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 ‘오케스트로’, 글로벌 빅테크 물러난 시장에서 존재감 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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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로 1,300억원 시리즈 B 투자 유치
국내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장 연평균 25% 성장
네이버가 장악한 클라우드 플랫폼 시장 재편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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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로CMP 사용화면 예시/출처=오케스트로

클라우드 소프트웨어(SW) 기업 오케스트로가 1,30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지난해 시리즈 A 투자에서 기업가치 1,500억원을 인정받았던 오케스트로는 이번 투자로 불과 1년 사이 4배 넘게 뛴 6,3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이번 시리즈 B 투자에는 스틱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이번 투자 계약을 이끈 스틱은 1,000억원 투자와 함께 추후 발행하는 회사채에 2,000억원을 먼저 투자하는 후속 투자 옵션을 제공하며 오케스트로의 성장을 지원하는 핵심 재무 파트너를 자처했다.

2배 뛴 매출, 4배 뛴 기업가치

올해로 설립 6년 차를 받은 오케스트로는 클라우드 SW와 AI옵스 SW 분야에서 탁월한 보유한 제조사로 꼽힌다. 공공, 금융, 민간 등 다양한 분야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다양한 SW를 공급하고 있으며, 대표 상품은 멀티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통합 관리 플랫폼 오케스트로CMP다.

정부 최상위 데이터센터인 국가정보자원관리원과 국방통합데이터센터에 표준 플랫폼으로 확정 도입된 케스트로CMP 외에도 오케스트로는 지능형 클라우드 최적화 관리 솔루션 심포니AI, 오픈스택 기반 SDDC IaaS 솔루션 콘트라베이스, 자동화 환경의 CI와 CD 환경을 지원하는 데브옵스 솔루션 트롬본, 오픈소스 기반 쿠버네티스 네이티브 PaaS 솔루션 비올라, 빅데이터 기반 데이터옵스 솔루션 튜바, 머신러닝 모델 데브옵스 지원 MLOps 솔루션 트럼펫AI 등 총 7가지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기술은 과거 국내 클라우드 플랫폼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해외 업체들과의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며 금융그룹, 대기업 등 민간기업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오케스트로의 지난해 매출은 338억원으로 전년(135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올해 매출 목표로는 최대 600억원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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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옵스 솔루션 심포니AI 사용화면 예시/출처=오케스트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로 전환 앞둔 민간 데이터센터

과거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장악하고 있던 국내 클라우드 플랫폼 개발 및 유통 분야는 최근 국내 기업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오케스트로는 물론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 삼성 SDS 클라우드, 더존비즈온 등 우리 기업들이 혁신적인 기술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김영광 오케스트로 대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구축된 국내 민간 데이터센터는 약 140개로 추산된다. 그는 “이 가운데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아직 3개에 불과하다”고 짚으며 “궁극적으로는 나머지 데이터센터도 프라이빗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으며, 직접 데이터센터를 운영하지 않는 중견기업들은 민간 데이터센터의 콜로케이션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자체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운영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장은 지난해 2조원에서 2027년 6조원까지 연평균 25%씩 성장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이용자가 직접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용도에 맞게 운영하는 것을 의미하는 말로, 최근 클라우드 전환을 추진하는 대다수 기업이 보안 유지와 IT 통제권 확보, 비용 절감 등을 목적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채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핵심 데이터는 내부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구축하고, 공유 가능한 리소스는 퍼블릭 클라우드로 구축해 비용 절감을 노린 멀티 클라우드 역시 주목받는 추세다.

가파른 성장세 시장, 돈은 여전히 ‘대기업’에 집중

클라우드 플랫폼 시장이 우리 기업의 무대가 가운데, 오케스트로를 비롯한 스타트업들에는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과제가 주어졌다. 클라우드 시장의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공공 부문의 디지털서비스 소비는 일부 기업과 유형에 쏠려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14건의 공급 계약으로 493억4,108만원 상당의 매출을 확보한 네이버클라우드가 수년 째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는 게 이에 대한 방증이다. 같은 기간 NHN클라우드는 52억4,183만원어치의 계약을 체결했고, 가비아는 4억3,117만원 상당의 계약 체결에 그쳤다.

업계 전문가들은 특정 기업에 소비자가 몰리는 경향은 과거보다 완화됐지만, 계약 금액 단가가 높은 대규모 수주는 여전히 주로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상반기 계약금액 기준 2위를 차지한 NHN클라우드의 계약 건수는 19건으로 1위 네이버클라우드보다 많았고, 삼성SDS는 단 한 건의 계약이 151억337만원의 금액으로 이뤄졌다.

오케스트로는 대규모 투자금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M&A에 나서 몸집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오케스트로 클라우드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해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300억원 규모의 스타트업 펀드를 조성해 오케스트로 플랫폼과 상생할 수 있는 클라우드 생태계를 조성하고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한다.

김 대표는 “클라우드 플랫폼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시장에 진출한 오케스트로는 단일 클라우드에서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이르기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에 맞춰 고객 중심의 클라우드 ‘오케스트레이션(orchestration, 조직화)’을 실현해 왔다”며 “이제는 국내를 넘어 우리가 만든 클라우드 표준을 글로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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