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TC 제소에 바이낸스 ‘뱅크런’ 악몽 도래, 일주일 새 2.7조 이탈해

바이낸스, CFTC 소송에 ‘뱅크런’까지 겹악재 SVB·FTX 뱅크런 악몽 재현? 투자자들 ‘몸서리’ 업계에 경종 울린 바이낸스 사태, 향후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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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이낸스 홈페이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미국 규제 당국으로부터 소송당했다. 여기에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 악재까지 겹치며 바이낸스는 사실상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완전히 잃을 것으로 보인다. 불과 몇 달 전 세계 3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였던 FTX가 뱅크런으로 무너지는 걸 지켜봐야만 했던 투자자들은 다시금 불안감에 몸을 떨고 있다.

SVB·FTX 이어 바이낸스까지, 신호탄은 이미 쏘아 올려졌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바이낸스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21억 달러(한화 약 2조7,000억원)가 인출됐다. 가상화폐 정보 제공업체 난센은 바이낸스의 공개 지갑에 632억 달러(한화 약 82조3,000억원)의 자금이 예치되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난센의 애널리스트 앤드루 서먼은 “바이낸스에서의 예치금 인출 속도가 빨라졌다”며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제소 소식이 전해진 이후 그 속도가 정점에 달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 27일(현지시간) CFTC는 바이낸스와 바이낸스의 회사 최고경영자(CEO) 자오창펑이 파생상품에 관한 규정을 위반했다며 일리노이주 시카고 연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던 바 있다. 당국의 허락 없이 각종 암호화폐 파생상품을 미국 고객들에게 판매한 건 미 연방법을 어긴 것이라는 게 CFTC의 주장이다. CFTC에 따르면 2020년 8월 바이낸스는 파생상품 거래 수수료로 6,300만 달러(한화 약 819억원)를 벌어들였는데, 이 중 16%가 미국 고객으로부터 나온 수익이었다. 이번 조치로 미국은 바이낸스를 단속하겠단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CFTC의 제소는 바이낸스에 치명타로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에 SVB와 FTX를 무너뜨렸던 ‘뱅크런 악몽’이 다시금 도래할까 몸서리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앞서 지난 3월 미국의 중소은행 실리콘밸리은행(SVB)은 한화 약 185조원 규모의 뱅크런을 겪으며 적잖은 상흔을 입었다. 지난해 11월엔 FTX가 뱅크런으로 홍역을 앓다 결국 무너져 내렸다. 암호화폐 시장 붕괴의 신호탄은 이미 쏘아 올려졌다. 암호화폐 시장은 디지털 자산을 서로 빌려주며 외형을 키워왔던 만큼 한 축이 무너지면 다른 축도 함께 무너지는 연쇄도산의 가능성이 높다. 이번 바이낸스 사태도 FTX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할 수 없다.

바이낸스의 혐의는?

바이낸스는 접근 통제에도 불구하고 연방법을 무시한 채 각종 암호화폐 파생상품을 미국 고객에게 고의로 노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바이낸스의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수익의 상당 부분은 미국 고객으로부터 발생했다. 미국 고객으로부터 이익을 얻기 위한 바이낸스의 각종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외 △상품거래법 위반 △CFTC 규제 위반 △미국 연방법 위반 △미국 트레이딩 업체 ‘메리트 피크’ 포커싱 △조작 및 자전거래 등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특히 CFTC가 시카고 연방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상품거래법, CFTC 규제, 미국 연방법 총 7가지를 위반했다. CFTC는 이 같은 혐의를 근거로 거래 금지, 수익금 몰수, 대대적인 벌금 등 규제책을 촉구하고 있다. 소송전에서 패소할 경우 바이낸스는 사실상 영업을 더 이상 이어갈 수 없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바이낸스 사태, 업계의 ‘게임체인저’ 될 듯

CFTC의 바이낸스 제소는 미래 암호화폐 거래소를 바꿀 만한 ‘게임체인저'(시장의 흐름을 통째로 바꾸거나 판도를 뒤집어 놓을 만한 결정적인 역할을 함)로 불린다. 만일 이번 소송에서 CFTC가 승소할 경우 바이낸스는 완전히 폐쇄되고 미국이나 그 동맹국에서 바이낸스의 국제 결제 통로가 완전히 차단될 수 있다. 결국 대부분의 서유럽 국가들과 영연방 국가들에 대한 영업이 불가능해져 최종적으로 영업이 가능한 국가는 러시아, 중국 등밖에 남지 않게 되는 것이다.

바이낸스 임직원들의 목숨줄도 이번 소송에 달려 있다. 소송에서 CFTC가 승소할 경우 자오창펑 CEO 등 임직원들은 규제 대상 사업에서의 활동이 금지되는 것을 넘어 미국 상품이나 증권에 대한 접근 자체가 금지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미 동맹국 사이의 미국 달러 거래 은행은 이들 바이낸스 임직원과의 거래를 거부할 수도 있게 된다.

CFTC의 바이낸스 제소는 암호화폐 거래소 시장 전반에 경종을 울렸다. 대부분의 관련 업체들은 마음이 급해졌을 것이다. 정해진 규제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단 경고가 현실로서 다가온 것이니 말이다. 앞으로 거래소 및 관련 업체는 유사한 법적 분쟁을 최대한 피하고자 기존의 관행을 갈아엎으로 예측되며, 장기적으로도 각종 규정과 규제를 준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낸스 사태의 여파는 크다. 바이낸스의 제소 소식에 바이낸스의 시장 점유율은 바닥을 기고 있다. 암호화폐 정보분석업체 크립토컴페어에 따르면 암호화폐 현물거래 시장에서 바이낸스의 점유율은 이달 초 57%에서 지난 24일 기준 30%로 급락했다. 암호화폐 시장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28일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4.3% 하락한 2만6,684 달러(한화 약 3,470만원)에 거래됐다.

앞으로 미국에서 바이낸스 대상의 추가 조치가 나올지 여부가 바이낸스의 생사를 가를 것이다. 일단 미 당국은 강경한 입장을 견지했다. 앞서 로스틴 베넘 CFTC 위원장은 “규제를 회피하고 미국인들이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를 사용하도록 허용한 바이낸스는 지속적인 사기를 자행한 것”이라고 바이낸스를 강력히 규탄했던 바 있다. 바이낸스 측이 “미국에 실망이 크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긴 했으나, 이 같은 목소리가 미국의 강력한 규제 의지를 꺾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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