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사모펀드 시장의 주목할 만한 흐름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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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조사업체 피치북, '2024년 사모펀드 시장 주요 전망' 발표
운용사들, 고금리로 투자 시장 위축되면서 새로운 투자기법 모색
투자금 확보와 회수, 투자자산 매각, 엑시트 등 어려움 이어질 듯

지난 8일(현지시간)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이 2024년 사모펀드 시장에 대한 전망을 내놨다. 올해도 고금리로 인한 사모펀드 거래 둔화가 이어질지, 자금 조달 상황은 개선될 수 있을지 등에 두고 다양한 예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올해 사모펀드 시장에 대한 피치북의 전망을 소개한다.

유동성 수요 늘어나 ‘컨티뉴에이션 펀드’ 활성화 전망

지난 2년간 엑시트(투자금회수)에 어려움을 겪었던 운용사들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기존에 사용했던 전통적인 방법보다는 새로운 투자기법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 중 자금 조달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전략 중 하나가 바로 컨티뉴에이션 펀드(continuation fund)다. 컨티뉴에이션 펀드는 우량 자산을 장기 보유하기 위해 만기가 도래한 사모펀드를 운용사 변경 없이 신규 펀드로 조성해 기존 펀드가 보유한 자산을 새 펀드로 옮겨 담는 일종의 세컨더리 거래를 말한다.

지난해 고금리 장기화로 엑시트가 어려워지면서 컨티뉴에이션 펀드의 거래 규모도 증가했다.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PE 시장에서 컨티뉴에이션 펀드를 통해 71건의 엑시트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유동성에 대한 운용사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존 펀드를 재자본화해 미실현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컨티뉴에이션 펀드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피치북의 애널리스트들은 ‘2024년 미국 PE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운용사들이 투자자에게 자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는 만큼 올해 컨티뉴에이션 펀드 거래가 100건을 넘어설 것”이라며 “세컨더리 거래를 목적으로 조성된 막대한 펀드 자본이 드라이파우더(미소진자금)의 투자처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컨티뉴에이션 펀드의 인기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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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티뉴에이션 펀드 거래 현황(2023.12.5. 기준), 주: 거래액(네이비), 거래건수(민트)/출처=PitchBook

투자시장 수익률 하락, 투자자산 보유기간 늘어날 듯

지난해 인플레이션의 연착륙, 투자시장의 둔화, 긴축재정 장기화, 금리 변동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투자자들이 안정성과 엑시트를 우선하게 되면서 투자 자산을 보유하는 기간도 늘어났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대규모 투자 거래가 이례적으로 낮은 투자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사모펀드가 투자자산을 이전보다 오래 보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이미 지난해에도 수익성이 좋은 자산을 더딘 속도로 매각했다.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엑시트 소요 기간은 중앙값 기준 6.4년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가 6년을 넘어선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사모펀드 투자 기간의 중앙값은 4.2년으로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사모펀드의 투자기간의 중앙값이 4.4년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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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투자자산 보유기간 중앙값(2023.9.30.기준), 주: 투자금 회수까지 소요되는 기간(네이비), 투자 기간(민트)/출처=PitchBook

엑시트 환경 악화로 바이아웃 펀드 자금 조달 어려워

아울러 피치북의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엑시트 환경이 열악해지면서 투자자에게 분배되는 시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투자금을 회수하고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나 바이아웃 펀드의 자금 조달에도 난항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바이아웃 펀드’는 부실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해 인수합병(M&A), 구조조정 등의 방법으로 기업의 가치를 올린 뒤 지분을 판매해 수익을 내는 펀드로, 사모펀드 시장의 엑시트 환경은 바이아웃 펀드의 자금 조달에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 투자자산을 매각하거나 유동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낮아질수록 자금 조달부터 거래에 이르는 투자 활동 전망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팀 클라크(Tim Clarke) 피치북 수석 애널리스트는 “바이아웃 펀드를 비롯한 사모펀드에서 거래와 관련한 모든 활동은 결국 엑시트 기간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실제 피치북이 발표한 ‘2023년 연간 글로벌 사모펀드 퍼스트룩’에 따르면 사모펀드의 엑시트 총 거애랙은 전년 대비 26.6% 감소한 5,742억 달러(약 764조원)로 201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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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023년 사모펀드 엑시트 현황(2023.12.31.기준), 주: 엑시트 거래액(네이비), 엑시트 간수(민트)/출처=PitchBook

또한 피치북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투자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사모펀드가 투자자들에게 배분하는 수익이 감소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분배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바이아웃 펀드의 투자금 조성 기간이 길어지는 등 펀드레이징 속도가 지난 201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치북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전 세계적으로 593개 펀드를 조성에 5,561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지난 2012년 이후 최저치다. 이에 대해 클라크 수석 애널리스트는 “기업공개(IPO) 재개, M&A 회복세, 세컨더리 거래 증가 등 투자시장이 활성화되면 바이아웃 펀드로 자금이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영어 원문 기사는 What PitchBook analysts predict for PE for 2024 | PitchBook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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