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DR센터 없이 데이터 백업만, 마비 시 대책은 속수무책

카카오 화재 사태로 겪은 새로운 형태의 대혼란 코레일, 열차 예약발매 시스템에만 백업센터 운영 현 ‘집단소송제도’ 증권 관련 분야에만 적용돼

pabii research
사진=본사DB

지난 15일 발생한 카카오 서비스 마비 사태로 온 국민이 새로운 형태의 대혼란을 함께 겪었다. 온 국민의 생활 곳곳에 깊숙이 자리한 디지털 서비스는 불과 몇 년 새 사소한 일상조차 디지털의 도움 없이는 실행하기 힘들게 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주식회사 에스알(SR)의 철도 예약발매 관련 시스템의 DR센터가 없어 데이터센터 운영이 화재 등으로 중단될 경우 복구에 최대 3일까지 소요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코레일, 백업센터 일부만 있어 운영 중단 시 SR 예약발매도 중단돼

코레일과 SR이 유경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코레일과 SR은 각각 33개, 24개의 정보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코레일은 서울 데이터센터와 대전 백업센터를 운영, SR은 경기도 성남 데이터센터와 평택 백업센터를 운영 중이다. 그러나 코레일은 열차 예약발매시스템에 대해서만 백업센터를 운영 중이며 다른 32개 정보시스템의 경우 백업센터를 운영하지 않아 서울 데이터센터에 사고가 발생할 경우 데이터 손실과 시스템 운영이 중단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레일은 열차 운영을 위한 예약발매시스템에 대해서는 백업 하고 있지만 백업센터에는 운영센터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DR센터가 없어 백업센터에 저장된 자료를 통해 예약발매 서비스를 복구하는 데 최대 3일이 걸린다. SR의 경우 24개 정보시스템 중 예약발매를 제외한 정보시스템의 경우 클라우드 IDC센터를 통해 백업 하고 있지만 정작 예약발매의 경우 코레일의 시스템을 임차해 운영하고 있어 코레일 데이터센터 운영이 중단될 경우 SR의 예약발매도 함께 중단될 수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서울 강남구병)은 “카카오 데이터센터 사고를 교훈 삼아 코레일과 SR 모두 유사시 지속 가능한 철도 서비스를 위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카카오 서비스 마비 사태를 반면교사 삼을 것을 주장했다.

서울 구로에 있는 철도교통관제센터/사진=코레일

다수 피해자의 집단적 피해 구제 방안 시급

19일 더불어민주당 이용빈 의원(광주 광산갑,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은 개인정보 집단소송제 도입을 골자로 한 가칭 ‘카카오 먹통 사태 개인정보 피해 구제법(개인정보관련 집단소송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최근 사태에 대해 “독점 지위 기업의 책임 부실이 불러온 일상 파괴 행위로 규정해야 한다”라며 “개인정보 유출 등 정보통신망 이용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수 피해자의 집단적 피해 구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카카오 화재 사태가 발생한 이전부터 플랫폼 기업들을 상대로 개인정보, 신상정보, 금융정보, 데이터 보호, 서비스 안전 등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잠재적 위협과 경제 사회적 피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소액·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집단적 분쟁의 효율적 해결을 위해 집단소송제도가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증권 관련 집단소송만 도입되어 있을 뿐 이외 분야에 대해서는 집단소송에 관한 제도가 아직 부재한 실정이다.

정보통신망 이용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인한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하게 되더라도 소송에 대한 부담으로 피해자가 민사소송 자체를 기피하게 되어 소비자 주권이 취약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동일한 소송목적의 다수 개별 소송이 남발되어 문제해결의 비효율이 초래되는 등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집단적 피해의 효율적인 구제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용빈 의원은 “이번 발의한 제정법이 플랫폼시대 소비자주권을 강화하는 한편, 카카오 서비스 마비 사태를 포함해 각종 플랫폼서비스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새로운 안전망으로 작동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에 따르면 지난 15일 발생한 카카오 서비스 마비에 따른 피해 사례가 21일 오후 2시까지 총 1천254건이 접수됐다고 한다. 카카오T·카카오맵이 50.54%로 가장 많고 이어 카톡 예약·주문·상담(45.58%), 카카오페이&기프티콘 결제(42.06%), 주문·배송 알림(31.95%), 카카오 로그인(18.86%), 멜론 서비스(12.45%) 등 순이었다. 업종별로는 택시·용달 등 운수업(33.57%)과 외식업(24.19%) 비중이 높고 유료 서비스가 57.40%, 무료 서비스가 39.98%였다. 소공연은 피해 접수 기간을 오는 31일까지 기존 계획보다 1주일 더 연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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