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업계 ‘재택근무 트렌드’ 끝났다, ‘사무실 복귀 명령’에 직원들 ‘볼멘소리’ ↑

재택근무도 끝물, 최대 수혜자 ‘줌’도 “사무실 복귀하라” ‘재택근무’ 약속한 NHN 클라우드도 “이젠 사무실로 돌아올 때” 고조된 직원 불만, 기업-직원 긴밀한 소통 필요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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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Zoom

코로나 팬데믹 이후 광범위하게 퍼졌던 재택근무 트렌드가 끝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백악관과 미 연방정부 직원들이 하나둘 사무실로 복귀한 건 물론, 코로나 시국 재택근무 확산의 최대 수혜자였던 화상회의 서비스기업 ‘줌(Zoom)’마저 오프라인 출근으로 전환한 모양새다.

‘화상회의’ 줌, 주 2회 출근 지시

6일(현지 시각) 인사이더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줌은 최근 사무실로부터 50마일(약 80km) 내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최소 주 2회 출근을 지시했다.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를 혼합하는 하이브리드 근무제를 채택하겠단 의미다. 재택근무 시장 확대로 금성장한 줌이 사무실 출근으로 전환한다는 건 재택근무 트렌드 종료에 있어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백악관도 직원들을 사무실로 복귀시키고 있다. 지난 4일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비서실장은 연방정부 공무원들에 9~10월 중 사무실로 복귀해 근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우선시하고 있는 사안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미 백악관 직원들이 전원 출근해 업무를 하는 상황에서 연방정부 다른 공무원들에게도 동일하게 근무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다.

실적 부진 가시화에, 美 빅테크 기업들도 ‘사무실 출근’

미국에서 확산된 재택근무 트렌드는 고용시장이 호조를 보이며 엔데믹 이후에도 유지되는 분위기였지만, 최근 일부 기업들을 중심으로 사무실 복귀를 강제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지난 2월 직원들에 “주 3일 이상 사무실에서 일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아마존은 당초 엔데믹 이후 직원들의 출근 횟수를 각각의 관리자에게 일임하고 있었다. 그러나 재택근무에 따른 커뮤니케이션 장애가 기업 운영에 방해가 된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도 지난해 9월부터 회사 근무로 근무 방식을 바꿨다. 시행 초기에는 주 1일 사무실 복귀를 권장했고, 이후에는 주 3일 출근하는 방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해 직원들을 회사로 복귀시켰다. 이처럼 해외 빅테크 기업들이 근무 정책을 바꾸기 시작한 건, 실적 부진이 가시화된 탓이 크다. 아마존의 지난해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9%가 줄었고, 4분기에는 20% 가까이 감소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 순이익은 34% 감소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카카오 판교 오피스/사진=카카오

국내서도 ‘사무실 출근 전환’ ↑

국내 기업들도 재택근무 열풍을 잠재우려는 분위기다. 카카오는 지난 3월부터 사무실 출근을 우선으로 하는 ‘오피스 퍼스트’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7월엔 기존 파트장에 이어 상위 조직장까지 직원들 근무 방식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직원의 출근을 강제할 수 있는 권리의 범위를 확장시킨 셈이다. 이외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등 주요 게임사들은 작년 엔데믹 전환과 함께 일찍이 전면 사무실 출근 형태로 변경했다. 올해 역시 불안정한 대내외 환경 속 업무 효율을 위해 ‘재택근무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기본 주 4일 재택근무’라는 파격적인 근무조건을 내걸고 인재 확보에 나섰던 NHN클라우드 또한 재택근무제를 종료하고 ‘주 4일 출근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실적 악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사무실 출근 전환으로 인한 직원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카카오의 경우 올해 오피스 퍼스트 방침을 도입하기에 앞서 지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1년 새 ▲유연근무제 2.0 ▲메타버스 근무제 ▲파일럿 근무제 ▲카카오온 근무제 등을 연이어 내놓은 바 있다. 이에 직원들은 “일방적인 근무제 변경 통보로 불안한 노동 환경이 조성됐다”며 볼멘소리를 쏟아냈다.

특히 NHN클라우드 직원들의 불만은 더욱 크다. 1년 6개월도 안 돼 당초 약속과 달리 근무 방식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내에선 인근에 본사가 있는 네이버와 비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네이버는 지난해 7월부터 직원이 자유롭게 근무 시간과 장소를 정하는 제도인 ‘커넥티드 워크’를 도입했다. 즉 네이버는 유연하게 주 5일 재택근무도 가능하다. 그러나 NHN클라우드의 경우 사무실 출근을 ‘강제’함으로써 기존 약속을 배반했기에 직원들 사이의 반발이 더 심하다.

이런 가운데 해외 근로자들은 사무실 출근을 별말 없이 수용하고 있어 눈에 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올해 경기 둔화가 계속될 조짐을 보이자 IT 업계의 대량 해고가 이어지면서 직원들이 해고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해 어쩔 수 없이 회사로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사무실 출근 전환에 대한 반발은 배부른 소리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기업과 직원 사이의 신뢰 형성은 기업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문 중 하나인 만큼, 기업과 직원 사이의 긴밀한 소통이 사전에 이뤄질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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