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AI/BigData 입학시험 탈락자 대상 ‘일반MBA’ 과정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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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bii research

올해 봄 학기 입학생들 중에 공부가 어려우니까 도망간 애들 빼놓고 대략 15명이 3rd term에 Machine Learning 기말 레포트를 냈다.

20명이 들어와서 5명이 도망갔으면 생각보다 많이 살아남았다고 생각하고 TA가 보내준 성적 분포를 봤더니,

70점대 (A학점) 1명, 60점대 (B학점) 3명, 50점대 (C학점) 1명, 합계 5명만 졸업장 받을 수 있는 최소치를 넘었다.

 

작년 가을에 처음 받았던 학생들 중에서도 50점을 못 받았던 비율이 1st term -> 3rd term으로 가면서 많이 늘어나긴 했는데,

이번에 20명 중 5명 도망, 10명 Fail 학점, 5명 생존인 상황을 보고나니, 역시 한국에서는 포기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주: 기만자의 댓글이다

 

행시 쳤던 분이 우리 SIAI MBA 첫 학기 기출 문제를 보더니 행시보다 어렵다고 하더라.

이번에 정말 난생 처음 행시 문제들, 행시보다 살짝 더 어렵다는 입법고시 문제들을 열어봤는데,

다른 직렬 사정은 모르겠지만 과목들 중에 경제학, 통계학은 학부 졸업반 시험 문제 수준도 안 되는거 아닌가?

그거 못 푸는 수준이면 학부 어디 나왔냐 소리 나올 것 같은데? 근데 이게 우리나라 극초최상위권이라고?

 

해외 명문대 고학년 과정 연습문제 or 점수주는 널럴한 기말 문제 수준이던데, 내가 뽑을 인재가 없는게 어쩌면 당연한걸지도 모르겠다.

여태 내가 통계학, 통계학, 통계학 입에 달고 살았는데, 애들 수준이 행시 통계학도 못 푸는 수준이니까,

왜 내가 ML, DL, RL이 계산통계학이라고 열심히 설명해도 소 귀에 경 읽기 였는지 이해가 되더라.

우리 SIAI 시험 문제 풀 수 있는 애들이 정말 가뭄에 콩 나는 수준이겠지.

 

며칠간 S대 박사 졸업하고 연구원하는 학생 하나가 ‘F받았다고 쫓아내지 말라’고 끈질기게 날 붙잡고 늘어지던데,

이게 한국의 인재 상황이라는 걸 알게 됐으니, 고급 교육 생존자 선별 도전은 깔끔하게 포기하는게 맞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래도 이 악물고 노력해서 60점 이상을 받는 학생이 무려 4/20명이나 있는 상황이니까,

그리고 저 모교 후배 박사의 간곡한 청을 생각해서, 몇 주간 여러 사정을 감안한 끝에, 적당히 타협안을 짜 봤다.

어차피 공부하러 오는 애들 대부분이 제대로 이해하고 가는 것도 아니고, 직장인들이라 시간도 없고 그럴테니까,

그냥 MBA AI/BigData, BSc Data Science 급으로 제대로 시험치고, 발표 수업하고, 논문쓰고 이런거 그냥 다 포기한다.

 

Global MBA – 진짜 직장인 전용 학위

Associate Degree라고 한국으로치면 학사 밑에 전문학사, 즉 전문대 학위 과정을 만들까 고민하다가, 여러 사정으로

‘Global MBA’ 과정을 만든 다음, 아래의 채점 방식으로 MBA AI/BigData 과정을 열어주는 걸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어차피 난이도를 크게 낮추는 과정인데 더 쉬운 교육을 만들 재주도 없고, 여유도 없어서, 그냥 채점 방식만 변경할려고 한다.

Fail한 학생들 모두가 공부는 하고 싶은데, 수업 내용을 소화해서 시험을 잘치는 레벨로 올라오는데 한계가 있다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고.

 

그래서, Global MBA 들어온 학생들이 AI/BigData 쪽 수업을 듣고 싶어하면 (아마 대부분 이것 때문에 SIAI 오겠지?)

  • MBA AI/BigData랑 같은 과목을 들으며 똑같이 죽어라 공부하는 Track
  • MBA AI/BigData랑 같은 과목을 듣지만 레포트만 1장씩 내는 Track

이렇게 2개로 나눠서, 본인의 선택에 맡기고, Track 상관없이 기본 요건만 채우면 학위가 나가는 것이다.

어차피 위의 4/20명 상황을 보듯이 대부분 Fail할꺼 뻔하고, 나도 학교에 자꾸 Fail 기록만 만들고 싶지 않다.

국내 거의 대부분의 석, 박사 과정들이 위의 2개 채점 방식 중 후자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을 것이다. ‘Yuji박사’ 보면 다들 잘 아시겠지.

 

기존 MBA AI/BigData와의 관계? Global MBA 입학 요건과의 차이?

저 위의 16명은 이번에 교통 정리가 되고나면 일괄 ‘Global MBA’로 학위를 바꿔줄 생각이다.

무리할 필요 없잖아?

 

앞으로는 MBA AI/BigData는 입학 시험을 치뤄서 입학 요건을 크게 강화할 계획이다.

시험 불합격자는 ‘Global MBA’로 들어와서, MBA의 ‘경영학과’ 수업이나 ‘AI/BigData’계열의 수업을 듣고 졸업하면 된다.

혹은 MBA AI/BigData로 입학했어도 시험 성적이 나쁘면 어차피 졸업이 불가능한만큼 ‘Global MBA’로 강등(?)된다.

