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日 경찰더러 “우리로 치면 ‘공안’같은”, 양이원영 의원은 어느 나라 국회의원인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대응단 일본 방문 중 경찰에 둘러싸여 양이원영 의원, “우리로 치면 ‘공안'” 발언에 누리꾼 ‘국적이 뭐냐’ 논란 일본 방문에서 실익 없이 ‘공안’ 논란만 키웠다는 비판도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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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6시 ~ 오후 6시 ‘양이원영’, ‘공안’ 관련 키워드 클라우드/출처=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MDSA R&D)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대응단’ 소속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이 국내 방송사와의 인터뷰 도중 일본 경찰 인력을 지칭하며 “우리로 치면 ‘공안'”이라는 표현을 써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공안(公安)’의 사전적인 뜻과 별개로, 공안은 일반적으론 중국의 경찰 인력을 지칭하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7일 양이원영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전날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에 항의차 도쿄전력을 방문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설명 중 양이 의원은 “우리로 치면 공안 같은 사람들이 주변에 삥 둘러서 주시를 하고 있더라”고 말했다. 진행자인 김현정 앵커는 ‘공안은 중국 경찰’이라고 표현을 정정했고, 양이 의원도 바로 실수를 인정했다. 김 앵커는  “중국의 공안 같은 그런 삼엄한 경비 속에서 어제 항의서한 전달하셨다”고 상황을 정리하며 인터뷰를 이어갔으나, 온라인에서는 즉각 비판이 쏟아졌다. 한국 국회의원이 중국인 같은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양이원영 의원/사진=일본 TBS의 저녁 뉴스 프로그램 N스타 갈무리

‘우리로 치면 공안’, 무의식 중 발언이라 더더욱 문제

누리꾼들은 양이 의원이 무의식 중에 한국의 경찰 인력을 ‘공안’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이 더 문제라며 평소 중국에 어떤 정치·역사적 인식을 갖고 있는지 의심된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그간 일부 중국인들은 ‘한국은 과거 중국의 속국이었다’는 주장을 펼쳐왔는데, 앞으로는 그 주장의 근거에 한국의 국회의원도 경찰 인력을 중국인과 같이 ‘공안’이라고 부른다는 억지 논지가 추가될 것을 우려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국 역사에서 치안을 담당하는 현재의 경찰 인력을 ‘공안’으로 부른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다. 조선시대에는 ‘포도청’으로 불리다가 구한말에는 ‘경무청’이라는 표현이 활용됐고, 일제의 통감부가 설치되면서 몇 차례 변경이 있기는 했으나 일제 통감부, 총독부를 거치며 ‘경찰’ 인력을 부르는 명칭으로 ‘헌병’, ‘순사’ 등의 표현이 굳어졌다.

미 군정기에는 다시 경찰로 명칭이 변경됐다. 이후 6·25 전쟁기를 거치며 치안국, 경무국, 경찰국 등으로 부서 이름이 변경되기는 했으나 경찰 이외의 다른 표현을 쓰는 경우는 일반적으로 일제강점기를 겪은 노령층이 ‘순사’라는 표현을 쓰는 정도가 전부였다.

양이 의원은 1971년에 태어나 6·10 민주화 항쟁 이후에 대학을 다녔으므로, 이른바 86세대가 아니라는 점도 누리꾼들의 시선을 끈다. ‘공안’이라는 표현을 쓰거나 듣기 어려운 세대였던 양이 의원이 평소 경찰 인력을 ‘공안’이라는 표현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은 단순한 실수라고 보기 어려우며 주변 환경의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공안 무장/사진=웨이보

경찰 인력은 국민의 공복(公僕)인가? 군림하는 압제자인가?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의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를 거치며 중국의 공안과 달리 한국의 경찰은 더 이상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압제자의 상징이 아니라 국민의 공복(公僕)이라는 인식이 자리잡힌 지 30년이 넘었다는 점도 누리꾼들의 지적 사항이다.

“울면서 무릎을 꿇고 애원할 때까지 때렸다”는 인터뷰를 하는 전직 공안이 있을 만큼 중국에서의 공권력의 지위는 대단히 높은 것이 사실이나, 한국에서는 경찰이 누리꾼들의 조롱의 대상으로 종종 등장할 만큼 압제자보다 친근한 도우미의 이미지로 안착되어 있다.

공권력을 항상 적대시하고 피해야 하는 집단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의 입법을 결정하는 국회의원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 인력을 중국의 공안과 같은 이미지로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 따라 나온다.

7일 오전 6시 ~ 오후 6시 ‘양이원영’, ‘공안’ 관련 키워드 네트워크/출처=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MDSA R&D)

단순한 말실수라고 보기에는 안타까운 발언

여의도 정가에서는 이번 ‘공안’ 발언은 일본 방문을 통해 얻은 실질적 이익이 없다는 여론의 비판에 기름을 부을 만한 큰 실수라는 평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청년 정치인은 “‘공안’ 발언과 더불어 광우병에 대한 ‘괴담’, ‘과학’ 논란과 더불어 이번 발언으로 양이 의원의 전문성에 대한 세간의 의구심만 증폭시켰다”고 사건을 논평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 관계자는 “사소한 실수”라며 구체적인 논평을 피했다.

인터넷 언론, SNS, 커뮤니티 등에서 수집한 빅데이터 여론 분석에서도 이번 ‘공안’ 발언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읽을 수 있다. 양이 의원을 비롯한 대응단이 지난 6일에 일본에 방문한 이후 일본 TBS와 공항에서의 인터뷰, 도쿄전력 본사 앞에서 30분간 서한 제출 및 사진 촬영 이외에 다른 공식적인 절차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따가운 비판이 각종 커뮤니티에서 언급되는 부분(이상 보라색 키워드 그룹)에 ‘공안’이라는 키워드가 추가된 모습이 보인다. 이어 도쿄 현지에서의 원자력 사찰 기구(IAEA) 역량 평가 발언은 ‘괴담’, ‘선동’ 등의 부정적인 키워드(이상 녹색 키워드)와 함께 나타난다.

한편 양이원영 의원은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의 대응단 비판이 일본의 언론을 타고 있다면서 “오히려 여당에서 방류를, 그러니까 동경전력(을) 편드는 것처럼 보이고 있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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