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입찰시장 개설, 수혜 기업은? ② 에스퓨얼셀과 범한퓨얼셀

높은 에너지 효율 자랑하는 PEMFC 연료전지 전문 기업들 에스퓨얼셀, 연료전지 시장 넘어 수소에너지 활용 분야까지 영역 확장 범한퓨얼셀, 민수용 연료전지 시장 선점 위해 SOFC 개발에도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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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수소발전 입찰시장이 세계 최초로 개설됨에 따라 국내 수소발전 기업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낙찰될 경우 안정적인 수소연료 판매의 활로가 개척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그간 수소발전은 발전 사업자가 일정 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태양광, 풍력, 수소 등)로 생산해 공급하는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RPS)’를 통해 보급됐다. 하지만 수소 발전에는 연료비가 들어가는 만큼 다른 재생에너지들과의 경쟁에서 불리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는 수소법 개정에 이어 올해부터 ‘청정수소 발전 구매 의무화 제도(CHPS)’를 도입해 수소경제 산업 기반 구축을 마련했다. 앞으로 정부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을 고려해 연도별 수소 발전량을 설정하고 입찰량을 결정할 계획이다. 입찰시장은 연료에 따라 일반수소와 청정수소로 구분하며, 이 중 연내 개장을 앞두고 있는 일반수소 발전시장의 경우 연료전지 발전 중심이다. 국내 연료전지 산업은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두산퓨얼셀과 블룸SK퓨얼셀의 뒤를 많은 경쟁사들이 바짝 쫒고 있는 형국이다. 경쟁사들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강소기업으로는 ‘에스퓨얼셀’과 ‘범한퓨얼셀’이 있다.

에스퓨얼셀의 수소발전 연료전지 ‘ECOGENER HG200K’/사진=에스퓨얼셀

국내 최초 5kW 건물용 연료전지 개발 ‘에스퓨얼셀’

에스퓨얼셀은 시스템 통합설계, 스택, 수소추출 등의 연료전지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수소 관련 유망기업으로 분류된다. 지난 2021년 6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정한 제1기 ‘수소전문기업’에 선정돼 수소경제를 선도하는 타이틀과 함께 대외적으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아울러 산업통상자원부의 ‘이산화탄소 포집 연계형 저탄소 연료전지’, ‘25kW급 건물용 연료전지시스템’ 등의 개발·실증 과제 수행을 진행했으며, ‘수출목적형 건물용 연료전지시스템 현지 적용 기술개발’ 사업자로서 총 4년간 정부지원금 96.5억원의 지원을 받아 국내 건물용 연료전지시스템(5kW) 기술을 활용해 유럽 현지화를 진행하고 있다. 에스퓨얼셀은 앞서 국내 최초로 5kW 건물용 연료전지 및 유럽 CE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또한 관공서용 수소-도시가스 범용 연료전지 모델을 포함해 수소시범도시 및 수소특화단지 및 수소충전소 전용 연료전지에 특화된 ‘수소 전용 연료전지’ 모델을 개발 중이다. 더불어 지난 2022년 8월 설립한 자회사 에스모빌리티를 통해 수소 드론, 수소 지게차, 수소 선박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PEMFC) 기반의 파워팩 보급 확대에 집중하는 등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을 넘어 수소에너지 활용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에스퓨얼셀의 주력 제품은 PEMFC인 ‘Ecogener’ 시리즈로 전기효율 35% 이상, 종합효율 90% 이상의 고효율 연료전지 시스템이다. 조작이 간편해 다양한 환경에 적용이 가능한 데다 모듈형 구조로 제작돼 운반과 설치가 용이하다. 또한 수자립운전과 자동운전 및 웹 기반 운전감시기능, 50%, 75%, 100%의 부하추종운전 기능 등을 가지고 있다.

