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인구 줄어드는데” 미신 믿고 결혼 피하는 중국인들, 당국은 ‘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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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은 과부의 해다? 중국 SNS 달군 '봄이 없는 해' 미신
"결혼 줄어들면 안 된다" 다급히 여론 진화 나선 중국 당국
결혼·출산 기피 심화하며 인구 감소세, 중국 '인구 패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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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소셜네트워크(SNS)를 중심으로 2024년은 결혼하면 불운이 찾아오는 ‘과부의 해’라는 속설이 돌고 있다. 입춘(立春, 24절기 중 하나)이 음력 설보다 빠른 속칭 ‘봄이 없는 해’에는 결혼을 해서는 안 된다는 황당한 미신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저출산 현상 심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국 정부는 추가적인 혼인·출산 감소를 막기 위해 직접 ‘여론 진화’에 뛰어들었다.

‘과부의 해’에는 결혼 않는다?

2024년의 음력 설은 입춘보다 늦고, 2025년의 음력 설은 입춘보다 빠르다. 음력 기준 2024년 1월 1일과 2025년 1월 1일 사이에는 입춘이 없는 셈이다. 한자 문화권에서는 이 같은 해를 흔히 봄이 없는 해(무춘년, 無春年) 혹은 과년(寡年)이라고 칭한다. 문제는 중국 내에서 과부(寡婦)를 연상케 하는 과년이 ‘과부의 해’로도 통한다는 점이다. 다산과 풍요를 의미하는 봄이 오지 않으면 자손이 번성할 수 없다는 전통적인 사고관 역시 이 같은 속설에 힘을 실었다.

이 같은 미신은 최근까지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 중국 SNS 각지에서는 봄이 없는 해에 결혼을 하면 남편이 요절하고 여자가 과부가 되며, 자식도 낳지 못한다는 속설이 확산했다. 비과학적인 미신으로 인해 국민들 사이 혼인·출산 관련 여론이 악화하자, 중국중앙TV(CCTV)는 “봄이 없는 해와 불운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보도를 전하며 “입춘이 없는 음력 해는 드물지 않다. 2019년과 2021년에도 음력 해에 입춘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행정안전부 격인 중국 민정부 역시 “해당(과부의 해) 문제에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밝히며 대응을 시사했다.

당국이 직접 여론 진화에 나선 것은 중국에 불어닥친 ‘인구 위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중국의 인구는 61년 만에 하락 추세로 전환한 바 있다. 저출산 심화의 증거로 꼽히는 ‘인구 데드크로스(dead-cross, 출생자 수보다 사망자 수가 많아지며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현상)’가 발생한 것이다. 이 같은 인구 감소 추이는 2023년까지 이어졌고, 중국은 결국 오랜 기간 지켜왔던 ‘세계 인구 1위’의 자리를 인도에 내주게 됐다.

결혼도 출산도 싫다, 지쳐버린 중국 청년들

중국 출산율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청년층의 결혼 기피가 지목된다. 중국의 혼인신고 건수는 2013년 1,346만9,000건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중국 민정부에 따르면 2022년 중국 혼인신고 건수는 2021년 대비 10.6% 줄어든 683만5,000건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결혼 수요가 급감했던 2020년과 유사한 수준의 감소폭이다. 경제 침체 기조로 인해 사회 전반이 여유를 잃은 가운데, 청년층을 중심으로 결혼이 필수적인 것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하며 결혼 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혼인 건수가 줄어들자 출산율 역시 자연히 낮아지는 추세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작년 중국의 출생 인구는 902만 명으로, 2022년(956만 명)에 이어 2년 연속 1,000만 명을 밑돌았다. 2016년 둘째 자녀 출산 허용, 2021년 셋째 자녀 출산 허용 등 당국의 출산 장려 정책이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저출산 현상 심화의 원인으로는 △높은 양육비 부담 △여성의 경력 단절 우려 △청년층의 불안정한 수입 등이 지목된다.

중국 정부 역시 위기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센터는 최근 발표한 ‘중국발전보고 2023′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노동연령인구·전체 인구가 정점을 기록한 뒤 감소세에 접어들었으며, 출산율 회복이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제시한 바 있다. ‘봄이 없는 해’가 지난 뒤에도 인구 감소 칼바람이 가시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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