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이 이끄는 ‘대환대출’ 금리 인하 경쟁, 이번엔 전세대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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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시달리는 서민들,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에 몰렸다
금리 인하부터 현금성 이벤트까지, 고객 유치 나선 시중은행
시장 경쟁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파격 금리 앞세워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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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고금리 기조로 대출 이자 부담이 가중된 가운데, 지난달 31일 본격 시행된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금융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금리 인하,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등 각 은행의 고객 유인 전략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을 중심으로 고객 유치 경쟁이 점차 심화하자, 업계에서는 한동안 은행권 전반에서 전세대출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2년짜리 전세대출도 ‘갈아타기’

전세대출은 통상 2년간 유지되는 단기간 대출로, 주택담보대출 대비 대환대출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않은 편이었다. 하지만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출시됨에 따라 △아파트 △오피스텔 △빌라 △단독주택 등 모든 주택에 대한 보증부 전세자금대출 상품의 대환이 가능해졌다. 갈아타기 서비스 이용 가능 기간은 기존 전세대출을 받은 후 3개월~15개월, 기존 전세 계약 만기 전 2개월~15일이다. 금융 소비자는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4개의 대출 비교 플랫폼과 14개 금융회사 자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기존 전세대출과 갈아탈 전세대출 상품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주의할 부분은 전세대출을 갈아탈 때 대출 한도는 기존 대출의 잔액 이내로 제한된다는 점이다. 단 전세 임차 계약을 갱신하면서 전세 임차 보증금이 증액되는 경우, 보증기관별 보증 한도 이내에서 해당 임차 보증금 증액분만큼 신규 전세대출 한도를 증액할 수 있다. 기존 대출의 대출 보증을 제공한 보증기관과 동일한 보증기관의 보증부 대출 내에서 갈아타기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편 시중은행은 금리 인하 및 혜택 경쟁을 통해 고객 유치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1일 비대면 전용 전세대출 변동 금리 하단을 4.50%에서 3.90%로 0.6%포인트 인하했다. KB국민은행도 지난달 31일 전세대출 변동 금리 하단을 4.32%에서 3.82%로 0.5%포인트 내리고, 자사 앱으로 전세대출 한도·금리를 조회한 뒤 4월 3일까지 전세대출 갈아타기를 완료한 고객 전원에게 최대 30만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NH농협은행 역시 지난달 29일 금리 하단을 3.98%에서 3.56%로 0.42%포인트 인하하며 금리 경쟁에 참전했다. 신한은행은 오는 3월 29일까지 전세대출 대환 고객 선착순 500명에게 10만 마이신한포인트를 지원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 ‘인터넷은행 대격돌’

오프라인 점포가 없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대환 고객 유치에 더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케이뱅크의 전세대출 대환 신청 접수는 1시간 만에 마감됐다. 금융 소비자의 갈아타기 수요가 몰리자, 원활한 업무 처리를 위해 서비스를 조기에 종료한 것이다. 케이뱅크가 취급하는 전세대출 갈아타기 상품의 한도 2억2,000만원, 금리는 전날 기준 연 3.31~6.01%다. 한도는 비교적 적지만, 금리 하단은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카카오뱅크 역시 파격적인 수준의 금리를 선보였다. 카카오뱅크의 전세대출 한도는 5억원, 금리는 연 3.330~4.615% 수준에 형성돼 있다. 여기에 △혼인 7년 이내 신혼부부 0.1%포인트 △다른 금융사에서 갈아타기 0.1%포인트 등 최대 0.2%포인트 금리우대 혜택이 추가 적용된다. 카카오뱅크 측은 자사가 인터넷은행 중 유일하게 SGI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보유하고 있고, 임대차보증금 제한도 없다고 강조하며 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을 중심으로 ‘전세대출 갈아타기’ 금리 인하 경쟁에 불이 붙은 가운데, 업계에서는 한동안 은행 대출금리가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실제 유사 서비스인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는 1개월 전 시행된 이후 5대 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금리 하단 0.16%p, 금리 상단 0.02%p 인하하는 효과를 냈다(2일 기준 연 3.22~5.33%). 고금리 시대 속 들끓는 대환대출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각 은행이 치열한 시장 경쟁을 펼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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