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도 ‘뚝뚝’ 떨어지는 새마을금고, ‘비리의 온상지’ 개혁하기 위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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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임직원 비리 터져 나오는 새마을금고, "중앙회부터 문제"
새마을금고 대중 신뢰도 '최하', "차라리 농협에 돈 맡긴다"
노조 구성 등 혁신 정책 펼쳤지만, 건전성 관리 '실패'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이 새마을금고 자회사 대표를 임명한 대가로 수수한 황금도장/사진=동부지방검찰청

새마을금고가 내부 임직원 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임직원 수십 명이 펀드 출자 비리 의혹에 연루되는가 하면, 핵심 고위임원들이 전방위적인 비위행위로 일괄 기소당하기도 했다. 임직원들의 각종 비리와 일탈행위가 터져 나오면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커져만 갔고, 결국 뱅크런 사태로 고객 불안이 가시화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타 금융권과 비교해도 새마을금고의 사건·사고가 월등히 많은 만큼, 관리감독 체계가 허술한 새마을금고의 구조적 문제점을 고쳐야만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쏟아진다.

‘속속’ 드러나는 새마을금고 비위행위

지난 8월 새마을금고중앙회의 펀드 자금 운용 관련 비리를 수사해 온 검찰이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을 금품 수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당시 검찰은 이 밖에도 새마을금고 임직원 12명과 대출알선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증권사·은행·캐피탈사 임직원 8명, 대출 브로커 11명, 자산운용사·부동산시행업체 운영자 등 10명도 함께 기소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가 붙었다. 검찰은 박 회장이 2021년 3월부터 약 2년여에 걸쳐 유영석 전 아이스텀파트너스 대표로부터 현금 1억원을 챙기고 변호사 비용 5,000만원을 대납받은 것으로 봤다. 이외에도 박 회장은 ▲형사사건 착수금 2,200만원 대납 ▲중앙회 선거 전후 7,800만원 수수 ▲800만원가량의 대가성 황금도장 2개 수수 등 비리도 함께 저질렀다.

지난 27일엔 광주 남구의 한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지인들에게 불법적으로 12억여원의 대출을 알선해 새마을금고에 손해를 끼치고 그 대가로 귀금속 등 1,000만원 상당의 대가를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앞서 지난 9월엔 통영의 새마을금고에서 대의원 2명이 이사장에 의해 억울하게 제명당하는 일이 발생했으며, 지난 4월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수수료 40억원을 가족 명의 유령회사에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로 새마을금고중앙회 전 차장 박씨와 전 여신팀장 노씨, 여신팀장 오씨가 기소됐다. 또 지난 6월엔 3,000억원대 새마을금고 펀드 출자금을 유치해 주는 대가로 자산운용업체 S사로부터 거액의 뒷돈을 받은 M캐피탈(구 효성캐피탈) 부사장 최씨와 실제 출자를 실행한 새마을금고중앙회 기업금융부 차장 최씨가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자본시장의 ‘먹잇감’ 된 새마을금고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비위행위에 새마을금고의 신뢰도는 이미 바닥을 쳤다. 세간에선 ‘농협에 돈을 맡겨도 새마을금고엔 안 맡긴다’는 이야기가 떠돌 정도다. 농협 비리도 만만치 않지만, 새마을금고는 그 농협조차 뛰어넘을 정도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으로 자리 잡았단 의미다. 새마을금고의 신뢰도가 이토록 떨어지게 된 건, 이사장 레벨을 넘어 중앙회에서부터 비리행위가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지난 8월 박 회장 관련 사건도 크게 작용했다. 당시 검찰이 기소한 인원엔 중앙회 핵심 임원들은 물론 자회사의 대표, 계열사의 부사장, 지역 금고 이사장, 지역 금고 팀장부터 전무급 인사 등 실무진과 임원급이 모두 포함됐다. 최고경영진 대부분이 실형 위기에 놓이게 된 셈이다.

이에 일각에선 새마을금고 자체가 사실상 자본시장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을 선거로 선출하다 보니 전문성 없는 이들이 머리에 자리하게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중앙회장이 그 아래 외부 출신 전문가 등을 임명한 탓에 새마을금고가 각종 비리의 온상이 됐다는 것이다. 실제 이들이 저지른 비리 차례상은 남사스럽기 짝이 없는 모습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수백억대 횡령, 내부통제 미비, 여자프로골퍼가 동원된 접대 자리 등, 신뢰가 생명인 금융회사에서 일어나기 힘든 도덕적 해이가 규제와 감독의 사각지대에서 아무런 간섭 없이 자행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 꿈꾼다지만, “내부통제 제대로 안 돼”

새마을금고도 나름 혁신을 위해 움직이고 있긴 하다. 지난 7월 새마을금고는 30년 만에 노조를 구성했으며, 경영정상화를 위한 ‘경영혁신위원회’라는 기구도 내놨다. 내부적인 통제장치를 마련해 보겠단 심산이다. 그러나 내부통제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최근 새마을금고 내부에서는 박 회장 해임안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됐지만 끝내 대의원 총회에 안건 상정이 불발되면서 박 회장은 직무정지 상태로 직을 유지하게 됐다. 검찰 기소된 사건의 핵심 인물이 직을 그대로 갖고 있는단 소리다. 현재 새마을금고가 내걸고 있는 ‘내부통제’에 자가책임이 없음을 방증하는 사례다.

이런 가운데 지난 29일 서울 삼선동의 새마을금고 이사장 A씨는 지난 2020~2021년 복지사업비 7,000여만원을 목적과 다르게 사용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A씨는 2020~2021년 복지사업비를 개인에게 20만~50만원 단위로 수십 차례 넘게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급자 명단엔 새마을금고의 임직원이나 대의원, 감사, 고액 예치자의 친인척들의 이름이 올라와 있었다. A씨는 회삿돈으로 지인들에게 돈을 준 다음 그의 가족들 이름을 빌려 복지사업비를 허위로 일으키는 방식으로 부족해진 시재금을 메꾼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사업비 지급 사유로는 사업 실패나 실직, 건강 악화 등의 내용이 돌려막기식으로 사용됐다. 나름대로 혁신을 꿈꾸던 새마을금고는 해당 사건으로 인해 찬물을 뒤집어쓰게 됐다. 혁신위 구성 이전에 발생한 사건이긴 하나, 이사장 레벨의 비위행위가 또 한 번 발생함으로써 대중들 사이에 ‘새마을금고는 뭘 하든 새마을금고’라는 부정적 인식이 다시 한번 각인됐기 때문이다.

중앙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전국적으로 3,218개의 지점을 갖고 있다. 총자산은 260조원에 달하며, 거래자 수는 2,180만 명에 이른다. 수치상으로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전국 지점과 출장소를 합한 수(2,891곳)를 훌쩍 넘는, 그야말로 매머드급 금융회사다.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있다 해도 새마을금고 개혁을 포기해선 안 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비리의 온상지인 새마을금고를 개혁하기 위해선 구조 자체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말한다. 한 전문가는 “지역 금고는 금고별로 이사장이 제왕적 실권을 쥔 독립 법인”이라며 “중앙회는 연합 조직의 성격이라 실질적인 통제를 하기는 어려운 만큼 이사장을 포함한 임원 선출 과정부터 감독을 강화하고 금융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이 지역 금고를 상시 관리·감독함으로써 비리를 사전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새마을금고의 건전성 관리를 실패할 경우 금융시스템 전반의 위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조속한 관리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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