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원 떠난 KG모빌리티, ‘턴어라운드’ 성장세 이끌어갈 새 대표이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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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리티 정용원 대표이사, 횡령 논란으로 자리서 물러나
"공석 누가 채울까" 엄기민 사장 등 후보자로 거론돼
지난해 실적 개선 흐름 뚜렷, 경영 체제 변화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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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리티가 정용원 대표이사의 후임자 선임에 나선다. 쌍용자동차 시절 횡령 이슈에 휘말린 정 대표이사가 사의를 표명하며 공석이 발생한 탓이다. KG모빌리티가 KG그룹 인수 1년 만에 ‘턴어라운드(흑자전환)’에 성공한 가운데, 관련 업계는 차후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갈 ‘대표이사 후보자’들에게 주목하고 있다.

정용원 대표이사의 사의 표명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G모빌리티는 내달 1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사내이사 2인의 선임안을 다룰 예정이다. 정 대표이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함이다. 정 대표이사가 자리에서 물러난 배경에는 쌍용자동차 시절 발생한 부정·비리 의혹이 있다. 지난 2022년 8월 KG그룹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던 쌍용자동차를 인수했다. 이후 같은 해 9월부터 쌍용자동차 경영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곽재선 KG그룹 회장, 쌍용자동차 관리인을 역임하며 기업 회생에 힘썼던 정 대표이사가 나란히 쌍용자동차를 이끌게 됐다. 지난해 3월에는 쌍용자동차의 사명이 현재의 KG모빌리티로 변경됐다.

정 대표의 횡령 논란이 발생한 것은 지난달이었다. 지난달 19일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경기도 평택시 소재 KG모빌리티 본사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정 대표이사와 임직원이 저지른 업무상 횡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이와 관련 KG모빌리티 측은 “압수수색 관련 혐의 내용은 쌍용차 시절(2016~2018년)에 발생했던 몇몇 개인의 부정·비리 사실에 대한 의혹”이라며 “KG모빌리티는 기업회생절차를 진행하면서 채무관계 등이 완벽하게 정리된 ‘클린 컴퍼니(Clean Company)’로, 이번 (횡령) 사건과 전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같은 달 21일 정 대표이사는 압수수색 건과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대표와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회사 측에 전달했다. 당시 KG모빌리티 측은 “정 대표가 압수수색 이후 대표 및 등기이사직 사의를 표명했다”며 “경영 권한은 내려놨지만, 그가 맡아 진행하던 일은 마무리될 때까지 계속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빈자리 채울 ‘대표이사 후보자’

업계는 정 대표이사의 후임자 선임 과정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신임 대표 후보로는 현재 KG모빌리티 사내이사를 역임하고 있는 엄기민 KG모빌리티 경영지원부문장(CFO) 겸 사업지원본부장(사장)이 거론된다. KG모빌리티가 전신인 쌍용자동차(쌍용차)의 흔적을 지우는 데 힘쓰고 있는 만큼, 곽 회장의 최측근인 엄 사장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KG모빌리티의 핵심 과제가 ‘재무구조 정상화’라는 점 역시 CFO인 엄 사장에게 호재다.

내달 KG모빌리티 신임 사내 이사로 합류 예정인 황기영 해외사업본부장(전무)과 박장호 생산본부장(전무)도 대표이사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황 전무는 현대차에서 글로벌사업전략팀장과 영국법인장, 러시아판매법인장(HMCIS)을 역임한 인물로, 지난해 1월 KG모빌리티 유럽·러시아사업부장(전무)으로 입사했다. 또 다른 후보인 박 전무는 쌍용자동차 시절부터 생산혁신팀장, 생산혁신 담당, 노무 담당 등으로 근무해 왔으며, 2021년부터 생산본부장을 역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KG모빌리티가 3인 대표이사 체제를 채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흘러나온다. 곽 회장과 엄 사장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고, 추가적으로 자동차 산업의 업황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경험자가 경영 일선에 설 것이라는 시각이다. 실제 KG모빌리티 정관에 따르면 대표이사는 최대 3인까지 선임 가능하다. 다만 KG모빌리티 측은 신규 대표이사 선임 관련 사항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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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리티 ‘토레스’/사진=KG모빌리티

흑자 전환 성공, 미래 성장 누가 견인할까

관건은 경영 체제 변경이 차후 KG모빌리티의 성장에 미칠 영향이다. 지난해 KG모빌리티는 KG그룹에 인수된 이후 1년 만에 턴어라운드에 성공, 준수한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KG모빌리티의 별도 기준 50억원(약 37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 지난 2007년 이후 16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조7,800억원(약 28억 달러)으로 전년 대비 10.4% 성장했으며, 당기순이익은 1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차량 판매량도 11만6,099대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으며, 이 중 수출 판매량은 5만2,754대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4년(7만2,011대) 이후 9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토레스(TORRES)를 중심으로 유럽과 중남미, 아시아·태평양 지역 등에서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한 결과다. 토레스는 KG모빌리티에서 2022년부터 생산하는 중형 SUV이자, 쌍용자동차의 이름으로 출시된 마지막 차량이다.

창사 70년을 맞이한 KG모빌리티는 올해를 백년대계를 위한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생산성 향상 등 내부 체질 개선에 힘쓰겠다는 포부를 밝힌 상태다. KG모빌리티 브랜드를 국내외 시장에 견고하게 안착시키는 한편, 전기 픽업트럭 등 각종 신차 개발과 신시장 개척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정 대표이사의 빈자리를 채울 신임 대표이사는 KG모빌리티 내 ‘변화의 바람’을 이끌어갈 책무를 짊어지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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