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도 투자도 휩쓸던 PM 스타트업, ‘킥라니’ 오명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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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PM 스타트업 지바이크, 투자 유치로 글로벌 사업 확장 총력
도로 위 무법자 '전동킥보드', 미흡한 제도 및 안전 의식으로 사고 연발
"PM=사고" 부정적인 소비자 인식, 아슬아슬한 PM의 '황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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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바이크

퍼스널 모빌리티(PM) 공유 플랫폼 지쿠(GCOO)를 운영하는 지바이크가 119억원 규모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LB인베스트먼트가 리드했으며 BNK벤처투자, 에이피투자금융, 유진자산운용이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기존 투자자인 싸이맥스도 후속 투자를 진행했다. 시장 과열, 소비자 인식 악화 등 악재가 쌓여가는 가운데, 투자 유치에 성공한 지바이크는 과연 PM 시장에서 자리를 지켜나갈 수 있을까.

과열된 PM 시장 뚫고 해외 진출 박차

2017년 설립된 지바이크는 치열한 국내 PM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기업 중 하나다. 지난해 매출은 522억원, 영업이익은 84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60%, 3,700% 증가했다. 성장세를 기반으로 지바이크는 △PM 제조 분야 원천 기술 확보 △PM간 호환이 가능한 범용 배터리 개발 △인공지능(AI) 기술 도입 등 모빌리티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왔다.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바이크는 PM 공유 서비스의 시초로 불리는 미국 시장에 진출했으며, 최근 들어서는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번 투자 자금 역시 차후 글로벌 사업 확장에 사용할 계획이다. 우선 미국 시장에 자체 개발한 국산 전동 킥보드인 ‘K2’를 수출한다. 아울러 글로벌 통합 서비스가 가능한 클라우드 서버 시스템을 구축,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글로벌 PM 공유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윤종수 지바이크 대표는 “PM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며 경쟁이 과열된 상황에서 지쿠만의 차별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성공적으로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며 “이번 투자는 향후 성공적인 해외 시장 공략과 국내 1위 사업자로의 지위를 확고히 하는 데 큰 원동력으로, 매년 2~3배씩 급속 성장해 IPO(기업공개)까지 다다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PM 시장 발목 붙드는 ‘킥라니’ 오명

문제는 PM의 대표 주자로 손꼽히는 ‘전동킥보드’가 도로 위 무법자 취급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21년 5월부터는 도로교통법 개정을 통해 ‘제2종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 이상의 면허를 보유한 운전자만 PM을 운전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공유 킥보드 대여 업체 상당수는 제대로 된 면허 인증을 시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면허가 없는 성인은 물론 미성년자들도 별다른 제약 없이 PM에 접근할 수 있는 셈이다.

미흡한 제도로 인해 전동킥보드 사고 발생 건수는 급속도로 늘었다.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동킥보드 사고 건수(공유형, 개인 보유 합산)는 2018년 225건에서 △2019년 447건 △2020년 897건 △2021년 1,735건 △2022년 2,386건으로 급증했다. 사망자 수도 2018년 4명에서 2022년 26명까지 늘었다. 일반 차량 운전자 사이에서 ‘킥라니(킥보드+고라니, 고라니처럼 갑자기 도로에 튀어나오는 전동 킥보드)’라는 멸칭이 등장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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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경남 창원시에서 발생한 전동킥보드 사고/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영상 캡처

전동킥보드는 무게 중심이 진동과 충격에 취약한 이동 수단이다. 운전자가 주행 도중 중심을 잃고 넘어져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간단하게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것에 반해 멈추기가 어렵고, 완충 장치가 없어 사고 발생 시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연달아 등장하는 킥보드 사고 사례에 PM에 대한 소비자 인식은 꾸준히 악화하는 실정이다. 벤처 업계는 국내 PM 기업이 부정적 인식을 뚫고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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