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밖에 못 받는다니” 대기업 휩쓴 ‘성과급 삭감’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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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줄줄이 삭감하는 국내 대기업, 직원들은 '격분'
LG에너지솔루션·현대자동차·삼성전자 등 후폭풍 휘말려
현금 성과급 대신 RSU 택한 한화, 경기 침체기 대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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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앞두고 산업계 곳곳에서 ‘성과급’ 관련 분쟁이 불거지고 있다. 경기 침체로 인해 산업계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비용 절감이 절실한 사측과 높은 급여를 보장받고자 하는 근로자의 이해관계가 충돌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대자동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 △삼성전자 등 성과급에 따라 급여 수준이 크게 달라지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갈등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성과급 더 달라” 불만 표출하는 대기업 직원들

현재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은 ‘경영 목표 명확하게 성과 보상 공정하게’, ‘피와 땀에 부합하는 성과 체계 공개하라’ 등 성과급 관련 구호를 앞세워 트럭 시위를 진행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혜택인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이익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 관련 이익을 성과 지표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호실적이 AMPC 이익으로 인한 ‘일시적’인 성과일 뿐이라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기본급의 870%, 최대 900%에 달했던 LG에너지솔루션의 성과급은 올해 기본급의 340∼380%, 전체 평균 362%까지 줄었다. 이에 분노한 직원들은 사측이 IRA에 따른 이익금을 재무제표상 이익으로 구분했음에도 불구, 성과급 산정 시에는 해당 금액을 제외해 비용을 절감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해 준수한 실적을 거둔 현대자동차 내부에서도 성과급 확대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현대자동차 직원들은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54% 증가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둔 만큼, 이에 부응하는 특별성과급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지난 2일 사측에 “2023년도 최대 성과에 대해 공정한 분배를 하라”며 특별성과급 요구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기아 노동조합 역시 지난 7일 공문을 통해 사측에 특별성과급을 공식 요청하고, 오는 13일부터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대기업 성과급 체계의 ‘지각변동’

삼성전자도 ‘성과급 삭감’의 후폭풍을 피해 가지 못했다.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초과이익성과급(OPI) 예상 지급률은 0%다. OPI는 소속 사업부의 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를 초과 달성했을 경우,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매년 한 차례 지급하는 성과급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DS부문의 영업이익 목표가 13조원 안팎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해야 성과급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삼성전자 DS부문은 지난해 △1분기 4조5,800억원 △2분기 4조3,600억원 △3분기 3조7,500억원 △4분기 2조2,000억원 등 총 14조8,8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OPI를 아예 지급받을 수 없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든 것이다. 문제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직원들이 거의 매년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챙겨왔다는 점이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OPI가 사실상 ‘연봉의 일부’라는 인식이 자리 잡을 정도였다. 하지만 연이은 영업적자로 상황은 뒤집혔고, DS부문 직원들은 평소 연간 수익의 3분의 1을 잃어버리게 됐다.

한편 2020년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RSU(Restricted Stock Units, 양도제한조건부주식)를 도입한 한화그룹은 내년부터 성과급을 주식으로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기업의 장기 성장,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전 계열사 팀장급 직원까지 ‘RSU 선택형 제도’를 확대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RSU는 주식을 주기로 약정한 뒤 일정 기간 이후 지급하는 제도다. 회사 실적이 성장해야 미래의 RSU 가치도 올라가는 만큼, 우수 인재 이탈을 막고 근로 의욕을 고취하는 효과가 있다. 이어지는 경기 침체 기조 속 산업계 전반의 위기가 가시화하는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차후 한화그룹과 같이 스톡옵션·RSU 형식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기업이 점차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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