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테마 랠리 중 주요 기술 국산화 나선 소부장 업체들도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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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지원받은 HBM 검사장비 업체 '디아이', 주가 440% 폭등
관계자들 "2년마다 선정하는 기술혁신기업 대상 지원이 주효했다" 분석
HBM 랠리에 코스닥 기업 윈팩은 시총 70% 수준 대규모 유상 증자도

엔비디아, ASML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치솟는 가운데 대형언어모델(LLM)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알려진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주식들도 랠리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가 연초부터 시가총액이 30조원나 뛰어올라 130조원대에 안착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에 HBM 관련 주요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소부장 업체들의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HBM용 웨이퍼 테스터 시장에서 국산화에 성공해 검사 장비 내 최대 수혜 업체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디아이의 경우 지난해 12월만 해도 주당 5,500원대 박스권을 맴돌았으나, 18일 종가 기준 주당 24,300원까지 뛰어올랐다. 시가총액은 6천억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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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디아이 홈페이지

가수 ‘싸이’ 아버지 회사에서 HBM 전문 회사로 이미지 탈바꿈

1961년 설립한된 디아이는 국내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다. 한때 가수 ‘싸이’의 아버지 박원호씨가 대주주인 회사로 더 알려졌으나, 이번 HBM 랠리가 본격화되면서 회사 이미지가 180도 바뀌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디아이는 국내 양대 반도체 대기업인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의 주요 납품업체로 꼽힌다. 삼성전자에는 벤더사로 D램과 낸드 번인 테스터를 공급하고 있다. 연결 대상 자회사인 디지털프론티어(DF)는 일본과 미국 업체가 양분하고 있는 웨이퍼 테스터 시장에서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SK하이닉스 협력업체로 메모리 웨이퍼와 번인 테스터를 공급 중이다. 2019년에는 SK하이닉스의 2기 기술혁신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디아이 주가가 랠리를 보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HBM 검사장비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D램 적층이 수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수율을 개선할 수 있는 관련 장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디아이의 HBM용 웨이퍼 테스터는 생산 초기 단계에서 결함 있는 제품을 빠르게 식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를 통해 최종 제품의 품질을 높여 전체적인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다. 특히 DF는 HBM용 특화 장비를 개발하고 있으며 두 가지 기능으로 분리함으로써 웨이퍼 처리 속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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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이의 모니터링 번인 테스터(Monitoring Burn-in Tester)/사진=디아이 홈페이지

HBM 수율 개선용 필수 장비로 자리매김

디아이의 번인 테스트 전문 역량도 주가 부양의 핵심 요소 중 하나다. 번인 테스트는 반도체의 신뢰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과정으로 고성능 컴퓨팅, 자동차, 항공우주 등 신뢰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는 디아이를 포함한 소부장 업체들이 장비를 공급하고 있지만 디아이 측의 기술이 우위에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번인 테스트는 후공정 단계에서 진행하며 반도체 칩이 고온, 고전압 등 극한의 환경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데 사용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DF의 번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재 HBM용 웨이퍼 테스터의 장비 검증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반적인 검사 장비가 아닌 HBM 필수 장비기 때문에 HBM 세대 교체가 진행될수록 해당 장비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간 업계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반도체 번인 테스트 전문 업체로 널리 알려진 일본의 어드반테스트가 생산 능력 한계에 도달한 데다 웨이퍼단 테스트만 진행해 공급하는 탓에 수율이 낮은 점이 문제로 지적돼 온 바 있다.

SK하이닉스 지원이 성장의 디딤돌?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대일 의존도가 높은 주요 반도체 기술의 국산화를 위해 꾸준히 투자해 온 것이 효과를 봤다고 분석한다. SK하이닉스는 대일 관계 악화 전인 2017년부터 국내 소부장 업체들을 대상으로 기술혁신기업들을 선정해 관련 사업을 육성해 왔다. 선정된 기업은 2년간 SK하이닉스과 공동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개발된 제품은 SK하이닉스 생산 라인에서 직접 성능을 평가해 볼 수 있다. 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전략이다. 또 SK하이닉스가 소부장 기업들에 무이자 기술개발 자금을 대출해 주고 제품에 대한 최소구매 물량을 보장했던 부분도 디아이 성장을 견인하는 데 일조했다.

SK하이닉스의 기술혁신기업 지원 덕분에 HBM 관련 주요 기술 제품을 공급하는 회사도 증가하는 추세다. SK하이닉스의 D램 테스트 외주를 담당하고 있는 윈팩은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약 800억원대의 기업이지만, HBM 랠리에 힘입어 지난 2월에 시총 70%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2021년 SK하이닉스와 함께 uMCP(UFS 기반 다중 칩 패키지) 생산을 진행하기도 했던 윈팩은 올해 SK하이닉스에서 약 100억원가량의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부회장)는 지난해 11월 협력사 모임에서 HBM 비전을 설파하면서 “시설투자가 줄어 전반적으로 힘이 들겠지만 함께 헤쳐 나가자”며 협력사 대표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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