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에 등장한 ‘샤이니 놀이기구’? 관광의 꽃으로 자리 잡은 K-스타 IP

경기도, K-콘텐츠 IP 융복합 제작 지원 사업 ‘렛츠 샤이니 랜드’ 에버랜드서 공개 스타 IP, 단순 MD(굿즈)에서 외국인 눈길 사로잡는 ‘관광 상품’으로 발전 이미 효과 다수 입증된 IP 기반 관광 사업, K-관광의 발전 이끌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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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 IP를 활용한 놀이기구 ‘에브리바디 트위스트’/사진=경기도뉴스포털

K-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끄는 가운데, 스타의 지식재산권(IP)을 관광 상품으로 활용해 외국인의 관광 수요를 흡수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경기도는 9일 ‘2023년 K-콘텐츠 지식재산권 융복합 제작 지원’ 사업의 첫 결과물 ‘렛츠 샤이니 랜드(Let’s SHINee LAND)’ 테마존을 에버랜드에서 공개했다.

K-콘텐츠 지식재산권 융복합 제작 지원 사업은 도내 중소 콘텐츠 기업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국내 유명 5개 지식재산권 보유업체(IP 홀더)와 협력해 진행한다. 관광업계가 꾸준히 K-콘텐츠 IP를 활용한 관광 사업 발전을 요구해 온 가운데, 지자체가 직접 나서 ‘K-관광’ 활성화에 힘쓰는 양상이다.

샤이니 IP 활용한 ‘어트랙션’ 선보여

렛츠 샤이니 랜드는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 ‘샤이니’의 IP를 활용한 에버랜드 놀이기구(어트랙션)로, 아메리칸 어드벤처 구역에서 운영된다. 관광 상품은 ‘하드 락스핀’, ‘롤링딩동’, ‘에브리바디 트위스트’ 등 샤이니 IP를 활용한 놀이기구, 특정 구역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증강현실(AR) 콘텐츠 체험, 상품 수령 등으로 구성돼 있다.

샤이니 데뷔 15주년을 기념해 지금까지 발매된 앨범이 전시된 히스토리 월, 샤이니를 상징하는 다이아몬드 구조물로 꾸며진 포토존도 마련됐다. 유러피안 어드벤처 구역에 있는 포시즌스 가든에선 샤이니의 음악에 맞춘 불빛 공연(뮤직 라이팅쇼) ‘가든 오브 라이츠’를 관람할 수 있으며, 글로벌 페어 구역에 있는 ‘광야샵(KWANGYA@EVERLAND, 광야는 SM 자체 세계관인 SMCU의 핵심 개념)’에서 MD(굿즈)도 구매할 수 있다.

앞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5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넥슨, 스마일게이트, CJ ENM 등 IP 보유 기업 5개사와 협약을 체결, 실력 있는 중소 제작업체가 우수 K-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예산과 IP를 제공한 바 있다. 경기도는 이번 과제를 시작으로 게임 IP를 활용한 오케스트라 공연, TV 예능과 애니메이션 IP를 활용한 메타버스 콘텐츠 등 연말까지 총 12개의 융복합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렛츠 샤이니 랜드 내 굿즈 판매처 ‘광야샵’/사진=경기도뉴스포털

‘굿즈’ 넘어선 스타 IP의 활용

IP 사업이 단순히 캐릭터, 게임 등에 국한되는 시대는 지났다. 기업들은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발굴하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과 같은 글로벌 시장 IP를 키워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의 다양한 스타들 역시 이 같은 ‘IP 산업’의 주축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지금껏 K-스타들의 IP 활용은 대부분 굿즈에 국한돼 있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아이돌 굿즈 산업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스타 IP가 단순 굿즈를 넘어 렛츠 샤이니 랜드와 같은 관광 상품으로 활용되는 사례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K-컬처 열풍 이후 급증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여행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현대백화점의 플래그십 점포인 더현대서울은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스트레이키즈, 뉴진스, 블랙핑크, 에이티즈, 더보이즈 등 인기 K-팝 스타들의 팝업스토어를 연이어 진행한 바 있다. 국내 팬은 물론, 한국 여행을 온 해외 팬의 수요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더현대서울의 팝업스토어는 글로벌 K-팝 팬들 사이에서 ‘K-팝 성지’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9월에 진행된 뉴진스 팝업스토어에는 1만7천 명이 넘는 팬들이 방문했으며, 운영 마지막 날에는 영업 종료를 4시간 앞둔 시점에 입장 예약이 마감되기도 했다. 더현대서울은 앞으로도 아이돌 그룹 데뷔 및 컴백, 영화, 드라마 등 K-컬처와 관련된 이색 팝업스토어를 통해 관광 수요를 흡수해 나갈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에 열린 뉴진스 팝업스토어/사진=어도어

‘IP 관광’의 발전 가능성

IP를 활용한 관광 상품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2003년 일본에서 ‘욘사마 열풍’을 불러일으킨 드라마 겨울연가는 춘천시의 관광 시장에 봄바람을 불어넣었다. 드라마 촬영의 주 무대였던 남이섬을 비롯한 춘천 시내 곳곳에 겨울연가를 감명 깊게 시청한 일본인 관광객들이 몰린 것이다. 춘천 닭갈비 골목, 스키장 등 드라마 속에 등장한 장소들이 속속 관광 상품화되며 인기를 끌었다.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IP는 ‘관광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농구 만화 ‘슬램덩크(SLAM DUNK)’가 일본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의 대표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가마쿠라시 에노덴은 애니메이션 오프닝에 등장하는 ‘건널목’의 모티브가 된 장소로, 사시사철 슬램덩크 팬들의 ‘성지순례(특정 작품의 모티브가 된 장소에 실제 방문하는 것을 칭함)’ 장소로 사랑받고 있다.

관광업계는 꾸준히 K-팝, 드라마·영화 등 스타 IP을 관광 사업에 접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번 경기도의 K-콘텐츠 지식재산권 융복합 제작 지원 사업은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IP와 관광 사업의 융합을 지원하는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차후 K-컬쳐의 성장에 발맞춘 IP 기반 K-관광의 성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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