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매 건수 증가세, 서울은 낙찰가율도 90% 넘겼다? ‘공급 부족’ 리스크 가시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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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경매 시장 나온 영끌족 매물, 경매 건수 3년 5개월 만에 최다
거듭 오르는 낙찰가율, 서울은 1년 8개월 만에 90% 선 넘기기도
시장 변화 원인은 공급 부족 리스크? 가격 불안 현실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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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속에 아파트 경매 물건이 늘면서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가 3년 5개월 만에 월 3,000건을 넘어섰다. 낙찰가율도 점차 올라 서울 기준 낙찰가율이 1년 8개월 만에 90% 선을 넘기기도 했다. 주택 공급 부족에 따라 전세 가격이 오르면서 낙찰가율도 덩달아 오름세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아파트 경매 건수 18% 증가

9일 지지옥션이 발표한 4월 기준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3,144건으로 전월(2,663건) 대비 18.1% 증가했다. 월 경매 건수가 3,000건을 넘어선 건 2020년 11월(3,595건)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이외 낙찰률은 40.6%로 전월(35.3%)보다 5.3%p 상승했고, 낙찰가율도 86.1%로 전달(85.1%) 대비 1.0%p 올랐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기조 속에 이자 부담을 버티지 못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은 사람)들이 아파트를 경매 시장에 내놓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351건으로 2015년 6월(358건) 이후 8년 10개월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낙찰률은 45.3%로 전월(34.9%)에 비해 10.4%p 급상승했는데, 한 차례 유찰됐던 아파트가 다수 소진되면서 낙찰률이 크게 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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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찰가율도 오름세 이어가

이 같은 아파트 경매 지표에서 시장이 주목하는 건 낙찰가율이다. 서울 기준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80.1%까지 하락했던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 1월 86.2%로 부쩍 올랐다. 2월에도 1.0%p 상승한 87.2%를 나타내며 2022년 10월(88.6%) 이후 16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3월엔 85.9%를 나타내며 소폭 하락했으나, 바로 다음 달인 4월 상술했듯 오랜만에 90% 선을 넘기면서 오름세를 유지했다.

서울 외 지역의 증가세도 눈에 띈다. 경기 지역에선 4월 아파트 경매가 전달(577건) 대비 12.7% 증가한 650건 진행됐는데, 이달 낙찰률은 47.4%로 전월보다 3.9%p 상승했고 낙찰가율은 87.7%로 전월 대비 0.4%p가 올랐다. 지방 5대 광역시에선 대전과 대구의 아파트 낙찰가율이 상승했다. 대전의 4월 낙찰가율은 87.7%로 전월(84.5%) 대비 3.2%p 상승하며 석 달째 오름세를 보였다. 대구의 경우 낙찰가율이 85.4%로 전월(82.9%)보다 2.5%p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주택 공급 부족 심화, “가격 불안 현실화할 수도”

이처럼 낙찰가율 오름세가 지속되는 건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한 탓이다. 공급 부족에 따라 전세 가격이 오르다 보니 낙찰가율도 자연스럽게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첫째 주(6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지역 전세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09% 올랐다. 지난해 5월 넷째 주 이주 51주 연속 오른 셈이다. 수도권 역시 지난주(0.07%)보다 이번 주(0.08%)에 더 올랐다. 지방 전세의 경우 동기간 전주(0.01%)보다 큰 0.02%를 기록했다.

입주 물량도 절벽 수준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입주 물량은 올해 1만여 가구에서 내년 3만5,000여 가구로 늘어나지만, 2026년엔 3,255가구, 2027년엔 4,361가구로 점차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입주량이 1만 가구를 밑도는 건 관련 통계 공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신규 사업 착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은 사실상 ‘0’에 수렴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금융권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토지비와 초기 사업비로 활용하기 위해 조달하는 단기 고금리 상품인 브리지론은 단 한 건도 성사된 바가 없다. 대형 건설사 10곳 중 7곳이 올 1분기 정시사업 수주를 하나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선 주택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불안이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서울 아파트 분양가 상승세가 거듭되고 있단 점도 불안감에 무게를 더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의하면 지난 3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기 대비 23.9% 급등했다. 같은 뉴타운 내 물건임에도 6개월 뒤 선보인 아파트 분양가가 21.9% 더 오르는 현상이 포착되기도 했다. 실체 없던 공급 부족 리스크가 점차 가시화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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