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금리인하론’ 정면 반박하는 연준 매파 위원들, “스티키 인플레이션 우려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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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러 이사 “금리 일찍 내리면 물가 오름세 재개되는 최악의 상황 나타날 수도”
라파엘 총재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로 분명하게 하락해야”
다만 美 금리선물시장의 3월 조기인하 확률 여전히 60%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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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사진=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유튜브 캡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대표적인 매파 인사들이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발언해 화제다. 특히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을 가진 위원들이 속도조절론을 언급하자 미국 채권시장 수익률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여기에 일부 경제전문가들도 디스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우려로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으며 시장의 기대를 뒤흔들고 있다.

연준 위원들 매파적 발언에 美 국채 수익률↑

1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미국의 기준금리와 관련한 3월 조기 인하론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인플레이션이 아직 연준의 목표치인 2%에 도달하지 않은 상황에서 조기 인하로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키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월러 이사는 이날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콘퍼런스에 참석해 “인플레이션이 반등하거나 높은 수준을 유지하지 않는 한 FOMC는 올해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기준금리를 낮출 때가 되면 체계적이고 신중하게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근접해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승리를 선언하기 전에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며 “금리를 너무 일찍 내리기 시작한 후 물가 오름세가 재개되는 최악의 상황이 발행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1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조기 인하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라파엘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인 2%로 분명하게 하락해야 한다”며 “연준이 완화정책을 시작하고 인플레이션이 마치 시소처럼 널뛰기한다면 나쁜 결과가 될 것이며, 국민들의 신뢰를 약화할 수 있는 행동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월러 이사와 라파엘 총재는 연준의 대표적인 매파 성향 인사들이다. 두 사람은 특히 올해 FOMC 투표권을 가지고 있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하다. 실제로 이날 월러 이사의 발언이 이어진 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25%p 상승한 연 4.075%로 마감했다. 연준 기준금리와 비슷한 향방을 보이는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 역시 전 거래일보다 0.107%p 상승한 연 4.245%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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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리인하 시기 지연 가능성에도 흔들림 없는 시장의 기대

일부 전문가들도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역시나 인플레이션 하락세의 둔화 즉, 스티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6일 ‘주요국 경제 및 주요 가격지표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추세적인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으로 미 연준의 피벗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고 있으나, 작년 하반기부터 반등한 주택가격이 시차를 두고 임대료 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면서 물가 상승세 둔화 속도가 기대보다 더딜 것”이라며 “향후 스티키 인플레이션으로 기대보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가 지연되거나 혹은 금리 인상마저 단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물경기가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단 우려도 제기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미국 경제가 견조한 소비를 바탕으로 호황 국면을 유지하고 있으나, 고금리 기조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부터 실물경기가 둔화할 것”이라며 “실제로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기준 샴 리세션 지표는 0.4%p까지 상승했고,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1% 미만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샴 리세션 지표는 실업률 3개월 이동평균치가 직전 1년간 실업률 최저치보다 0.5%p 높으면 경기침체에 진입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샴의 법칙을 지표화한 것이다.

다만 이러한 관측에도 현재 금리선물시장에선 3월 인하 가능성이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은 현재 연준이 1월 동결 후 3월 FOMC에서 금리를 0.25%p 이상 인하할 가능성을 61.4%로 반영 중이다. 이는 전주 대비 약 5%p 하락 수치로, 5월 50bp 인하 확률 역시 56%에 이른다.

시장의 기대에 큰 변화가 없는 이유는 지난해 12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의 부진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3.4%로 월가 예상치(3.2%)를 웃돌았지만, 다음날 발표된 PPI가 전월 대비 0.1% 하락하면서 추후 물가 내림세가 강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됐다. 이에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스 등 일부 금융기관들도 연준의 올해 첫 금리인하 시점을 기존 전망보다 석 달 앞당긴 오는 3월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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