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에셋도 팔린다” 삼성 계열사 몸담은 오피스, 줄줄이 새 주인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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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람코자산신탁, 최근 더 에셋 매각자문사 선정
첫 삽 뜬 순화동 삼성타운, '강남 삼성타운' 시대 저무나
핵심 부동산 매각 이어가는 삼성, 오피스 부동산 시장 '격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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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계열사가 몸담은 서울 시내 소재 부동산 자산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삼성생명 종로타워 △삼성생명 본관 △삼성화재 본관 △삼성SDS타워 등 삼성 측의 핵심 부동산이 줄줄이 새 주인을 찾은 가운데, 최근 들어서는 서울 강남업무지구(GBD) 랜드마크로 꼽히는 ‘더 에셋(The Asset, 과거 삼성물산 서초사옥)’의 매각전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속도 붙은 ‘더 에셋’ 매각 시도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달 중 삼성화재 본사가 입주한 더 에셋 오피스빌딩의 매각자문사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W)와 세빌스코리아를 낙점했다. 더 에셋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지하 7층~지상 32층 규모 건물로, 연면적 8만1,117㎡(2만4,538평)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GBD 우량 오피스 자산들의 평균 매각가 △강남역 초역세권 입지 △우량 임차인 등을 고려, 매각가가 3.3㎡당 4,000만원 중후반대에 이를 것이라 추산하고 있다.

더 에셋은 2007년 12월 준공된 뒤 줄곧 삼성물산 산하 건물이었으나, 지난 2018년 9월 코크렙43호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코크렙43호리츠)를 통해 코람코자산신탁의 품으로 넘어갔다. 당시 매각가는 7,484억원으로 국내 오피스 거래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내년 하반기 더 에셋을 담고 있는 코크렙43호리츠가 청산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코람코자산신탁이 최적의 매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매각에 나섰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삼성화재 이전설’이 매각 부추겼다?

일각에서는 삼성화재의 2026년 본사 이전 전망이 코람코자산신탁의 자산 매각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해 삼성 측은 ‘순화동 삼성타운’의 첫 삽을 뜬 바 있다. 순화동 삼성타운은 서울 중구 순화동의 옛 중앙일보 본사 일대에 축구장 30배 크기 연면적(21만4,735㎡)의 대규모 복합 건축물을 신설하는 사업으로, 오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순화동 삼성타운이 완공되면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삼성그룹의 금융 계열사들이 줄줄이 본사를 옮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강남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타운의 시대가 저물고, 삼성의 중심축이 다시금 강북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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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에셋 타워/사진=코람코자산신탁

더 에셋의 안정적 입주자인 삼성화재가 순화동으로 이전하며 공실이 발생할 경우, 더 에셋의 투자 가치 역시 미끄러질 가능성이 크다. 코람코자산신탁이 삼성화재를 잃기 전 선제적으로 더 에셋 빌딩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코람코자산신탁 측은 삼성화재 본사 이전이 매각 판단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팔려나가는 삼성 부동산

주목할 만한 부분은 더 에셋 외에도 삼성 계열사가 몸담은 서울 시내 핵심 부동산들이 속속 새 주인을 찾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 말 삼성생명은 서울 종로2가 종로타워를 약 3,000억원에 팔아치웠고, 2016년엔 태평로2가 삼성생명 본관(5,800억원)과 을지로 삼성화재 본관(4,400억원)을 각각 부영그룹에 매각했다. 2018년에는 삼성물산이 서울 금천구 가산동 물류센터를 2,300억원에 처분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 잠실 삼성SDS타워가 8,500억원에 KB자산운용의 손에 넘어갔다. 삼성SDS타워는 지상 30층, 지하 7층, 연면적 9만9,536.9㎡ 규모의 건물로, 현재 삼성SDS가 전체 오피스를 임차해 본사 사옥으로 사용 중이다. 임대차만기일은 10년 후인 2034년 6월 30일이다. 최소 10년 동안 공실 우려가 없는 우량자산인 셈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을 중심으로 한 오피스 부동산 시장 격변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최근에는 부동산을 여러 채 갖고 있어 봐야 (기업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목소리가 크다. 삼성 역시 일찌감치 자산을 매각해 신사업 성장 동력원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 계열사들이 줄줄이 경기도 남부, 강북 등으로 중심축을 옮기고 있지 않나. 관련 시도가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손바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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