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의원 선거제도, 무소속 국회의원이 논의에 참석만 한다고 무소속 배제 안 하는 것 아냐

국회, 20년 만에 전원위원회 열어 선거제도 개혁 논의 선 공개된 개혁안 중엔 무소속 의원 진입 막는 경우도 있어 선거 비용 확대 문제 등의 이유로 합의안 도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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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4월 10일로 예정된 선거제도 개편 논의에 앞서 국민 대상의 설명을 담은 ’22대 국회의원 선거제도 대국민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김 부의장은 일각에서는 전원위원회가 거대 양당만을 위한 제도라고 우려하시는 점을 알고 있다“20년 만에 열리는 전원위원회인 만큼 비교섭단체 및 무소속 국회의원 누구나 참여해서 선거제도에 대해 충분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전원위원회를 운영하겠다고 말했으나, 제시된 안은 무소속 의원이 당선될 수 없는 구조인 경우가 많아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31일 전원위원회 논의 전 선거제도 개혁 논의, 왼쪽부터 서휘원 경실련 선거제도개혁운동본부 팀장, 이광택 국민대 법학과 교수, 박상인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 김영주 국회 부의장, 조영호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정성은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사진=폴리시코리아

중대선거구 제도 및 개방명부식 제도

전원위원회에서 내놓은 총 6가지 안은 대체로 현재의 소선거구제가 양당제를 강제하고 있다는 지적에 입각해 비례대표를 확대하거나 아까운 차점자 탈락자가 발생하는 경우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선거가 대의민주제도인 만큼, 49.9%의 지지를 받은 후보가 대중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겠다는 것이 이번 선거제도 개혁의 취지이기 때문이다.

중대선거구제의 경우는 지역구별로 3~5인을 공동 선출하는 방식으로, 예를 들어 한 지역구에서 5명을 선출하는 경우 각 당이 5명씩 후보를 내서 5명 전원이 한 당에서 당선될 수도 있고, 5위 안에 든 여러 정당 후보가 골고루 당선될 수도 있다. 이때 무소속 후보는 정당 후보와 마찬가지로 5위 안에 들면 당선될 수 있다.

개방명부식 대선거구 제도는 중대선거구보다 더 확대된 4~7명을 한 개 선거구에서 선출하는 방식으로, 정당투표를 기준으로 각 정당에 의석수를 배분하고, 각 정당 내에서 순위에 따라 당선자가 확정된다. 예를 들어 A 지역구에 ‘가’, ‘나’, ‘다’ 당이 각각 50%, 30%, 20%의 지지를 받았고, 총 10개의 의석이 배정되어 있다면 정당별로 5위, 3위, 2위 득표를 한 후보자들이 당선된다. 현재의 비례대표 선출방식과 유사하다. 단, 이 경우에는 현재의 비례대표와 마찬가지로 무소속 후보는 당선될 수 없다.

중대선거구 제도 예시/출처=김영주 국회부의장, 22대 국회의원 선거제도 설명자료

도농복합, 권역별 비례대표, 병립형 비례대표, 준연동형 비례대표

그 외에 도농 간 결합된 지역구를 만들어 양측의 의견을 모두 반영하는 후보 1인을 선출하자는 안이 나왔으나, 현실적으로 도시 후보들이 유권자 수 우위로 손쉽게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크게 논의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후보 1인이 아니라 중대선거구 제도와 결합해 3~5인 선거구인 도시와 1인 선거구인 농촌을 결합하는 대안이 제시되기도 했으며, 지역구를 이렇게 구분할 경우 비례대표를 기존과 달리 어떤 권역으로 구분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의도 계속되고 있다.

지역구 구성에 맞물려 비례대표제에 대한 개편 논의도 활발하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개방명부식 대선거구 제도와 현재의 비례대표 제도의 타협점으로, 지역마다 비례대표의 숫자를 배정하자는 방식이다. 인구 기준으로 결정할 경우 수도권에 대부분의 비례대표가 배정될 가능성이 높아 지방에 가중치를 주는 방식을 논의 중이다. 권역별 비례대표 안은 12명의 의원들이 총 7개의 지역 구분 안을 내놓은 상태로, 최종 선택될 경우 지역 구분에 각종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병립형 비례대표제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과거 20대,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실시된 제도로, 그간 잘못된 점을 여러 차례 지적받은 바 있다.

개방명부식 제도 예시/출처=김영주 국회부의장, 22대 국회의원 선거제도 설명자료

논의의 쟁점은 중대선거구, 개방명부식 제도

여의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논의의 중심에 있는 제도는 처음 소개된 중대선거구 제도와 개방명부식 제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개방명부식 제도가 기존의 비례대표 제도와 유사한 방식인 탓에 무소속 의원들의 원내 진입을 막는 것에 대해 당 안팎에서 각종 비판이 뒤따른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개방명부식이 채택될 경우) 사실상 정당에서 선택해준 후보가 아니면 당선이 불가능하다”며 “특히 거대 양당이 사실상 단독 정당으로 있는 경상·전라 두 지역은 당에서 공천을 못 받으면 아예 정치를 하지 말라는 뜻”이라는 논평을 내놨다. 실제로 개방명부식 대선거구 제도는 당초 초안에 없다가 뒤늦게 추가된 방식이다.

어느 쪽이건 기존과 달리 사표(死票)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나, 무소속 의원의 원내 진입을 막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방명부식 대선거구 제도에 대해 “(이름이) 낯설어서 그렇지 내용만 알면 국회의원이나 국민들 모두 받아들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선거구 제도”라고 주장하며 “양당 별로 절대 강세, 절대 약세인 지역에서 모두 사표를 방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강조했다.

선거구 확대되면 선거 비용도 증가, 정치 자금 문제 대두될 수도

반면 선거구가 확대될 경우 선거 비용도 덩달아 증가하는 만큼 지금보다 정치 자금 문제가 더욱 대두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여의도 정가의 통설에 따르면, 현재 선거전(戰)에 뛰어든 각 지역구별 주요 정당의 입후보자가 부담하는 선거비는 약 2억원 정도다. 그러나 선거구가 지금보다 확대될 경우 사표가 줄어들 가능성은 높아지더라도 여러 후보의 동시적인 선거비용 증가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기존에는 각 당마다 지역구별로 후보 1명이 한 개 지역을 담당했지만, 대형 지역구로 확대될 경우 후보 5명이 5개 지역 모두에서 선거 비용을 써야 하는 만큼, 단순 계산으로도 25배의 비용 증가를 초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무소속 후보의 당선을 원천적으로 막는 제도적 결함과 선거구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이 주요 이슈로 언급되는 가운데, 20년 만에 열린 전원위원회의 진행 방식을 난상토론으로 정한 것이 알려지자, 여의도 정가 관계자들은 실질적으로 선택되는 안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낸다. 의석수 확대 등으로 ‘전체 파이가 확대’되는 경우가 있지 않은 한, 의원별로 복잡한 개인 셈법이 있어 합의안을 도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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