단, ‘Global MBA’에서는 ‘AI/BigData’ 계열 수업들의 채점 방식이 널럴해지는만큼, F 학점 받을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F받은 몇몇 학생들이 학교 게시판에 Promotion / Relegation이라고 일종의 승강제 표현을 쓰던데,

Global MBA로 들어와서 AI/BigData 수업을 다 듣고 학점을 C-이상 받으면 Promotion 될 수 있다.

아니면 수업 듣다보니 깨달은바가 있다 싶으면 학위 중에 MBA AI/BigData 입학시험에 도전해도 된다.

 

왜 ‘Global MBA 과정을 만들었나?

개인적으로는 ‘학위 장사’로 오해받기 싫기 때문에 가장 안 만들고 싶었던 + 가장 거부감이 드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내용은 어느 정도 이해됐는데, 시험은 너무 현실 사례 같아, 준비해야되는게 너무 많고,

시험이 0아니면 1 스타일로 제대로 알기 전까지는 0.99여도 문제를 못 푸는 상황이라 시험 준비가 너무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다.

저런 학생들이 한국의 대부분이고, 어차피 내가 원하는 수준으로 이해도가 쌓여 졸업하는 학생은 가뭄에 콩나듯하잖아?

 

더 결정적으로는, 계속 수업을 듣다보면 옛날 내용이 뒤늦게 이해되는 경우가 많은데, 무조건 F받고나면 이후 수업을 못 듣게 하지 말아달라는 이야길 들었다.

밖에서 Troll들이 온갖 험담을 하는데도 꼭 공부하고 싶다고 찾아온 애들이 좀 못한다고 너무 매몰차게 몰아내는 것도 미안했다.

직장인들도 많은데, 회사에서 급하게 프로젝트가 생길 수도 있고, 누가 퇴사하면 일이 2배가 되고 그런 일이 종종 있잖아?

 

대안으로, 1년간 수업을 다 듣고 지적 역량이 좀 쌓여서 자신감이 생기면, 다시 재시험(Re-sit)을 쳐서 P/F학점을 A~F학점으로 갈아엎으면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재시험 비용과 추가 시간은 뭐… 공부 잘 하는 애들하고 똑같은 걸 요구하면 안 되잖아? TA도 꽁으로 일하는거 아닌데?

 

준비가 안 된 분들이 준비하는 학위

‘Global MBA’ 과정은 정말 공부하고 싶은데, 준비가 많이 안 된 분들을 위한 학위다.

우리 학생들 말대로, 괜히 밖에서 이상한 교육 받아가며 시간 써 봐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것도 없고, 그냥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는 이야길 여러번 했었으니까.

우리 학생들 말을 들어보면, 내용 자체가 무지막지하게 어려운 교육이 아니라, 핵심을 이해하고 반복 숙달을 오래해야 자기 지식이 되는데,

직장인들이 대부분이다보니 그렇게 반복 숙달을 할 시간은 없고, 1년간 맛보기(?)를 하며 내공을 쌓고나면,

1년 뒤에 다시 MBA AI/BigData 방식으로 채점되는 재시험을 도전하는 학생들이 일부 생길 수 있겠지.

 

어차피 한국이라는 시장 자체가 우리 SIAI의 BSc나 MBA AI/BigData 정도만 되어도

한국 극초최상위권 인재를 뽑는 행시 통계학 시험 합격자가 첫 2-3주 과제 풀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하니까,

엄청난 도전을 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맘편히 ‘Global MBA’로 맛보기만하고 끝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Track이 2개니까 언제든지 도전을 할 수는 있지만, 어차피 Fail인데 괜히 무리해서 괴롭고 눈치보이고 그럴 것도 없잖아?

이 글을 쓰게 만든 저 16/20명 학생들 얼마나 내 눈치가 보일까? 알면서도 말해야되는 나도 마음이 괴롭다.

 

정리하면

  • MBA AI/BigData 는 내년부터 시험쳐서 뽑는다. (예시 문제 다음주 공개, 대략 행시 통계학 수준)
  • 시험 탈락 but 공부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Global MBA’ 만든다
  • Global MBA는 ‘경영학’ Track 수업이나 ‘AI/BigData’ Track 수업을 골라 들을 수 있다
  • Global MBA 학생들은 ‘AI/BigData’ Track 수업을 A~F 채점 방식 대신 (기준을 많이 낮춘) P/F 채점으로 들을 수 있다
  • MBA AI/BigData 입학생 중 1회 이상 F or 2회 이상 D학점이 나올 경우 심사 위원회를 거쳐 Global MBA로 프로그램 변경(사실상 강등)된다

 

미결정사항

  • Global MBA의 졸업요건? – 기존보다 수업 비중이 높아지고, 논문 비중이 낮아짐 (논문 퀄리티가 내려갈 것이 확실하니까…)
  • 높아진 수업 비중을 채워넣을 Global MBA의 ‘경영학’ Track 수업들은 단계적으로 준비될 예정 (석·박 시절 친구들 연락 중)

 

하나 더, 내년 3월 입학을 기준으로 올 연말에 Global MBA 신입생을 받을까 고민 중이다.

바빠서 어려울 것 같긴한데, 6개월이라도 훈련받고 MBA AI/BigData로 바꿔 도전할지 말지 결정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고민이 된다.

저렇게 탈락하는 학생들도 많은만큼, 6개월 단위로 계속 재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이야기도 무조건 외면하기가 어렵다.

관련해서 siai.org에 질문 남겨놓으면 블로그 글이나 게시판 댓글로 답변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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