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들, 인수 합병보다 기업 성장에 베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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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들 최근 투자 전략 변경, M&A를 통한 확장보다 기업 성장에 베팅
금융 비용 상승, 연쇄 M&A 통한 성장도 막혀, 시너지 내기 쉽지 않아
포트폴리오 내 기업의 역량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는 시장

글로벌 사모펀드들이 최근들어 포트폴리오 운영 전략을 바꾸고 있다. 과거 연쇄적인 M&A를 통해 빠른 성장, 빠른 매각을 취해왔으나, 최근들어 포트폴리오 내 기업들의 성장을 우선시하는 모습이다.

기업 성장 자체를 외면하지는 않았으나 빠른 매각 전략과는 상충되는 부분이 있던 만큼, 그간 인기있는 선택지가 아니었으나 최근 들어 시장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기업 경영 본질로 돌아갔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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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들, 투자 전략 수정 – 기업 성장에 좀 더 초점 맞춘다

뉴베거 베르만(Neuberger Berman)의 부사장인 제레미 도이치(Jeremy Deutsch)에 따르면 최근 들어 사모펀드들이 포트폴리오 내의 기업 성장에 좀 더 초점을 맞춘 투자 전략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도이치 부사장에 따르면, “평범한 기업을 인수해서 시장과 함께 성장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이자율이 낮을 때는 가능한 전략이었을지 모르겠지만, 최근 같은 시장에서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투자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작년 연준이 금리를 빠르게 올리기 직전까지 사모펀드들은 저비용으로 대출을 이끌어 낸 다음, 여러 기업들을 결합해서 수익성을 강화한 후 재매각하는 방식의 투자를 진행해왔다. 때문에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 사모펀드들은 약 6조 달러 이상의 투자를 진행하며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금융비용이 상승하면서 사모펀드들의 전략도 수익성을 내기 쉽지 않은 모습이다. 올해 3분기 미국 사모펀드 활동은 6년 만에 가장 낮았고, 최대치를 기록했던 2021년 4분기의 54.7%에 지나지 않는 상황이다.

금융 비용 상승에 확실한 전략만 찾는 사모펀드들

투자 인수 금융(Leverage), 여러 기업 인수 합병, M&A를 통한 고속 성장이라는 3박자를 찾던 사모펀드들이 최근들어서는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 해밀튼 레인(Hamilton Lane)의 사모 자산 운용 대표 스티븐 브레넌(Stephen Brennan)에 따르면 “시장 상황이 급변하는 것에 상관없이 고속 성장이 가능한 기업들에 대한 수요만 크게 늘었다”며 수익성과 성장성을 고루 갖춘 기업들에 시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비스타 에퀴티 파트너스(Vista Equity Partners)는 소프트웨어 업체인 인게이지스마트(EngageSmart)를 약 40억 달러 가치로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2분기 인게이지스마트는 28%의 매출액 성장, 61%의 영업현금흐름(EBITDA)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은만큼 인게이지스마트 정도의 고속 성장 및 안정적인 현금흐름 확보가 가능한 기업들에만 투자한다는 것이다.

차입인수도 포기, 남은 것은 포트폴리오의 역량으로 성장하는 것 뿐

지난 2년간 사모펀드들은 차입인수(LBO) 전략에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지난 2022년부터 차입금융 기반의 인수는 무려 42.9%나 감소했고, 작년 동기 대비 올해들어 차입금의 비중도 약 7% 감소한 상태다. 인수 당시 밸류에이션도 큰 폭으로 줄어드는 모습이다. 지난 2022년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미국 사모펀드들의 밸류에이션은 약 16.5% 감소한 상태로 나타났다. 시장 축소기인 만큼 연속 M&A를 통한 수익성 확대 전략을 취하기는 쉽지 않은 모습이다. 올 상반기들어 북미 지역 M&A 활동은 지난해 동기간 대비 약 28.5% 감소했고, 코로나-19 위기 이전 대비로도 16.2%나 감소한 상태다.

결국 시장 상황상 사모펀드들도 어쩔 수 없이 기업 자체의 수익성 강화를 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도이치 부사장은 최근들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이자율 상승 우려, 인플레이션 지속성 등과 같은 시장 불안 요소들을 계산 안에 포함시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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