이 밖에도 에스퓨얼셀은 발전효율 42%, 정격출격 100kW(킬로와트)의 고효율 발전용 연료전지 PAFC ‘FP-100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다. 총 3개의 제품들은 크기와 시간당 유량은 동일하지만 수소, 도시가스, 바이오가스로 사용되는 연료가 다르며 소비량과 전기 발전량에도 차이가 있다. 공통적인 특징은 계통연계, 전자동운전 그리고 소음이 65db 이하로 도심지 설치에 적합하다는 점이다. 에스퓨얼셀은 현재 25kW 규모의 건물용 연료전지 시스템 실증과 유럽, 일본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두고 있다. 또한 블루수소를 생산하는 CCUS 기술 확보를 통한 신재생에너지의 안정적 공급 시스템을 구축해 한국형 RE100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범한퓨얼셀의 PEMFC 연료전지/사진=범한퓨얼셀

군수용 연료전지 시장 주도하는 ‘범한퓨얼셀’

범한퓨얼셀은 2019년 12월 모회사인 범한산업의 수소연료전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수소연료전지 기술 개발 및 제품 생산 전문기업이다. 현재 PEMFC를 기반으로 하는 군수용 연료전지 사업을 비롯해 수소충전소, 건물용 연료전지 분야에서 단기간 괄목할 만한 성장과 실적을 쌓아올리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울러 범한퓨얼셀은 고순도 수소와 산소로 연료전지를 구동하는 세계 최고 수준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주로 국내 방위산업에 활용되고 있다. 범한퓨얼셀이 잠수함용 연료전지기술 개발에 성공하기 전까지는 유일하게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독일 ‘지멘스’사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했다. 그러다 지난 2018년 범한퓨얼셀이 국내 최초로 잠수함용 연료전지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는 독일에 이어 연료전지 잠수함 기술을 확보한 세계 두 번째 국가가 됐다.

현재 범한퓨얼셀은 군수용 연료전지 시장에서는 선두주자로 꼽히지만 민수용 연료전지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인 만큼 제품의 다양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제품 개발 및 다각화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무인 드론이나 수소전기차 등 모빌리티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버스-충전소 연계 구축사업에 참여해 글로벌 시장진출까지 노릴 예정이다. 나아가 건물용 연료전지 사업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제철 건물용 연료전지 기술을 보유한 범한퓨얼셀은 자사 주력 연료전지인 PEMFC 대비 60% 이상 효율이 높은 SOFC 유형 연료전지 정부 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오는 2025년 개발 완료 후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차트인더스트리(Chart Industries)와 ‘액화수소 사업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액화수소충전소 구축 시장을 선점해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액화수소는 기체수소에 비해 부피가 800분의 1 수준으로, 낮은 압력으로도 공급 및 저장이 가능해 안전하며 충전 시간 절감은 물론 충전소 설치 및 운송비용 절감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도 액화수소가 대형 수소 상용차 대중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하고 오는 2030년까지 국내 70개소 보급을 목표로 액화수소 인프라 조성을 지원하고 있다.

적은 개설 물량에 공급 과잉 우려도

국내 연료전지 사업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오는 2040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EU의 텍소노미 등이 본격화하면서 수소연료전지 사업의 해외 진출 가능성도 커졌다. 정부 계획대로 수소발전이 활성화될 경우 2030년 기준 온실가스 약 830만 톤 감축과 분산형 전원 약 8,000GWh 보급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정부가 공개한 수소시장의 개설물량은 매년 1.3TWh(테라와트시)로, 설비 용량으로 따지면 연 200MW(메가와트)씩이다. 이는 지난 2022년 기준 전체 전력 거래량의 0.23% 수준에 불과하다. 일반수소 발전시장의 경우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연료전지 대기 사업자만 설비 용량 기준 약 6GW 수준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심지어 청정수소 시장은 SK E&S, 포스코 등이 청정수소 생산기지를 구축해 연 25만 톤에서 50만 톤을 공급하겠다는 목표까지 밝혔다.

예상보다 적은 개설 물량에 공급 과잉이 우려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수소발전 업계에서는 발전 시장을 확대한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며 환영을 표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와 같이 수소 인증서 발급 문제도 해결되지 않아 입찰시장에 뛰어드는 것에 유보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기업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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