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적자탈출 시작되나, 프로야구 독점 중계권 효과에 이용자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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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빙 이용자 역대 최대 증가, 나 홀로 상승세
실시간 무료시청 서비스·스포츠 특화 전략 주효
‘프로야구’ 돈 내고 중계 보는 시대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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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티빙

토종 OTT 티빙이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구독료를 20% 넘게 인상했음에도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MAU), 하루활성이용자(DAU) 등에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국내에 서비스 중인 OTT를 통틀어 ‘나 홀로 상승세’다.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 계약 및 실시간 TV 채널 무료 시청 서비스가 상승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티빙은 스포츠 중계 등 서비스 외연 확장으로 내친김에 국내 OTT 생태계 변화를 주도하겠단 목표다. 

두 달 연속 DAU 성장세, 토종 OTT 중 유일

6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의 지난달 MAU는 661만 명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올 1월에 전월 대비 12.6% 증가한 656만 명을 기록한 데 이어 0.8% 더 증가한 수준이다. DAU 증가율은 더 높다. 지난달 DAU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인 165만 명에 달했다. 전월 대비 DAU 증가율은 1월 20.8%, 2월 5.1%다. MAU와 DAU 모두 1월부터 두 달 연속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티빙이 나 홀로 상승세를 보인 배경엔 ‘실시간 TV 채널 무료 시청’ 서비스가 있다. 티빙은 지난해 12월 구독료를 올리는 대신 로그인만 하면 CJ ENM, JTBC 등 TV 실시간 채널을 무료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자연스럽게 티빙을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이었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춘 오리지널 콘텐츠를 꾸준히 내놓은 것도 유입 이용자를 계속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에 보탬이 됐다. 티빙은 올해 들어 ‘환승연애3’ ‘크라임씬 리턴즈’ ‘이재, 곧 죽습니다’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흥행시켰다. 아울러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생중계를 맡으면서 스포츠 마니아도 끌어모았다.

티빙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4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2024~2026년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 계약을 맺었다. KBO리그 경기를 보려면 티빙을 통해야 한다는 얘기다. 티빙은 시범 경기가 열리는 오는 9일부터 다음 달까지 KBO리그 시청 기회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스포츠 중계 특화 전략 통했다

지상파 3사 중계와는 별도로 티빙은 이번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 계약을 통해 뉴미디어 분야 KBO 리그 전 경기(시범경기, 정규시즌, 포스트시즌, 올스타전 등) 및 주요 행사의 국내 유무선 생중계, 하이라이트, VOD 스트리밍 권리, 재판매 사업 권리를 2026년까지 보유한다. 이를 두고 시청자 사이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기존 통신·포털 연합이 유무선 중계권을 보유했을 때 프로야구 시청자들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에서 무료로 경기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프로 스포츠 콘텐츠의 유료 시청은 더는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인 대세가 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TV와 유무선을 합친 프로야구 연간 중계권료가 990억원에 이르면서 10개 구단의 살림살이에도 숨통이 트였다. KBO 사무국은 미디어 기업에서 받는 연간 중계권료 990억원을 3∼4번에 걸쳐 10개 구단에 균등 배분한다. 중계권료 인상에 프로 10개 구단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돈을 내고 프로야구를 보는 대신 프로야구 콘텐츠 활용 폭은 훨씬 넓어졌다는 의견도 있다. 티빙은 2차 저작물 생산은 적극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프로야구 영상 소스를 무단 사용하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다. 상업적 목적이 아닌 숏폼 영상도 단속 대상이었다. 티빙은 10개 구단 하이라이트 영상 소스를 활용해 맞춤형 콘텐츠 제작·공급을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프로야구를 통한 새로운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OTT 업계의 새로운 ‘락인 전략’, 스포츠 중계권

OTT 플랫폼 기업이 스포츠 중계권을 독점하는 사례는 비단 국내뿐만이 아니다. 넷플릭스는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인기 프로그램인 ‘알에이더블유’(RAW)의 독점 중계권을 최근 확보했는데 2025년부터 10년 동안 50억 달러(약 6조6,540억원)를 지불한다. 미국프로축구(MLS)의 경우는 지난해 애플TV(3조3,27억원)와 10년 25억 달러에 중계권 계약을 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또한 연간 10억 달러(1조3,308억원)를 투자해 2022년부터 목요일 밤 열리는 미국프로풋볼(NFL)을 독점 중계하고 있다.

스포츠의 경우 고정 시청층이 있어 OTT 업체에는 매력적인 콘텐츠일 수밖에 없다. 신규 가입자 유입 및 락인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등 포털이 초기 정착기에 무료 뉴스나 스포츠 콘텐츠로 사람을 끌어모은 것과 비슷한 효과를 노리는 셈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2020년 전까지 OTT는 드라마나 예능만을 취급해 왔다. 하지만 드라마나 예능은 투자 규모를 고려하면 위험성이 다분히 있다. 200억원 이상 제작비를 써도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며 “상대적으로 팬층이 강한 프로 스포츠는 위험성이 적다. 프로야구의 경우 8개월가량 이어지기 때문에 시청자를 장기적으로 묶어둘 수 있는 효과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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