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미국 vs 반미국 구도 가속화 중 대만 총통 차이잉원 미국 방문

대만 차이잉원 총통의 깜짝 미국 방문, 매카시 하원의장과 회동 ‘하나의 중국’ 어겼다며 중국 맹비난, 양안에 항공모함 동원한 무력시위도 외교가 아닌 단순한 만남일 뿐, 무기 구매 협상이 주요 아젠다였을 것으로 짐작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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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간 ‘대만’ 관련 키워드 클라우드/출처=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MDSA R&D)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미국 케빈 메카시 하원의장과 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에서 회동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대만 총통과 미 하원의장이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 외교통은 지난해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에 방문했던 것에 대한 답방 성격이라고 밝혔으나 실질적으로는 중국을 압박하고 양안 분쟁이 격화될 것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방문이 아니겠냐는 것이 외교가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실제로 메카시 하원의장도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가 제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대만과 밀착을 강화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대만 차이잉원 총통과 미국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사진=로이터

대만 끌어안는 외교戰일까, 무기 판매 목적일까?

외교가에서는 반미 전선이 러시아-중국을 필두로 고착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 성사된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을 향후 양안 간의 전쟁이 벌어졌을 때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반면 미 하원의장 등으로부터 ‘무기 판매가 제때 이뤄져야 한다’는 언급이 나오고 있는 만큼, 미국이 최근 우크라이나 지원을 빌미로 서유럽 각국에 미국 무기를 대규모로 매각했던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번 대만 총통의 방미가 단순히 외교적으로 대(對) 중국 압박을 위해서만 성사된 것이 아니라, 미국 입장의 무기 판매 목적이 크기 때문에 성사된 것 아니겠냐는 해석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방문이 1979년 미국과 대만의 단교 이후 처음으로 미국 땅에서 열린 양국 간 최고위급 회동이라고 전했다. 차이 총통은 이번 미국 방문과 더불어 지난달 29일부터 중앙아메리카 수교국인 과테말라, 벨리즈에서도 정상급 회담을 진행했다. 미 하원의장과의 회동은 차이 총통의 귀국길에 다소 급조된 것이라는 것이 외교가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번 방미는 차이 총통 입장에서는 미국을 경유하는 만큼 대(對) 중국 강경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적절한 선택지를 모색한 결과일 것이며, 미국으로서도 지난해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답방 및 현재 러시아-중국 압박에 있어 차이 총통의 방미가 적절한 선택지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이 양측의 목적이 맞아떨어져 방미가 성사되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좌-미국 의회 관계자들, 우-대만 차이잉원 총통 및 관계자/사진=로이터

불편한 중국, 긴장 고조되는 양안 관계

중국 측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배하는 회동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6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대만과 유착해 행한 엄중하게 잘못된 행동을 향해 중국 측은 결연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국가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수호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만 문제가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핵심인 만큼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며 강한 유감을 표현했다.

반면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대만 고위 인사의 미국 경유가 새로운 것이 아니라며 중국 측의 해석에 선을 그었다. 특히 “우리 목표는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이고, 중국과 대만 간 어떠한 문제도 평화적으로 해결되도록 보장하는 것”이라며 자칫 양안 간의 긴장이 더욱 고조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중국은 이번 차이 총통의 방미 기간 동안 대만 주변 해역에서 항공모함을 동원한 무력시위를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우린 처음부터 중국이 공격적인 방식으로 이번 만남에 대해 반응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해 왔다”며 “대만 총통이 미국을 경유해 의회 인사들과 만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7일간 ‘대만’ 관련 키워드 네트워크/출처=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MDSA R&D)

대만의 미국 방문과 한국에 미치는 영향

지난 일주일간 차이 총통의 중남미 및 미국 방문이 이어지는 동안 국내 인터넷 여론의 초미의 관심사는 무기 판매 이외에 반도체 관련 협상 진전이 있느냐는 대목이었다. 최근 TSMC를 비롯한 대만 반도체 기업들의 굴기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수출 기업의 발목을 잡아 왔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여론에서도 같은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대만’ 관련 키워드로 ‘미국’, ‘반도체’, ‘보조금’ 등의 주요 키워드(이상 하늘색)가 언급되고 있는 것과 함께, 대만에 대해 ‘중국’, ‘경제 전쟁’ 등의 키워드(이상 붉은색)로 표현되는 대(對) 중국 공동 전선과, 대만-미국 간 외교·안보 협상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을 고민하는 주요 키워드(이상 녹색) 그룹이 각각 하나의 공통된 생각의 고리를 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경제 전쟁에 끌려들어 가는 상황, 대만-미국, 한국-미국 간의 관계가 서로 맞물려 있음을 인지하고 있는 모습이 함께 나타나는 것이다.

외교가 소식통은 미국의 주장대로 이번 만남에 큰 무게를 둘 필요가 없다고 해석한다. 대만 고위직 관계자가 미국 의원들을 만나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고, 무엇보다 이번 만남은 대만의 미국 무기 구매를 위한 만남일 가능성이 높아 한미 외교 및 반도체 관련 문제에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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