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채 10년물 금리 ‘급상승’, 해당 현상 계속될지는 미국이 긴축 재정 이어갈지가 관건

미국채 금리 상승으로 서학 개미들 평가 손실 확대될 듯 미국 국가 신용등급 하락 및 미국 장기채 발행 규모 확대가 해당 이유로 꼽혀 해당 현상 일시적일지는 9월 FOMC를 통해 구체화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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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bii research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약 9개월 만에 다시 4.1% 선을 돌파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최근 피치가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끌어내린 점과 함께, 미국 연방정부가 재정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미국채를 추가로 대량 발행할 것이란 발표가 시장에 전해지면서 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한다.

아울러 올해 초 미 연준이 금리 인상 사이클을 종료할 것이란 투자자들의 기대에 무색하게 7월 FOMC에선 다소 매파적인 발언들이 쏟아지면서, 일각에선 이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 생긴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미국채 금리에 반영된 결과라는 주장이 나온다.

미국채 금리 1년 만에 4.1% 선 돌파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042%로 장을 마감했다. 또한 3일엔 장중 최대 4.206%까지 오르면서, 지난해 10월~11월 이후 처음으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1%를 넘은 모양새다. 이날 채권 듀레이션(잔존 만기)이 상대적으로 더 긴 미국채 20년물, 30년물 금리 또한 4.369%, 4.203%로 거래를 마쳤다.

월가에선 지난주 장중 10년물 국채 금리가 약 9개월 만에 4.2%까지 도달한 부분에 대해 다음의 두 가지 해석을 내놓는다. 첫 번째로 지난 1일(현지 시간)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추면서, 이에 시장 참여자들이 미국의 재무적 안정성에 불안을 느끼고 대거 채권 투매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재 미국 연방정부의 총부채는 GDP 대비 약 120%에 달하는 상황으로, 일각에선 미 연방정부의 재정 적자의 절대 규모 및 부채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두 번째로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채권 발행으로 메우기 위해 미국 재무부가 최근 장기채 발행 규모를 960억 달러(약 126조원)에서 1,030억 달러(약 135조원)로 확대하기로 밝히면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채권의 공급량이 늘어나면 시장에서 평가받는 해당 채권의 가치가 하락하는 만큼, 이는 시장 참여자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한 신규 발행 채권의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미국채 투자한 서학개미들, 손실 클 것으로 예상돼

이에 따라 미국채에 투자한 서학 개미들의 상당한 평가 손실이 예측된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비례 관계에 있는 만큼, 현재 높아지고 있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 가능성에 미국채 가격이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채 10년물 가격의 경우 2007년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특히 10년물보다 잔존만기가 긴 장기채의 경우 가격 하락폭이 훨씬 크게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 포털에 따르면 올 들어 서학개미들은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채권(TMF)’에 6일 기준 7억4,023만 달러(약 9,687억원)규모를 순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TMF ETF는 평균 잔존만기 17년 정도에 해당하는 미국 장기채를 3배 레버리지해 추종하는 ETF다. 연초 서학개미들은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날 것이란 기대에 해당 상품에 뭉칫돈을 대거 베팅한 상황인데, 이같은 예측이 현재 보기 좋게 빗나가면서 큰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TMF ETF는 지난 3일(현지 시간) 2009년 상장 후 처음 최저점을 지났고, 올 연중 수익률도 -20%를 밑도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장기채를 기초 자산으로 매수하는 한편, 이에 대한 콜옵션을 매도해 차익을 챙기는 ‘커버드콜’ 전략을 구사하는 상품인 TLTW, TMF의 1배 상품인 TLT에도 각각 2억9,000만 달러(약 3,810억원), 2억1,000만 달러(약 2,759억원) 가량을 순매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안타깝게도 해당 상품들 마찬가지로 지난 3일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 초 국내 투자자들은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기대에 채권금리의 저점을 잡자는 인식이 강했던 것 같다”면서도 “최근 피치의 미국 신용강등 이슈가 맞물리면서 금리가 되레 더 올라갔고, 이에 대부분이 손실 구간에 진입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롬 파월 미 연준(Fed) 의장/사진=GettyImages

미국채 금리 하락, 일시적일 지에 대해선 의견 분분

다만 일각에선 이같은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치솟는 현상이 일시적일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채권금리의 변동을 대부분 견인하는 기준금리의 인상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채권금리가 덩달아 하락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걱정하지 말아야 할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미국 국채”라고 말한 것처럼, 최근 미국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했더라도 투자자 관점에서 무위험 수익을 담보할 수 있는 수단은 미국 국채 말고는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아울러 이들은 한동안 뜨거웠던 노동 시장이 이젠 냉각되고 있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고 볼 여지는 충분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월별 민간 부문 고용은 평균 21만5천개로, 지난해 상반기 43만6,000개와 하반기 31만7,000개임을 고려하면 상당폭 완화된 모습이다.

그러나 월가에선 위와는 반대의 주장에 힘이 더 실린다. 대표적으로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접어든 현시점에도 여전히 둔화되지 않은 근원 인플레이션 압력이 미 연준이 금리 인상 카드를 붙잡고 있게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실제 지난 7월 FOMC에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당초 목표치인 근원 인플레이션율 2%대 진입은 아직도 요원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또한 현재 올 1월부터 3월까지의 임금은 전년 대비 5% 증가하는 등 임금 상승이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는 데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비농업 일자리가 약 20만 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적절한 금리 인상 조치가 이어지지 않으면 근원 인플레이션을 되레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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