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호한 수익 낸 PE 세컨더리 펀드, 수익성 및 안정성 위주 투자가 주효

pabii research
PE 세컨더리 펀드, 성과 평가에서 중간 순위로 양호한 성적 기록
실물자산과 VC는 각각 원자재 슈퍼사이클, 높은 가치 변동성의 영향
금리상승 등으로 인한 LP 유동성 수요 확대, 세컨더리 시장 상황은 우호적

최근 세컨더리 펀드 성과 평가에서 PE(사모펀드) 세컨더리 펀드의 순위가 최상위 성적을 기록한 실물자산 세컨더리 펀드와 최하위 성적을 보여준 VC(벤처캐피탈) 세컨더리 펀드 중간에 위치하며, 양호한 펀드 예비수익률을 보여줬다.

세컨더리 펀드는 PE나 VC가 기존에 투자했던 포트폴리오 내 기업 주식을 다시 인수하는 펀드로, 다른 펀드의 포트폴리오뿐만 아니라 펀드에 출자한 LP(유한책임투자자)의 지분을 사들이기도 한다. 특히 최근 해외에선 LP의 지분을 사 오는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세컨더리 펀드 1년 IRR(2023년 1분기 기준)/출처=Pitchbook

PE세컨더리, IRR 7.93%로 중간 순위 기록

글로벌 투자 전문 연구기관 피치북에 따르면 PE 세컨더리 펀드의 1년 IRR(내부수익률)은 7.93%로 나타났다. 적극적인 자금 조달과 안정성 및 수익성이 높은 자산에 투자한 것이 주효했다. 한편 VC 세컨더리 펀드는 15.24%의 손실로 최하위 성적을 보여줬고, 실물 자산 세컨더리 펀드는 16.36%의 수익으로 최상위 성적을 기록했다. 피치북의 펀드 전략 분석가 줄리엣 클레멘스(Juliet Clemens)는 “PE 세컨더리 펀드의 경우 PE 자산의 전반적 평가 하락은 있었지만, VC 세컨더리 펀드의 평가 하락만큼 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VC 세컨더리 펀드보다 더 나은 성과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PE 포트폴리오 기업들은 VC 포트폴리오 기업들과 달리 대부분 성숙기의 기업들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 창출 능력을 갖고 있다. 이는 하락기에 VC 포트폴리오보다 낮은 변동성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클레멘스는 “PE 자산은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순자산 가치가 상승했지만, VC보다는 높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하락 국면에서 PE 자산은 VC 자산처럼 급격한 하락은 일어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실물 자산 세컨더리 펀드는 ‘원자재 슈퍼사이클’로 인해 전반적으로 자산 가치가 향상됐다. 원자재 슈퍼사이클이란 석유 및 가스, 주요 광물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이다. 2015년 이후 자본 부족 상태에서 벗어나면서 주요 원자재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했고 이 때문에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다.

2023년 1분기 글로벌 펀드 성과 추이, 주: 세컨더리 펀드의 1년 IRR(네이비), 사모펀드의 1년 IRR(민트)/출처=Pitchbook

세컨더리 펀드, 7분기 연속 우수한 성과

2023년 1분기 기준 세컨더리 펀드는 전반적으로 다른 사모 자본에 비해 7분기 연속 우수한 성과를 나타냈다. 피치북의 최신 글로벌 펀드 성과 보고서에 따르면 세컨더리 펀드의 1년 IRR이 다른 사모 자본의 1년 IRR 대비 3.1%포인트 상회하는 성과를 보였다. 사모 자산의 가치가 급락하면서 LP들의 유동성 수요가 발생했고, 이에 불리한 엑시트(투자금회수)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즉 LP들은 현금을 원하고 GP(위탁운용사)들은 자산을 보유하고 싶어 하는 상황이 촉발된 것으로, 이는 세컨더리 펀드에 유리한 환경이다.

LP들의 유동성 수요가 증가한 것은 금리 상승으로 시장 유동성이 메마르며 기관투자자들이 기존에 투자한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펀드에서 돈을 빼야 하는 상황들이 발생한 영향이다. 이와 관련해 한 IB 업계 관계자는 “연기금을 비롯한 LP들이 대체투자에 지나치게 투자가 집중돼 있기 때문에 이들이 투자한 펀드의 지분을 파는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점들이 세컨더리 시장에 기회로 작용하면서 세컨더리 펀드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해 거대 자본들은 대규모 세컨더리 펀드를 조성했다. 지난 1월에는 블랙스톤이 전략적 파트너 4호(Strategic Partners IX)와 전략적 파트너 GP 솔루션즈(Strategic Partners GP Solutions) 펀드에 총 249억 달러(약 32조원)를 조성했으며, 9월에는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이 142억 달러(약 18조원)의 펀드를 결성했다.

클레멘스는 세컨더리 펀드가 앞으로 몇 년 동안은 LP들의 유동성 수요와 GP들의 자산 보유에 대한 수요 사이에서 계속 기회가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도 올 상반기까진 구매자와 판매자 간의 가격에 대한 간극이 커졌지만, LP와 같은 유동성을 필요로 하는 판매자들이 등장하면서 가격 격차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세컨더리 펀드에는 ‘헐값’에 인수할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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