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30억 투자해 상권 개발 나선다, 무작정 투자 아닌 적절한 투자 돼야

서울시, 경춘선숲길‧용마루길 대표상권으로 키운다 3년간 상권 당 30억원씩 투자해 시설개선, 상인역량 향상 등 전방위 지원 거액 투자하는 만큼 적절한 곳에 필요한 시설이 형성되도록 전문가 자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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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춘선 숲길/사진=서울특별시50플러스재단

서울시에서 잠재력을 갖춘 골목상권을 서울의 대표상권으로 키울 수 있도록 ‘현지 상표상권 육성사업’을 진행한다.

이번 선정은 2기 상권 지정으로 지난해 4월 1기에 선정된 장충단길, 합마르뜨, 선유로운, 오류버들, 양재천길에 이어 ▲경춘선숲길 ▲용마루길이 추가로 선정되었다.

경춘선숲길·용마루길: 청년 품은 상권으로 조성, 3년간 투자

서울시는 잠재력 있는 골목상권을 선정해 상권당 3년간 최대 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이는 각종 시설과 인프라, 콘텐츠 개발 등 상권 발전에 필요한 다양한 지원을 통해 특색 있는 ‘골목브랜드’를 선보이고,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으로, 로컬브랜드 육성을 위한 사업의 일환이다.

서울시는 이번에 선정된 노원구 경춘선숲길과 용산구 용마루길에 대해 ①시설·인프라 개선 등 ‘하드웨어’ ②콘텐츠·커뮤니티 등 ‘소프트웨어’ ③상권을 변화시킬 창조적 소상공인 양성 등 ‘휴먼웨어’를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경춘선숲길은 일제 강점기 때 우리 민족의 자본으로 만든 최초의 철도시설로 1939년 7월 25일 개통해 2010년 12월 20일까지 운행하고 폐선된 길이다. 서울시에서는 2013년부터 경춘선 철길 근처에 공원을 조성해왔으며 현재 숲길 인근에 7개 대학교가 위치해 이곳을 찾는 유동 인구가 많다.

또 공릉동 도깨비시장이나 국수거리 등 상권의 기본이 이미 갖추어져 있어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앞으로 3년간 자체 발굴 브랜드 ‘사잇(it)길 프로젝트’를 활용해 경춘선숲길을 젊은 상권으로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나아가 청년 상인들이 개발하고 생산한 다양한 제품을 브랜딩해 경쟁력을 높이고, 이 지역 생산제품을 판매하는 ‘독립마트’를 오픈해 운영할 방침이다. 그뿐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공릉동 101’을 통해 상권 내 이벤트와 할인행사 등을 알려 젊은 층의 발길을 끌 것이라고 밝혔다.

용마루길은 용산구 효창동과 마포구 신공덕동을 연결하는 용산 능선 상의 고개로, 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역과 경의선 숲길이 맞닿아 있다. 접근성이 좋아 지역주민은 물론 외부인들이 방문하기에 좋은 위치이다.

서울시는 용마루길이 보행자를 위한 휴식 공간이나 풍부한 녹지 조성이 가능한 점, 다른 지역에 비해 임대료가 저렴해 청년 창업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영업 중인 감성카페와 음식점을 활용해 시민들의 발길을 인도할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청년 사장과 청년소비자를 품은 상권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 복고 열풍으로 전통시장과 노포를 찾는 젊은 층이 많아짐에 따라 인근에 있는 ‘용산 용문시장’과 연계한 다양한 즐길 거리도 마련해 용마루길 상권은 물론 전통시장까지 함께 살리는 상생 안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용마루길(용마루고개)/본사 DB

단계적 골목상권 계획, 상인 교육·조직화·자금 지원 추진

한편 서울시는 상권 조성 기간 3년을 두고 단계별 추진계획을 마련했다. 상권 조성 1년 차인 올해 2023년은 소비자 인식과 수요 파악을 통해 브랜딩 방향을 설정한다.

따라서 서울시-자치구-서울신용보증재단이 함께 상권 이야기를 발굴하고 이를 기반으로 BI(Brand Identity) 개발해 상징성을 확산하며, 골목상권을 대표하는 점포(앵커스토어)를 선정하고 시민 참여 행사와 특색 있는 팝업스토어 운영을 통해 상권의 인지도도 높일 예정이다.

상인들의 경쟁력 강화에 힘쓰기 위해 상권 특성을 반영한 상인 교육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상승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상인 조직화도 지원한다. 또 청년 중심의 로컬 크리에이터 양성과정을 운영해 해당 과정을 이수한 청년들에 최대 3,000만원의 사업화 자금 지원과 최대 1억원의 창업자금도 융자 지원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번에 선정된 2곳에 자원조사를 비롯해 전문가 자문 등을 실시해 상권 특성을 살린 콘텐츠와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사업을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재용 서울시 노동·공정·상생정책관은 “이번에 선정된 2개 상권은 보행 친화 녹색도시, 감성문화도시 등 시정 운영 방향에 맞아, 서울의 매력과 품격을 키울 수 있는 잠재력이 풍부하다”며, “로컬브랜드 상권 육성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대표모델이 되도록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골목상권 살리기, 과감한 투자 좋지만 다각적인 시각도 필요

최근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골목상권 살리기가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지난 2018년부터 ‘상권 르네상스’ 사업이라는 타이틀로 전국의 골목상권 활성화 대책을 시행해 전국 29개 상권을 대상으로 이 사업을 진행해 왔다. 올 하반기부터는 ‘상권 활성화’라는 타이틀로 전국에서 8개 상권을 선정해 지역상권 살리기에 앞장서며, 해당 지역으로 선정되면 5년간 60억원에서 최대 120억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소상공인들의 회복과 재도약을 지원하기 위해 ‘골목경제 회복지원사업’을 공모했다. 서울시 역시 작년 로컬브랜드 활성화 지역 5개 상권을 선정해 3년간 30억원을 투자해 상권 활성화에 나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문성 없이 무분별하게 골목 살리기에 나서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실제로 골목상권 및 식음료 업계의 전문가로 알려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년 안에 망할 것’이라고 평가한 대전 청년구단도 지난 2021년 6월 16일을 끝으로 모든 가게가 폐업했다.

수차례에 걸친 변곡점과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을 통한 성장이 빛을 발하려면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입지 선정부터 신중을 기해야 한다. 나아가 적절한 사법적 도움 역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편의성을 앞세운 온라인 시장, 홈쇼핑 시장의 급팽창이 동네상권, 골목상권 침체의 첫 번째 원인임은 결코 부인할 수 없기에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위한 법적 안전망도 마련해주어야 한다.

3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해 서민들의 숨통을 열고, 특색 있는 서울의 색을 만들어나가는 시도인 만큼 입지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분석을 기반으로 저물어가는 이태원, 부흥하는 홍대 상권을 넘어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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