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특례시로 발전하겠다던 수원시,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투자 유치 협약 성공

수원시 내 6,600㎡ 부지에 인테그리스發 반도체 연구소 착공 예정 최근 5년간 경기도 R&D 기업 고용 규모 중 최대치, 경제살리기 기대감↑ 김동연 경기지사·이재준 수원시장의 적극적 행보에 긍정적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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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코네티컷주에서 김동연 경기지사와 베르트랑 로이(Bertrand Loy) 인테그리스 CEO, 이재준 수원시장이 투자협약을 하고 있다/사진=수원특례시

경기도 수원시에 미국 반도체 종합솔루션 기업인 ‘인테그리스(Entegris, NASDAQ: ENTG)’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번 투자 유치로 민선 8기 수원시는 3번째 기업 유치에 성공했다. 수원시는 인테그리스가 연구소 설립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며, 이번 유치를 통해 경제특례시로서 수원시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경기도·수원시-인테그리스 투자 유치 협약, 반도체 공장 지어 고용시장 활력↑

지난 12일(현지시간) 김동연 경기도 지사와 이재준 수원시장은 제임스 오닐 인테그리스 수석부회장과 미국 코네티컷주 댄버리에 위치한 인테그리스 댄버리 기술센터에서 투자 유치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인테그리스는 수원시 내 약 6,600㎡ 부지에 반도체 소재 개발 연구소를 설립하며, 최대 150명에 달하는 연구개발인력을 신규 고용하게 된다. 이는 최근 5년 동안 경기도에서 있었던 외국인 연구개발(R&D) 기업 고용 규모 중 최대 규모로,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고 반도체 분야 전문인력이 육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매사추세츠에 본사를 둔 인테그리스는 미국·캐나다·중국·프랑스·독일·이스라엘·이탈리아·일본·말레이시아·싱가포르·한국·대만 그리고 영국에 제조시설, 고객 서비스 및 연구 시설 등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인테그리스는 반도체 화학물질·특수가스, 미세 오염제어, 특수재료 운송 등 반도체 종합솔루션 업체로, 현재 반도체, 생명과학 등 첨단산업 기업에 첨단 소재와 프로세스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 해 매출은 약 40억 달러(한화 약 4조8,000억원)에 달하며, 2021년 매출액은 34억 달러(한화 약 4조4,000억원)이다. 전 세계를 통틀어 1만여 명의 직원이 있으며 한국에는 550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특히 인테그리스는 4,400여 개에 달하는 특허 및 지식재산권을 보유 중이며, 2021년 연구개발에 1억6,760만 달러(2,100억 원)를 투자하고 전 세계 10개국에 진출해 16개 제조시설을 짓는 등 시장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추세다. 주요 고객사는 국내 굴지의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램리서치 등이다. 한국에는 1996년 처음 진출했으며, 인테그리스코리아 연구소를 수원에 두고 3개의 공장을 화성, 평택, 강원 원주에서 가동 중이다.

인테그리스는 이번에 수원에 연구소를 증설함에 따라 기존 평택 오성 공장의 CMP슬러리(반도체 원판 평탄화 작업에 필요한 연마제) 연구개발 부서를 수원으로 이전하고 소재 연구 분야를 확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반도체 제조공정에 필수적인 반도체용 특수가스, 반도체용 필터, 반도체 원판 평탄화용 CMP슬러리 등 첨단 반도체 소재 기술을 국내 반도체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시장은 “이번 투자 유치로 인해 인테그리스는 한국에서 더 단단히 성장할 수 있는 전략적 교두보가 생긴 것”이라며 “수원 경제 살리기 출발점은 기업 유치고, 수원은 기업 하기 좋은 도시에 사활을 걸었다. 연구소가 하루라도 더 빨리 지어질 수 있도록 수원시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 “연구소가 만들어진 후에도 기업지원 조례, 수원기업 새빛펀드, 수원형 규제샌드박스(규제유예) 등 세제·금융 혜택, 규제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관련 물질 ‘위험’ 고도의 전문기술력 필요

한편 반도체는 생산라인에 있어서 위험 물질 노출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유해한 화학물질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등학교 3학년 취업전제형 현장실습생으로 대기업 자회사에 입사한 A씨(40대)는 20년 넘게 반도체 사업장에서 설비 유지보수 업무를 하고 있다. 그는 반도체 공정 생산라인에 문제가 발생하면 일일이 냄새를 맡아 파악하고 조치하는데, 지난 2020년 악성 크롬친화성세포종 4기 진단을 받았다. 설비 세척 일을 하면서 세척제인 불화수소산과 과산화수소,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에 노출된 탓이다. B씨(20대)는 경기도의 한 반도체 설비부품공장에서 3년 정도 근무하며 부품 세척 시 사용하는 라텍스 장갑이 얇아 찢어지는 일이 잦아 몸에 발진이 난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B씨는 퇴사를 결정하며 “당장은 문제가 안 돼도 몸에 유해 물질이 축적돼 암이나 질병으로 나타났을 때 산재 처리가 제대로 될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공장에서 세척제로 쓰던 BCS1000에는 1급 발암물질인 이염화프로필렌이 90~99% 포함되어 있었다.

