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억원 규모 펀드 조성’ 창업 활성화에 팔 걷은 전북, 지역엔젤투자 재간접펀드 향한 관심도↑

로컬사업→기술기반사업 “초기 투자로 유망 기업 살린다” 지역 특성 살린 스타트업 발굴·육성하려는 지자체 늘어 사업 활성화에 치열해진 AC 경쟁, VC들도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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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3일~15일 진행된 전북창업대전에서 참가자가 창업기업 홍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사진=전라북도 공식 블로그

전라북도를 기반으로 하는 스타트업들에 투자 유치의 기회가 활짝 열렸다. 43억원 규모의 2개 개인투자조합이 전라북도 투자 생태계에 조성되면서다. 이로써 지역 기반 로컬사업부터 기술기반사업까지 다양한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1일 지역 공공 액셀러레이터(AC)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전북센터)는 ‘지역엔젤투자 재간접펀드 2차 출자사업’에 최종 선정됐다고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약정 총액 70% 이상 ‘전북 기반 기업에 투자’

지역엔젤투자 재간접펀드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투자가 수도권 외 지역의 초기 투자를 위해 조성한 모태펀드로, 지역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전북센터는 민간 투자사 엠와이소셜컴퍼니(MYSC)와 함께 10억원 규모의 투자 조합을 결성하고, JB기술지주와는 33억원 규모의 조합을 결성하게 된다. 이를 통해 총 43억원 규모의 2개 개인투자조합이 전북 투자 생태계에 조성되는 셈이다.

이들 조합은 8년의 운영기간(투자기간 4년) 동안 지역 기반 로컬사업에서부터 기술기반사업까지 여러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게 된다. 특히 이 가운데 ‘전북 지역혁신 임팩트 투자조합 1호’는 약정 총액의 70% 이상을 전북에 기반을 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로 지역 내 스타트업 생태계 성장의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북센터는 해당 펀드를 재원으로 기존 특화 분야를 비롯해 최근 주목받고 있는 레드바이오, 오가노이드(미니장기) 등 바이오 분야 초기 투자를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강영재 전북센터장은 “전라북도의 적극적인 창업 펀드 확대 정책에 더불어 이번 펀드 조성으로 지역 투자 업계의 성장을 도모할 자양분을 마련하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전북 지역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창업하기 좋은 전북’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선배 기업들이 후배 기업 지원하며 선순환 기대하기도

일찍부터 지역 내 창업 활성화를 위해 힘써 온 전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관련 사업 속도를 높였다. ‘요즈마 로간 전북효성 탄소혁신펀드’와 ‘전북벤처 혁신투자조합1호’ 등 초기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개인투자조합들을 연이어 조성하면서다. 특히 벤처혁신조합1호의 경우 사업이 안정권에 들어선 지역 내 선배 벤처기업들이 출자해 후배 기업들의 육성을 도왔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올해 3월에는 공공주도 창업지원에서 벗어나 민간주도 창업생태계 환경으로 확대하기 위해 ‘민간주도 기술창업 활성화 지원사업’에 나섰다. 민간이 이끌고 정부가 지원하는 민·관 협업 벤처투자 생태계 조성 모델인 중기부의 팁스(TIPS)를 벤치마킹한 해당 사업은 역량 있는 지역 내 스타트업을 10개 이상 발굴 및 육성하고, TIPS 프로그램에 매칭 추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시 전북센터는 사업 전담 기관으로 지원 기업을 선발하고 육성에 필요한 전용 공간과 사업비 등을 제공했다.

또 전국에서 유일하게 ‘소셜벤처 육성사업(소셜임팩트 퓨처레이팅)’에 5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소셜벤처 육성사업은 청년 일자리 창출 잠재력과 성장성이 큰 사회적 기업 및 소셜벤처의 활성화를 위해 중기부에서 지원하고 기술보증기금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 컨소시엄으로 운영하는 지원 사업이다.

‘정책 효과 극대화-공공사업 참여 확대’로 양측 만족도 높아

과거 단순 기부금이나 보조금 방식으로 중소기업 등을 지원했던 전국 지자체들도 일회성 지원을 넘어 지역 특성을 살린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벤처펀드 출자에 발 벗고 나서는 추세다. 각 250억원 규모의 ‘BNK 부산지역뉴딜 벤처펀드’와 ‘포스코 부산 지역뉴딜 벤처펀드’를 조성한 부산시가 대표적인 예다. 부산시는 이들 펀드를 기반으로 스마트해양, 지능형기계, 미래수송기기 등 전략산업과 부산 기반의 중소·벤처기업에 60% 이상을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이같은 지역엔젤투자 재간접펀드들은 대부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재정 투자로 민간 자금을 유입하며 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투자 유치 기업에는 자본금 확보와 동시에 지자체의 정책 사업 참여 기회가 확대되면서다. VC업계에서는 “지자체의 중점 육성 분야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관련 사업이 활성화를 이루자 AC 경쟁도 뜨거워졌다. 한국벤처투자에 따르면 올해 지역엔젤투자 재간접펀드 출자사업(1차)에는 총 35개사가 지원했다. 지원서를 바탕으로 집계한 전체 결성예정금액은 1,096억원에 달하며 출자요청액은 582억원이다. 출자예산 150억원을 기반으로 25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훌쩍 뛰어넘은 규모다.

지원자들 가운데는 JB벤처스, 뉴본벤처스, 리벤처스, 선보엔젤파트너스, 씨엔티테크 등 다수의 AC들이 대거 지원했으며, 이 외에도 전문개인투자자, 신기술창업전문회사, 창조경제혁신센터, 산학연협력기술지주회사 등 다양한 업무집행조합원 유형이 줄을 이었다. VC들의 출사표도 눈에 띄었다. 창업투자회사인 노틸러스인베스트먼트는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공동운용(Co-GP) 형태로 지원했으며, 유한책임형(LLC) VC 코벤트캐피탈파트너스도 이번 출자사업에 지원서를 냈다.

지난달 16일 발표된 1차 심의 결과에서는 JB벤처스,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카이트창업가재단, 콜즈다이나믹스 등 16개 조합이 통과했다. 수도권에 비해 소외된 지역의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투자를 촉진하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제도가 이처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높은 성과로 이어져 종국에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가져올 수 있길 기대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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