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 문 중국 리스크, 세계 경제 잠식하는 ‘역성장의 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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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성장 고리 끊어낸 애플, 정작 주가는 '하락세'
중국 매출 감소가 주요 원인, 눈앞으로 다가온 '중진국 함정'
대내외 압박 못 견딘 중국, '중국 없는 시장' 대비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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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지난 2022년 4분기부터 이어진 역성장의 고리를 5분기 만에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다만 핵심 시장인 중국 매출이 여전히 부진한 데다 삼성의 야심작인 AI폰 ‘갤럭시24’ 시리즈가 사전 예약에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면서 애플의 올해 성장에 대한 전망에는 아직 물음표가 붙는다.

애플 매출 2% 성장했지만, “중국 리스크는 여전”

1일(현지 시각) 애플은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회계연도 1분기) 1,195억8,000만 달러(약 159조2,805억원)의 매출과 2.18달러(약 2,903원)의 주당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성장한 수치로 월가 전망치인 1,179억1,000달러를 상회했고, 주당순이익 역시 예상치 2.1달러를 웃돌았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신제품 아이폰15 효과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아이폰 매출은 697억 달러(약 93조2,934억원)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인 678억2,000달러를 가뿐히 넘긴 바 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아이폰 매출이 급등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다만 애플의 서비스 부문 매출은 231억2,000만 달러로 예상치인 233억5,0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아이패드 매출 또한 25% 감소한 70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기타 제품으로 분류되는 웨어러블 부문 매출 역시 전년 대비 11% 감소한 119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애플에 ‘직격타’를 날린 건 중국 리스크였다. 애플은 이번 분기 중국에서 208억1,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기록한 239만500만 달러와 비교해 13% 줄어든 수준이다. 중국은 애플에 있어 북미, 유럽에 이은 세 번째로 큰 시장이지만, 지난해 중국 정부가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에게 아이폰 사용 금지 조처를 내리는 등 규제책을 시행하면서 매출이 급락했다.

중국 매출 감소는 애플에 더 큰 후폭풍을 불러올 전망이다. 중국 내 애국소비로부터 출하량 1위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부터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애프터마켓에서 애플의 주가는 이미 하락세를 나타내기 시작했고, 일각에선 올해 애플 출하량이 두 자릿수대로 감소할 것이란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애플 전문 분석가 궈밍치 TF증권 분석가도 “아이폰은 적어도 2025년까지는 디자인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애플의 출하량 모멘텀과 생태계 성장은 당분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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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도 ‘역성장 위기’, 기업 넘어 국가에도 ‘빨간불’

다만 이 같은 ‘역성장 위기’가 비단 애플만의 문제인 건 아니다. 중국 리스크가 가시화함에 따라 중국 시장에 매출의 상당수를 의존하던 글로벌 기업들도 차례로 시련을 겪게 될 전망이다. 실제 ‘중진국 함정’은 이미 눈앞으로 다가왔다. 중진국 함정이란 성장동력이 꺼져 고도성장을 이어갈 수 없는 경제 상황의 도래를 의미한다. 지난해 2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전년 대비 6.3%로 시장 전망치 평균인 7.1%를 한참 밑돌았다. 성장의 양대 축인 소비와 수출이 예상보다 부진한 탓이다. 

대내외적 압박이 심화한 점도 문제다. 먼저 외적으론 미·중 갈등이 중국을 압박했다. 미국과의 패권 경쟁 탓에 월가 투자자들이 중국에 등을 돌린 것이다. 내적으론 부채 누적이 심화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08년 미국의 GDP 대비 총부채가 250%였을 때 중국은 150% 수준에 불과했으나, 2022년 4분기엔 미국 255%, 중국 297%로 상황이 역전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채를 활용해 성장률을 끌어올리면서 축적된 독성이 체외로 드러난 결과다.

대중국 수출로 자국 경제를 견인하던 각 국가들 또한 비상등이 켜졌다. 대표적인 예시가 아일랜드다. 당초 아일랜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연평균 1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켈트의 호랑이’라는 이명까지 붙었지만, 10년간 급속도로 증가한 대중국 수출이 이번엔 오히려 발목을 잡는 모양새가 됐다. 급속 성장의 동력이 됐던 대중국 수출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아일랜드의 대중국 수출 비율은 유럽 내에서도 가장 높은 편이다. 지난해 아일랜드 수출 총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4%로 유럽 내에서 독일(6.8%) 다음으로 높다. 아일랜드 GDP의 2.6%가 대중국 수출에서 나오기도 했다. 2012년 약 20억8,000만 달러(약2조7,000억원) 수준이던 아일랜드의 대중국 수출 규모는 10년 만에 132억 달러(약 17조1,000억원)로 6배 넘게 증가했다. 중국이 경제 위기에 강경 노선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후 중국 리스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시장 다각화 등을 통해 가라앉는 중국 시장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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