이처럼 반도체 공장의 위험성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하다. 고위 관계자들은 유해 물질에 대해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현장 관계자들은 위험성을 배제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오히려 생산라인의 경우 경험이 축적돼 사고에 대비한 이중삼중 대책이 마련되어 있지만, 연구개발(R&D) 부서는 다양한 실험이 최초로 이뤄지기 때문에 위험에 더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2012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내놓은 반도체 산업 근로자 건강관리 지침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근로자들이 노출될 수 있는 화학물질은 151가지이며, 이 중 140가지는 한꺼번에 다량 노출되거나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눈과 피부에 자극을 주는 것은 물론 폐암을 유발하는 물질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례로 반도체에 이온을 주입하는 공정 중 ‘아르신’이라는 물질을 사용하면 부산물로 ‘비소’가 발생하는데 이는 폐암과 간암, 피부암을 유발하는 1급 위험 물질이다. 웨이퍼에 회로를 만드는 식각 공정에서 발생하는 ‘벤젠’은 백혈병을 유발하는 물질이며, 포토 공정에 사용되는 ‘글리콜에테르’라는 화합물에 꾸준히 노출되면 자연유산, 임신 지연 같은 생식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현재 반도체 공장 및 연구소에서는 엄격한 안전 지침이 시행되고 있고, 설립 시에도 여러 까다로운 조건들이 요구된다. 업계 관계자는 “장안에 있는 인테그리스 공장도 허가받는 데 어려웠을 것이고, 연구소도 위험 물질 다룬다고 규제가 많았을 것이다”라며 “이번에 경제 살리기라는 목적에서 행정절차 간소화를 진행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 시장은 인테그리스와의 협약 이후 각종 인허가 등 제반 행정절차를 신속히 처리하고, 행정적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직접 발로 뛰는 공무원들, 경제살리기에 몰입

한편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을 비롯한 수원시 대표단은 지난 11일(현지 시각)부터 미국 뉴욕을 시작으로 12일 댄버리, 13일 보스턴, 14일 뉴욕을 순회하며 미국의 바이오 클러스터(산업집적단지), 도시재생사업 현장, 스타트업 생태계 등을 방문해 투자 유치 설명회를 열고, 첨단산업시설을 벤치마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선 8기 중점 목표로 대기업 등 첨단기업 유치를 설정한 수원시는 이번 인테그리스까지 3번째 기업 유치를 성공시켰다. 또 낡은 고가철도를 공원으로 바꾼 도시재생의 성공사례인 하이라인파크(뉴욕)를 견학하고, 손바닥 정원 사업 등 수원시 도시재생사업에 적용할 방안을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대표단은 18일 일본으로 이동해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와 함께 도쿄에서 열리는 ‘제24차 세계대표자대회’ 개회식에 참석한다.

경기도 수원특례시 이재준 시장/사진=수원특례시

수원시와 경기도는 지난달 29일 대규모 투자에 앞서 시청 상황실에서 ‘투자 유치 전략 합동회의’를 열고 수원시의 투자 유치 전략 등을 논의했다. 이날 수원시는 기업 유치 전략으로 ▲국·공유 유휴부지 활용 ▲수원형 규제샌드박스(규제유예) 적용 ▲수원기업 새빛펀드 조성 ▲현장 중심 지원 ▲탑동지구 도시개발 ▲경제자유구역 지정 추진 등을 제시했다. 경기도는 수원시의 행보에 적극 돕겠다고 밝히며 협상 가이드라인으로 ▲권위 있는 친절 ▲자존감 세우며 협상 ▲기업이 아닌 시민의 관점에서 협상 ▲정책적 논리·근거를 바탕으로 역제안 ▲기업의 욕구 파악 등을 제시했다.

이 시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부터 기업 유치를 통한 ‘자족도시 실현’을 강조해왔다. 이에 “기업 유치에 따른 일자리 활성화는 지역경제 파급효과로 이어져 소상공인 등 자영업자의 매출 증가라는 상생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수원시가 유망한 기업에 매력적인 투자처로 느껴지도록 다양한 지원방안을 명문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최근 ‘기업유치위원회’도 출범시켰으며 기존 기업에 대한 지원에도 힘을 쏟아 기업이 불편을 느끼는 불필요한 규제를 걷어내기 위해 1,291개 기업에 규제개혁 신고센터 안내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렇듯 김 지사나 이 시장이 열정을 갖고 경기도와 수원시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발로 뛰는 추진전략과 방향성, 진행 상황은 아주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말로만 경제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과정으로, 또 성과로 보여주는 두 공무원들의 리더십이 공무원 사회에 좋은 영향을 몰고 와 국가 발전을 이루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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