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트웨이브 잔여 지분 공개매수 나선 MBK파트너스, 매각 가시화에 ‘다나와’ 경쟁력도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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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 커넥트웨이브 지분율 87%까지 올린다
네이버·쿠팡 등에 밀린 커넥트웨이브, 시장 인식도 '뚝뚝'
"다나와 등 트래픽 견조한 수준, 차별화된 입지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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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이커머스 플랫폼 커넥트웨이브의 잔여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를 추진한다. 창업자 지분과 자사주를 제외한 주식을 모두 인수한 뒤 자발적 상장폐지 절차를 밟을 계획으로, 매각 작업에 박차를 가하겠단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시장에선 커넥트웨이브의 매각이 이뤄질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최근 1세대 이커머스 기업 다나와 등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만큼 부정적인 의견이 적지 않긴 하나, 시장 일각에선 여전히 견조한 트래픽을 유지하고 있음을 근거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이들도 포착되고 있다.

MBK파트너스, 커넥트웨이브 지분 공개매수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설립한 투자목적회사 ‘한국이커머스홀딩스이호주식회사’는 이날부터 내달 24일까지 커넥트웨이브 보통주 1,664만7,864주(잠재발행주식 총수의 29.61%)를 주당 1만8,000원에 공개매수한다. 공개매수 가격은 공개매수일 직전 1개월 및 3개월 동안의 거래량 가중산술평균주가 1만4,308원 및 1만4,685원에 각각 25.8%와 22.6%의 프리미엄을 적용한 결과다. 커넥트웨이브는 총거래액(GMV) 13조원, 월간활성이용자수(MAU) 2,000만 명 규모의 대형 커머스 플랫폼으로 △다나와 △해외 직구 플랫폼 몰테일 △가격 비교 플랫폼 에누리닷컴 등을 운영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커넥트웨이브의 창업자인 김기록 대표가 소유한 주식 522만6,469주(지분율 9.29%)와 자사주 697만4,871주를 제외한 잔여 주식 모두를 취득한 뒤 자발적 상장폐지를 거쳐 커넥트웨이브를 비상장사로 만들 계획이다. 공개매수 응모율과 관계없이 응모한 공개매수 주식은 전부 매수한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 측은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각 작업을 위한 의사 결정을 더 용이하게 진행하겠단 게 주목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이커머스홀딩스를 통해 커넥트웨이브 주식 1,819만9,803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특수관계자를 포함한 지분율은 58%다.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잔여 지분을 모두 매수하면 MBK파트너스가 한국이커머스홀딩스를 통해 보유하게 되는 커넥트웨이브 주식은 4,925만5,606주로 지분율이 87.6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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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여부에 ‘관심 집중’, “부진한 성과가 발목 잡을 수도”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시장에선 향후 커넥트웨이브가 매각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커넥트웨이브는 지난 2022년 다나와가 코리아센터를 역합병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코리아센터 측은 “이커머스 시장 내 생태계를 주도하기 위해 양사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방법론으로서 합병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방대한 양의 온라인 상품 DB를 구축해 상품 DB, 시장·소비자 트렌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이커머스 솔루션 컨설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피력하기도 했다. 양사 데이터 역량 통합이 신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읽히는 대목이다.

목표 실현을 위한 노력도 꾸준히 이어 왔다. 대표적인 예가 ‘VS검색’ 모바일 버전 출시다. VS검색의 가파른 이용 증가세에 발맞춰 모바일 버전을 출시해 영향력 제고 기회를 놓치지 않은 것이다. VS검색 서비스에 커넥트웨이브의 생성형 AI인 플레이(PLAi)를 결합해 한층 고도화된 검색 기회를 제공하겠단 청사진도 제시했다. 자연어 검색을 통해 VS검색 결과를 호출할 수 있도록 하겠단 것으로, “100만원대 이하의 가성비 노트북 추천해 줘”라고 검색하면 관련 제품을 자동으로 추천하고 각 제품의 특장점과 비교 정보를 바로 화면에 띄우는 방식이다. VS검색은 검색 한 번으로 여러 제품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다나와의 비교 검색 기능으로, 비교하고 싶은 제품명 사이에 ‘VS’를 넣어 검색창에 입력하면 자동으로 비교 항목을 분석해 결과를 나열해 준다.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시장에선 커넥트웨이브의 매각 가능성에 물음표를 제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커넥트웨이브가 성장 정체와 역성장 위기를 맞으면서 하락세를 가시적으로 드러낸 바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커넥트웨이브는 2023년 2분기 기준 다나와, 에누리 등이 포함된 데이터 커머스 부문, 몰테일이 포함된 크로스보더 커머스 부문에서 각각 전년 대비 14%씩 역성장한 6,000억원, 541억원의 거래액 실적을 보였다. 메이크샵, 마이소호, 플레이오토 등이 포함된 이커머스 솔루션 부문에서도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1% 성장하는 데 그치면서 정체기를 겪었다.

특히 격화된 경쟁 상황은 커넥트웨이브 위기론을 한층 끌어올렸다. 예컨대 몰테일은 초기 한국까지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는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으로서 쇼핑몰의 주문을 현지 배송대행지에서 대신 받아서 한국까지 발송을 대행하고 중간 수수료를 받는 사업 모델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는데, 최근엔 한국까지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서비스를 직접 연결한 해외 플랫폼이 늘어나는 추세다. 당장 아마존, 알리익스프레스, 쿠팡 등 잘 알려진 플랫폼 기업들은 이미 연계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다나와, 에누리 등 가격 비교 플랫폼이 네이버에 밀린다는 점도 악재다. 네이버는 압도적인 포탈 트래픽을 바탕으로 제휴몰의 상품 DB를 확보하면서 커머스를 급성장시켰다. 여기에 자체 운영 플랫폼까지 추가하면서 57만 명이 넘는 국내 최대 셀러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커머스 DB로는 자타공인 국내 1위 플랫폼으로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지난 2021년 실적을 대폭 늘리며 연일 주가 신고가를 기록하던 다나와에 대한 시장 인식이 점차 저하한 배경이다.

일각선 긍정평가도, “다나와 트래픽 여전히 견조”

다만 그럼에도 커넥트웨이브의 경쟁력에 손을 들어주는 이들도 적지 않다. 다나와 등 플랫폼이 일정 트래픽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단 이유에서다. 실제로 2022년엔 MAU를 크게 늘리면서 약진을 이루기도 했다. 커넥트웨이브에 따르면 2022년 다나와의 모바일 평균 MAU는 728만 명이었는데, 이는 2021년(588만 명) 대비 23% 증가한 수준이다.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이후 타 플랫폼이 부진을 면치 못하던 때 홀로 성장을 이룬 행보는 시장에서 다나와의 입지를 재설정하는 계기가 됐다.

다나와가 주력하는 상품이 전자기기 및 부품이라는 점도 긍정 평가 요인이다. 기본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전자기기를 구매할 땐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등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낮은 중국 플랫폼보단 국내 플랫폼을 이용하려는 이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통상 다나와의 단점으로 작용하던 복잡한 비교검색 기능도 전자기기 구매자에겐 장점으로 승화된다. 가격 비교 방식이 복잡하다는 건 검색의 디테일과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한데, 이는 전자기기 및 부품 구매자에 있어선 실보다 득이 크다. 이렇다 보니 인터넷 커뮤니티 등지에선 “전자제품 구매는 네이버보다 다나와가 더 낫다”는 언급도 거듭 나온다. 커넥트웨이브에 대해 “과거의 영광에 비해 부진한 건 사실이나 여전히 나름의 입지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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