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도서관, 프랑스 법제에서 한국판 우주폐기물 감축 법안 배워야

각국 우주폐기물 충돌사고 방지 위해 감축 가이드라인 제정 활발 우리나라, 민간 주도의 우주개발 지원하고 있으나 우주폐기물 감축 논의 부족 9천600톤의 우주폐기물, 다양한 처리 방법 개발 요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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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국회도서관(관장 이명우)은 ‘프랑스의 우주폐기물 감축 입법례’를 소개한 ‘최신외국입법정보’를 발간했다. 유럽우주국(ESA)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지구 저궤도에서 우주폐기물과 충돌하는 사고의 건수는 연평균 12건이다. 우주폐기물이 일종의 막을 형성하여, 정상적으로 운용 중인 인공위성과 충돌하거나 우주물체의 발사를 방해하는 등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최근 국제사회는 우주폐기물 충돌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각 국가 간의 책임소재, 처리비용 및 수단 등 우주폐기물 감축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있다. 하지만 우주산업개발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법적 구속력을 지닌 합의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우주 선진국들은 자국의 국내법 제정 및 우주 정책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는 우주폐기물 감축을 위해 2008년과 2009년 우주활동을 규율하는 법령을 제정했다. 이 법령에 따라 우주활동을 하려는 자는 우주폐기물 감축 계획을 포함한 위험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더불어 행정당국은 우주활동을 하려는 자가 관련 조치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상당 금액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우주개발 추진체계를 정부 중심에서 민간 주관 방식으로 전환했다. 나아가 우주 분야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점차 민간 주도의 우주개발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우주폐기물 감축에 관해서는 아직 권고 수준 단계에 머물러 있다.

사진=SpaceX

현재 우주폐기물의 양은 얼마나 많을까?

‘우주폐기물(Space debris)’은 위성들의 잔해와 파편, 혹은 수명이 끝난 인공위성 등 우주 물체 쓰레기를 일컫는 말이다. 현재 우주를 떠돌고 있는 우주폐기물의 양은 심각한 수준이다. 유엔 우주국 사무국이 관리하는 ‘우주로 발사된 물체 지수(Index Od Objects Launched into Outer Space)’에 따르면, 1957년 인류의 첫 인공위성이 발사된 이후 약 1만 2천 개의 인공위성이 발사되었다고 한다. 이중 약 4천 개의 위성은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이에 지구 주위 우주에는 이미 9천600톤의 우주폐기물이 떠다니게 됐다. 그중 인공위성을 파괴할 수 있는 큰 폐기물은 2만 6천 개가 넘고, 우주복에 구멍을 낼 수 있는 모래 알갱이 굵기는 1억 개가 넘는다. 우주폐기물이 우주선과 충돌하거나 지구로 떨어진다면 큰 사고를 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위험뿐만이 아니라, 우주폐기물은 인류의 우주 진출에 큰 걸림돌이 된다. 인공위성 궤도가 우주 쓰레기로 뒤덮여 위성이나 로켓을 발사할 공간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우주 쓰레기와 인공위성이 부딪쳐 인공위성이 파괴된다면 당장 일상생활에 지장을 미친다. 현재 인공위성 기술은 지구의 미래 기후 예측부터 지구의 환경 보호까지 다양한 영역을 담당하고 있다.

우주폐기물을 처리할 방법은?

각 국가의 정부와 연구자들은 우주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놨다. 2018년 영국이 발표한 ‘우주 청소 위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영국 서리 대학교 연구진이 개발한 위성으로 발표 당시 해당 위성을 활용한 우주 그물 실험이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 이목을 끌었다. 우주 그물은 우주폐기물에 그물을 발사해 그물에 걸린 쓰레기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그물보다 큰 폐기물은 우주 작살을 사용해 청소할 수 있다.

스위스의 로잔 연방 공과 대학교 연구진은 ‘클린 스페이스 원(Clean Space One)’ 임무를 제안했다. 청소 위성을 발사해 우주 쓰레기를 수거한 다음, 다시 지구 대기권에 돌입시키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는 일회성 임무로 비용이 높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미국의 퍼듀대학원 연구진이 개발한 우주선 ‘드래그 세일(Drag sail)’도 미래 우주폐기물 처리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드래그 세일은 얇은 사각형의 막을 돛처럼 펼칠 수 있는 우주선으로 태양광이나 태양풍이 돛에 닿으면 이를 에너지로 활용해 운용된다. 드래그 세일을 활용하면 미래의 우주선이나 위성이 우주폐기물로 전락하기 이전, 돛을 펼쳐 회전 속도를 줄인 뒤 지구 대기권으로의 추락을 유도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우주 쓰레기에 드래그 세일을 부착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우리나라 역시 ‘2021년 우주 위험 대비 시행계획’을 통해 우주 물체의 추락 및 충돌 등을 대비한 대응체계를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명우 국회도서관장은 “차후 우리나라가 우주개발 관련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 및 확대하기 위해서는 우주폐기물 감축에 관한 법령이 필요하다”며 “이와 관련해 프랑스의 입법례는 우리나라 관련 입법 시 유용한 참고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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