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월곡동 70-1 일대 신속통합기획 확정, 미아사거리 재개발 ‘마지막 퍼즐’ 맞춰졌다

서울시 성북구 하월곡동 70-1 일대, 신속통합기획 대상지 확정 7층 규제 완화 혜택 받은 하월곡동, 재개발 탄력 얻었다 불어오는 재개발 바람, 떨어지던 집값도 빠르게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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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성북구 하월곡동 70-1 일대 재개발사업 후보지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됐다. 기획안에 따르면 이 일대는 풍부한 문화 공간을 기반으로 주변 환경과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열린 경관의 도심 속 녹지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대상지는 주로 노후한 저층주택과 소규모 근린생활시설이 혼재된 지역으로, 녹지공간과 생활편의시설이 부족한 지역들이다.

하월곡동 70-1 일대가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된 건 지난해의 일이다. 그러나 과거 월곡천을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협소한 비선형의 골목길이 그대로 유지되어 있어 가로 단위의 소규모 정비 사업을 지연시켰다. 이에 보다 근본적인 환경 개선을 바라는 주민들의 요구로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 하월곡동 재개발이 본궤도에 올랐다.

서울시는 이번 대상지가 초·중·고교, 대규모 공동주택단지와 오동공원, 향후 개통될 동북선 신설역의 사이에 위치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주변과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녹지 및 문화시설을 함께 누리는, 소통하는 단지를 조성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지역 주민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이룸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재개발을 이끌어내겠단 취지다.

신속통합기획 대상지/사진=서울시

하월곡동, ‘도심 속 녹색단지’로 거듭난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하월곡동 70-1 일대는 35층, 1,900세대 규모의 풍부한 문화공간과 열린 경관을 갖는 ‘도심 속 녹색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서울시는 ▲도심 속 쉼터가 되는 녹지·문화·여가 거점 조성 ▲오동공원으로 이어지는 열린 경관 및 조화로운 스카이라인 형성 ▲차별화된 공간 계획이 있는 생활 가로 조성 ▲주변 지역을 이어주는 유기적인 동선 체계 마련 등 4가지의 기획 원칙을 마련했다.

서울시는 우선 단지 전체가 도심 속 쉼터와 같은 공간이 되도록 충분한 녹지 공간을 확보하고 이로 연결되는 길을 조성해 단지 전체가 하나의 공원처럼 기능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공원을 중심으로는 지역에 부족한 문화·여가시설을 배치해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지역 공동체 거점을 구축한다. 공원은 생활 가로에 맞닿게 5천㎡ 규모로 나누어 조성할 예정이며, 공공도서관, 평생학습관, 여가 시설 등은 공원을 중심으로 ‘ㄷ’자 형태로 배치할 계획이다. 이렇게 새로 조성되는 문화·여가시설은 연면적 8천㎡ 규모에 달한다. 이외 ▲숭곡초·중교에서 대상지 배후의 오동공원으로 이어지는 통경축 배치 ▲저층 주민공동체시설 배치 ▲유기적인 동선 계획 수립을 통한 교통 편리성 증진 등도 함께 계획됐다.

이번에 선정된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는 서쪽에 초등학교 및 중학교가 위치한 ‘학세권’이다. 서울시는 이를 고려해 대상지를 통해 숭곡초·중교 및 오동근린공원으로 이동하는 보행자가 이용할 수 있는 동서방향의 공공보행통로를 건설할 방침이다. 또 종암로 및 월계로 방향의 주요 대중교통 거점으로 이어지는 현재의 보행흐름을 고려해 단지 내 동선 체계도 확충했다.

하월곡동 70-1 일대 재개발 후보지의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됨에 따라 시는 연대 정비계획 입안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신속통합기획의 절차가 간소화된 만큼 사업 기간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이번 신속통합기획 사업을 통해 대상지 일대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파급할 수 있도록 거듭 노력하겠단 입장이다.

하월곡동 70-1 일대 노후도/사진=부동산플래닛 갈무리

낙후된 하월곡동, 주민들 재개발 열망 높을 수밖에

그간 하월곡동 70-1 일대는 다소 낙후된 지역으로 꼽혀왔다. 위 사진은 부동산 플랫폼 ‘부동산플래닛’에서 발췌한 하월곡동 70- 일대의 노후도다. 가운데 부분과 바깥쪽으로 몇몇 신축 건물들이 보이긴 하나, 여타 건물들은 전체적으로 노후가 많이 진행된 상태다.

이런 이유로 하월곡동 인근 아파트들은 매매가 하락을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의 ‘래미안 월곡’ 아파트는 지난해 8월 거래가 10억7,500만원에서 이번 해 9억5,400만원으로 총 1억2,100만원이나 가치가 하락했다. 래미안 월곡 옆에 있는 ‘꿈의숲 푸르지오’의 경우 지난 2일 전용면적 84㎡가 7억3,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전달 거래가격 8억원 대비 7,000만원 떨어진 금액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의 재개발 열망이 높다. 지난 2월 여의도순복음성북교회에서 약 300명의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하월곡동 70-1번지 일대 주택재개발사업 신속통합기획안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해당 설명회를 통해 하월곡동 동신아파트 소규모재건축사업은 협력 업체 선정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하월곡동 동신아파트 조합은 현재 변호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낸 상황이다.

입지 좋은 하월곡동, 그동안 재개발 못 한 이유는?

하월곡동 70-1 일대는 사실 입지 자체가 나쁘지는 않다. 단지 일대엔 서쪽에 초등학교와 중학교, 서울도시과학고등학교가 붙어 있다. 그야말로 ‘학세권’이란 것이다. 교통 환경도 나쁘지 않다. 지하철 4호선 미아사거리역이 단지 북쪽 기준 약 600m, 6호선 월곶역이 단지 남쪽 기준 700m 떨어진 거리에 있다. 현재 공사 중인 동북선 경전철 ‘미아사거리역’도 단지에서 200m 거리에 들어선다.

이토록 입지가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하월곡동 일대가 개발 사업을 추진하지 못한 건, 이 지역이 7층 높이 규제가 적용되는 2종 주거지역에 속하기 때문이다. 높이 규제로 인해 사업성이 좋지 못해 아파트를 짓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선정됨에 따라 서울시가 추진하는 7층 규제 완화 혜택까지 받게 되면서 이 같은 문제는 모두 해소될 전망이다.

현재 재개발이 진행 중인 곳들이 하월곡동에 위치한 단지들을 둘러싸고 있는 형태인 만큼, 공인중개업소들이나 전문가들은 하월곡동 일대의 향후 가치를 높이 평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하월곡동과 미아동 일대에 추진되는 재개발은 주거환경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그간 집값을 발목 잡는 가장 큰 요소인 집창촌을 없애버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당초 성북구 미아사거리는 악명 높은 거대 집창촌(집단적으로 매춘이 이루어지는 거리)으로서 ‘미아리텍사스’라는 멸칭으로 불리기도 했던 곳이다.

재개발 바람이 순식간에 거세지자 떨어지던 땅값도 다시금 오르기 시작했다. 하월곡동 70-1 일대 땅값은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선정됨과 동시에 이전보다 최고 2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이와 관련해 하월곡동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하월곡동 70-1 일대 땅값은 후보지 발표 직후부터 급등했고, 이후로도 계속 올라 현재는 3.3㎡(1평)당 3,000만원 수준이 됐다”고 설명했다. 미아사거리 재개발의 마지막 퍼즐로서 맞춰진 하월곡동, 과거 거대 집창촌으로 악명을 떨치던 지역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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