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尹 정부 대 민주노총 전면전의 승자는 누구?

원희룡, 민노총 겨냥 ‘민폐노총’이라며 강경 대응 의지 다져 노조 활동은 언제나 여론전이 승패의 핵심, 청년층 여론은 다소 달라 노동조합의 효과성 잘 인식하는 2030의 심리를 잘 공략하는 논리가 주요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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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원희룡 국토부 장관 페이스북>

강경 대응 기조 이어 나가는 정부, 그럴 만 한 이유 있다?

파업에 돌입한 화물연대와 국토교통부 간의 두 번째 교섭에서 정부 측이 보여준 태도는 지금까지와 매우 달랐다. 면담은 40분 만에 끝났고, 정부가 오히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버렸다. 매우 이례적인 일로, 업무 복귀 없이는 교섭도 없다는 윤석열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최근 내놓은 메시지를 보면 정부의 의도는 더욱 명료해진다. 원 장관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포스코 노조의 민노총 탈퇴 직후 주가 급등은, 민노총에 대한 개미 투자자들의 평가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라며 “생산현장을 지키는 다수 노동자의 진정한 뜻은 민폐노총이 되어버린 민노총의 전위대 역할을 거부하는 것이고, 포스코 노조의 민노총 손절! 축하하고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화물연대 파업뿐만 아니라 민주노총과의 전면전을 벌이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실제로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더 세면 세졌지, 줄일 것은 없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정부가 예전과 달리 파업하는 노조 혹은 민주노총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정부가 한 발 물러서는 경우 정권 퇴진 운동으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와 ▲노조 파업에 강경 대응하는 것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측면 두 가지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MZ세대 마음 움직이는 여론전에 집중하는 정부

실제로 이번 화물연대 파업이나 예고 중인 여타 노조의 파업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은 좋지 않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8∼30일 만 18세 이상 1천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노조 파업에 관해서 “경제에 악영향을 주므로 자제해야 한다”는 응답이 58%로 “정당한 단체행위로 문제 될 것 없다”는 응답률(34%)보다 높았다. 여론전 차원에서 정부가 자신감을 갖고 강경 대응을 밀어붙이는 본질적인 이유다.

중요한 부분은 20대 대선 당시에는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지만, 현재는 여러 가지 이유로 윤석열 정부 지지에서 이탈한 2030세대 청년들의 인식이다. 위에서 언급된 전국지표조사(NBS) 기준으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 긍정평가는 18세 이상 20대에서 19%, 30대에서 19%를 기록하고 있다. 대다수가 윤 대통령 지지에서 이탈한 것인데, 이들을 다시금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정부의 대노조 강경 대응이 더욱더 큰 힘을 갖고 추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2030세대의 경우 노조 파업에 대한 인식이 50대 이상 중장년층보다 조금 더 긍정적이라는 점이다. NBS 조사 기준 “(화물연대 등 노조의 파업이) 정당한 단체행위로 문제 될 것 없다”는 견해가 2030세대 통틀어 41%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체 평균보다 꽤 높은 수치다. 다른 조사에서도 이와 같은 경향성은 나타난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10월 14일~17일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노동조합과 파업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귀하께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노동조합들의 전반적인 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전체로는 45%가 ‘부정적’이라 응답했지만, 2030세대의 경우 좀 달랐다. 18세 이상 20대는 28%만이 부정적이라 응답했고 30대의 경우도 37%만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긍정적이라는 대답이 18세 이상 20대의 경우 13%에 그쳐 노조 활동에 부정적인 것 자체는 2030이나 중장년층이나 차이가 없다. 그러나 그 정도의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 명백히 2030세대가 노동조합에 대해 긍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

<출처 : 유토이미지>

2030에게 노동조합이란? 들어가고 싶은데 독이 든 성배?

왜 2030세대는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이 기성세대에 비해 비교적 긍정적일까. 학술논문 ‘MZ세대의 노동조합에 대한 태도 변화‘에 따르면 2006년 과거 세대에 비해 2019년 시점에서 청년세대들이 노동조합에 대한 가입 의사가 전반적으로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노동조합이라는 조직이 효과적이라고 믿는 청년세대가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청년들이 인지하는 노동조합의 효과성 그리고 필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청년들이 인지하는 노동조합의 효과성과 필요성이 증대하는 것은 개인의 노력을 통한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 가능성을 낮게 인식하기 때문이라는 논지도 나왔다.

즉 노동 소득을 통한 주택마련이나 계층이동을 기대하지 않고, 회사라는 조직을 평가할 때 그 조직 구성원이 되기보다는 일과 삶의 균형을 생존 도구로 삼는 집단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는 청년세대로 하여금 소득의 안정적 확보를 추구하게 한다. 노동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합리한 일로부터 보호받고, 그들의 권리 주장을 원하게 된다. 그리고 그 역할을 기대하고 투사하는 대상이 바로 노동조합인 것이다.

정리하면, 2030세대는 기성세대와 마찬가지로 추상적인 인식 상으로는 노동조합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갖고 있지만, 현실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면 노조 활동을 통한 혜택과 효과성이 크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리서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18세 이상 20대 연령층의 경우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이유로 ’직장에 노동조합이 따로 없어서(34%)‘, ’직장이 없거나 경제활동 경험이 없어서(46%)‘, ’노동조합을 만들기 어려운 직군에 있어서(4%)‘를 꼽았다. 이익이 되지 않아서 가입하지 않았다는 비중은 6%에 그쳤다. 강성 노조들의 여러 불법적인 행위들이 비판 대상인 건 맞지만, 본인이 노조 활동의 수혜자가 되는 것에는 대다수가 오히려 기대감마저 품고 있다는 뜻이다.

결국, 노동조합이라는 존재에 대해 굉장히 양가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 2030세대의 심리를 잘 공략하는 쪽이 이번에 펼쳐질 전면전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노동조합은 과거 4050세대 중심의 투쟁 일변도 노선을 벗어나 청년세대와 관련된 노동 정책고 아젠다들을 발굴할 필요가 있으며, 정부 역시 민주노총을 비판하면서도 내심으로는 노조 가입을 동경하고 있는 청년세대의 감성을 이해하고, 이에 맞춘 전략을 수립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양쪽 둘 다 승리의 키는 철저한 심리전에 기반한 여론 설득에 있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15.7%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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