획으로, 공장 건설에 투입되는 5조3,000억원을 비롯해 장비 구입 등 비용을 모두 합치면 총 20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D램 생산기지 전환은 급증하는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며 “M15X가 현재 HBM 패키징(TSV) 라인을 확충하고 있는 M15 공장과 가까운 점도 생산 전략을 바꾸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D램 생산거점 확대해 생산역량을 추가 확보함으로써 앞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HBM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향후 5년간 SK하이닉스의 HBM 부문 매출이 연평균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엔비디아 등 HBM을 활용해 ‘AI 가속기’를 제작하는 회사들은 SK하이닉스에 선급금까지 주면서 HBM 물량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AI 가속기’는 데이터 학습·추론에 특화한 반도체 패키지로 주로 미국의 엔비디아나 AMD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형태로 공급되는데 여기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이 들어가 대용량 데이터 처리 성능을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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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HBM3E D램/사진=삼성전자

삼성 “연내 차세대 D램 양산해 초격차 이어갈 것”

한편 삼성전자도 HBM 추격과 온디바이스 AI 제품을 겨냥한 차세대 D램 시장 선점에 나섰다. 앞서 지난 3월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글로벌 반도체 학회 ‘멤콘(MemCon) 2024’ 연설을 통해 연말에 10나노급 6세대 D램을 양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가 이 제품을 계획대로 양산한다면 현재까지 가장 최신 제품인 10나노급 5세대 제품이 만들어진 지 1년 만에 차세대 메모리 칩을 출시하는 셈이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전작보다 더 많은 회로를 극자외선(EUV) 기술을 활용해 만든다는 점이다.

EUV를 적용할 경우 동일한 칩 면적에도 기억 소자를 더욱 정밀하게 배치할 수 있어 기존보다 용량이 큰 제품을 한층 수월하게 생산할 수 있다. 이렇게 생상된 반도체 칩은 고용량 메모리가 필요한 온디바이스 AI 기기에 가장 먼저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 AI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개선된 EUV 기술로 미세 회로를 기존 제품보다 더 매끈하게 만들 수 있으며, 생산성은 물론 칩의 전력효율까지 향상돼 완성도와 원가 경쟁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연말에 진행할 차세대 D램 양산을 미리 공개한 것은 메모리 분야에서 초격차를 지켜내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D램 시장에서 45% 이상의 점유율을 보유한 자타 공인 메모리 1위 회사로 특히 전체 D램 시장 중 80~90%를 차지하는 서버·스마트폰·전자기기용 범용 D램 부문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선단 기술 개발과 함께 방대한 생산능력과 공정 효율을 앞세워 다가올 D램 슈퍼 사이클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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