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적극 지원하는 영국, 한국은?

평균적으로 가계소득의 30%를 보육료로 지출하는 영국 가정 영국의 총 보육료는 OECD 전체 평균의 약 두 배 영국 통계청 “자녀 돌보기 위해 취업 포기하는 여성 30년째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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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한국은 모두 보육비용 및 지원 정책과 관련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 나라는 서로 다른 나라처럼 보이지만, 육아 및 부모 혜택에 대한 두 나라의 고민은 놀랍게도 몇 가지 유사점을 공유한다. 이에 국회도서관이 13일 「영국의 보육료 현황과 정부의 보육지원」을 소개한 『현안, 외국에선?』 (2023-7호, 통권 제57호)를 발간했다.

영국은 자녀를 돌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보육료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명우 국회도서관장은 “우리나라도 보육료 부담이 가계소득 대비 19.3%로 상당히 큰 편”이라며, “영국의 보육료 현황과 정부의 보육지원 방안이 우리의 보육정책 마련에도 유용한 참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과 한국의 보육 문제

영국은 보육비용 측면에서 OECD 국가 중 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부모들은 가계 소득의 최대 80%를 어린 자녀의 보육료로 지출하고 있다. 2021년에는 평균적으로 가계 소득의 약 22%, 2022년에는 약 30%가 보육료로 지출됐다고 한다. 보육료 부담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들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국도 비슷하다. 한국 부모들은 가계 소득의 평균 19.3%를 육아에 투자하고 있다. 반면에 한국은 아이를 키우느니 직장을 다니겠다는 여성이 더욱 많은 실정이다.

양국은 이러한 부담을 완화하고 부모에게 더 나은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육의 질은 영국과 한국 모두의 관심사다. 영국에서는 5세 미만 아동을 위한 보육 시설의 대부분이 민간에서 운영되고 있어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공적 자금이 지원되는 시설의 비율이 낮다. 영국의 보육시설 수는 2018년 이후 현재까지 약 10% 감소하였고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총 보육시설로 등록된 사업자 수는 6만2,000개에서 6만 개로 약 3% 감소했다. 지자체의 보육시설을 위한 재정적인 지원도 점점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반면 한국 정부는 2027년까지 국공립 보육시설 수를 늘리고 국공립 보육 이용률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정부가 특정 조건을 충족하는 만 2세에서 만 4세 아동에게 주당 15시간의 무료 보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평가들은 이 정책이 부모의 보육비용을 충분히 줄이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은 2023년 1월 1일부터 0세 미만 자녀를 둔 가정에 월 70만 원, 1세 미만 자녀에 월 35만 원을 지급하는 ‘부모수당’을 도입했다. 이 정책은 사실상 부모의 직장 급여 일부를 대체하여 육아 비용을 더 저렴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는 보육시설의 질 향상을 위한 제4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2023~2027년)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어린이집 평가 제도를 부모와 교직원이 참여하는 협의 방식으로 전환하고, 보육 교사의 자격 및 교육 제도를 개선하며, 권리 보호 기반을 구축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영국 정부는 아직 보육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노동당이 당선될 경우 다음과 같은 보육 개혁 공약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의 무상 보육 확대 계획

영국 교육부는 학부모의 보육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무상 보육 확대 계획을 재무부에 제출했다. 영국 교육부(DfE)는 1세와 2세 아동에게 주당 최대 30시간의 무상 보육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저소득층 가정의 만 3세 아동과 일정 시간 이상 일하는 일부 맞벌이 부모에게 주당 최대 30시간의 무상 교육이 제공되고 있다. 영국 교육부는 현재 일부 저소득층 만 2세 아동에게 제공되는 무상 보육 시간을 줄이는 대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부모들이 일할 수 있도록 만 1세 아동에게 주당 10시간의 무상 보육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영국의 야당인 노동당은 2017년 총선 공약의 일환으로 영국의 현행 무상 보육 혜택을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2세 아동에게 주당 30시간의 무상 보육을 받을 수 있는 자격 요건을 완화하고 모든 3~4세 아동에게 주당 30시간의 무상 보육을 제공하라는 요구다. 최근 보육료와 공급 문제가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 노동당은 다시 한번 보육 정책 개혁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다음 선거에서 승리하면 부모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길 수 있는 보육 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노동당은 아직 구체적인 보육 시스템 개혁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현재 영국 정부의 무상 보육 제도는 비효율적이라 지적하며, 궁극적으로 부모의 보육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육 개혁의 경제적 영향

지난 2023년 1월 진보정책센터(CPP)의 연구에 따르면 영국에서 약 88만 명이 보육 공간 부족과 보육비용 부담으로 인해 근무 시간을 단축하고 47만 명이 직장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CPP는 영국 정부의 보육 시스템 개혁이 부모의 보육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면 자녀를 둔 영국 여성 약 150만 명이 더 많은 시간을 일할 수 있어 영국 경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의 근무 시간 증가는 영국 경제에 연간 최소 94억 파운드의 추가 수입을 창출하고, 연간 270억~380억 파운드의 추가 경제 생산량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서는 양육비 부담이 저출산의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지만, 영국의 육아비 부담은 극심한 저출산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자녀를 보육시설에 보내지 않고 직장을 그만두는 부모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영국의 높은 보육비용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올해 4월 중 보육료가 최소 10% 이상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보육료와 무상보육 등 영국 정부의 보육정책은 우리나라 보육정책 발전에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국의 미래

영국과 한국 모두 높은 보육비용과 보육의 질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영국은 특정 연령대를 대상으로 무료 보육 시간을 제공하는 반면, 한국은 부모 급여의 일부를 대체하는 부모 수당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보육의 질을 개선하고 국공립 보육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접근 방식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양국은 일하는 부모를 지원하고 전반적인 보육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앞으로 영국과 한국은 각자의 보육 지원책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에 따라 정책을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국은 서로의 경험과 성공을 통해 모든 가정에 혜택을 주는, 보다 지속 가능하고 공평한 보육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 아울러 발전을 거듭하는 글로벌 시대에서 많은 부모가 자녀 양육에 있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만큼, 국가 차원에서 최상의 보육 기회를 제공하는 실질적인 정책 마련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영국과 한국은 서로 협력하고 배움으로써 다음 세대를 위한 더 밝은 미래를 만드는 데 함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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