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th BIFFxOTT] 티빙 ‘욘더’② 신하균X한지민 “죽음마저 극복하고픈 지독한 멜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OTT 초청작 기획 신하균X한지민 주연 티빙 ‘욘더’ 삶과 죽음, 가치관에 질문을 던지는 이준익 감독 첫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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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5일부터 14일까지 부산 일대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BIFF)가 펼쳐졌다. 3년 만에 정상 개최된 이번 영화제에서는 OTT(동영상온라인서비스) 콘텐츠가 단연 주목받았다. 지난해 신설된 온 스크린 섹션에 OTT 작품 9편이 초청됐고, OTT 플랫폼 오리지널 영화 또한 새로운 섹션을 통해 월드 프리미어 공개를 진행했다. 과거 영화제에서 외면받던 OTT 콘텐츠의 달라진 위상. BIFF에 활기를 불어넣은 한국 OTT 작품 여덟 편의 이야기를 전한다.

 

ⓒ KT Photographer

티빙 오리지널 <욘더 YONDER>는 이준익 감독의 첫 OTT 시리즈로 <좋은 사람>(2003) 이후 약 20년 만에 재회한 배우 신하균, 한지민의 만남으로 공개 전부터 화제가 됐다. 20일 정식 공개 전 지난 6일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을 통해 극장에서 관객과 먼저 만난 <욘더>는 OTT 작품들 가운데 단연 기대작으로 손꼽히며 주목받았다. 배우 신하균, 한지민, 이정은, 정진영 및 이준익 감독은 관객과의 대화(GV) 및 오픈토크를 진행하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욘더>는 세상을 떠난 아내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남자 재현(신하균 분)이 그녀(한지민 분)를 만날 수 있는 미지의 공간 ‘욘더’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죽은 자의 기억으로 만들어진 세계 욘더를 마주한 다양한 군상을 통해 삶과 죽음, 영원한 행복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신하균은 사랑하는 아내를 떠나보낸 뒤 공허한 삶을 살아가다가 아내의 메시지를 받고 혼란을 겪는 남편 재현 역을 맡았다. 한지민은 함께한 기억 속 남편에게 기억을 공유하고자 죽은 뒤 남편에게 끊임없이 연락을 보내는 아내 차이후를 연기한다. 이정은은 미지의 공간 ‘욘더’로 사람들을 초대하는 바이앤바이 운영자 세이렌, 정진영은 죽음을 과학으로 접근하려는 뇌과학자 닥터K로 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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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OTT 드라마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초대받은 이준익 감독은 “생각하지도 못했다”면서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2011년 출간된 소설 ‘굿바이 욘더’를 보고 한차례 시나리오 작업을 했지만, 원작의 가치가 훼손될까 봐 때를 기다렸던 이 감독은 근미래 2032년을 배경으로 <욘더>를 펼쳐냈다. 소설(2040년)보다 8년을 앞당겨 설정한 <욘더>의 세계관.

이준익 감독은 “안락사법에 대한 시대적 필요들이 2030년 정도면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면서도 “가까운 미래를 표현하기 가장 어렵다”고 토로했다. 10년 후 일상에서 쓰이는 디바이스나 인터페이스가 너무 생경하면 몰입을 방해하고, 너무 차이가 없으면 미래라는 설정이 무색해진다는 설명. 미술, 소품 등을 섬세하게 설정한 이 감독은 이질감보다 신선함을 느낀 듯한 온 스크린 관객들의 반응을 통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이 감독은 관객들의 온전한 감상을 위해 SF 장르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나친 세계관 설정이나 철학, 과학 등의 요소를 지양했다. “영화 내용에 대해 아는 척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대로 이해할 수 있으면서 그 안에서 공감하는 게 목적이다. 우리 삶에 대한 가치관의 문제를, 삶과 죽음을 통해 한번 질문해보자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 KT Photographer

“현대 사회는 보이지 않는 것을 믿어야 하는 사회”라고 표현한 이준익 감독은 ‘욘더’라는 사회 속에 존재하는 VR 공간, 메타버스로 은유된 장소 등에 대해 “현실에서는 보이지 않고 생각해야만 하는 것들을 영화적 방식으로 과정화 시켜주는 계단이다. 보이는 것과 생각하는 것이 차이, 그리고 나의 선택. 그 과정이 욘더로 가는 길”이라고 이야기했다.

가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기에 상상력을 더해 연기를 해야 했던 신하균은 “‘욘더’는 아직 가보지 못한 세계잖냐. 이준익 감독이 어떻게 연출하고 풀어낼지 궁금했다. 더불어 책이 가지고 있는 난해함이나 어려운 부분을 공감할 수 있게 만들어 보는 것이 의미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참여 계기를 밝혔다.

20년 만에 다시 만난 한지민에 대해 그는 “여전히 예쁘고 아름답다. 대화를 많이 했는데, 말도 많고 목소리도 크더라 재미있게 작업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에 한지민은 20년 전 신하균과 처음 작업한 드라마를 회상하며 “신인인 자신과 연기하는 게 힘들었을 신하균 씨에게 꼭 사과하고 싶었고, 사과했다. 이번에 아주 새로운 사람으로 만나서 즐겁게 촬영했다”고 전했다.

한지민은 초반에 죽음을 맞이한 이후를 연기해야 했던 고충을 털어놨다. 살아있는 인물처럼 보여야 하는지, AI처럼 드러나야 하는지 고민했던 것. 그는 “동기부여나 감정의 시작점을 찾기보다 재현의 감정선을 따라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에 갈등 섞인 감정에 포커스를 맞췄다. 내 감정보다 반응하고 느끼는 관객들에 맞춰 연기하는 것이 어렵기도 했지만 즐거웠다”고 말했다.

사진=티빙

영화<기생충>(감독 봉준호)으로 세계의 환호를 받았던 이정은은 부산국제영화제 참여가 처음이라는 말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욘더>에서 의문의 존재 세이렌을 연기한 이정은은 자신의 팜므파탈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거라 어필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정진영은 “죽음은 인간에게 굉장히 큰 문제다. 그래서 종교도 만들어지고 죽음을 해석하고 싶은 욕구도 있었던 것 같다. 이 이야기 속에서는 죽음을 해석하는 걸 넘어 극복할 수 있다고 선전한다. 모든 생명체는 언젠간 죽지만, 그걸 이겨내고 싶은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렇기에 이 이야기가 출발할 수 있고, 같이 고민할 수 있는 여러 가지가 다가올 것 같다”며 작품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짚어줬다.

<욘더>라는 작품에 대해 정진영은 “아주 어려운 철학적 명제를 날리는 작품은 아니다. 죽음마저 극복하고 싶은 지독한 멜로가 아닐까 생각한다”는 말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마지막으로 신하균은 “<욘더>가 시간이 흐른 뒤 다시 한번 찾아보고 싶은 기억이 되길 바란다”며 공개를 기다려지게 했다.

한편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는 총 6부작으로 14일 첫 공개 후 매주 2회씩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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