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閣下] 2/27 인사검증, 이제는 자녀의 학폭도 문제가 되는 시대가 왔다

정순신 변호사, 자녀 학폭 논란에 국가수사본부장 자진사퇴 대법원까지 상고하며 자녀 보호한 정 변호사 2차 가해자라는 평도 향후 尹정부 인사 검증에 자녀 학폭 포함, 난항 예상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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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순신 변호사, 국가수사본부 합성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정순신 변호사가 자녀의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지자 임기 시작을 불과 하루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다.

정 변호사는 25일 입장문을 통해 “아들 문제로 국민들이 걱정하는 상황이 생겼고 이런 흠결을 가지고서는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중책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했다.

2월 26일 ‘대통령’ 연관 키워드 네트워크/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인사 검증에 자녀의 학폭까지 문제가 되는 시대

그간 인사 검증에 자녀의 군 복무, 음주운전, 성매매 등이 문제가 되는 일은 비일비재했다. 지난 1997년 대선 때 이회창 후보는 자녀의 군 복무 회피 의혹으로 결국 국민의 선택을 받는데 실패했고 이후 자녀의 군 복무 문제는 두고두고 공직자들의 발목을 잡았다. 아버지가 승진하기 위해 자식이 억지로 군대에 가는 웃지 못할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는 장제원 의원의 자녀가 음주운전 논란이 일기도 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의 경우 자녀의 성매매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자녀들의 일탈행동이 부모의 정치적 성공에 장애물로 작용할 수도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번 정순신 변호사 사퇴 사건은 이제 본인의 도덕성을 넘어 자녀의 도덕성까지 문제가 되는 점이 아이돌, 배우들의 성공과 같은 방식으로 ‘학폭’ 문제에까지 이르렀음을 확인시켜준다. 물론 정순신 변호사가 자식의 대학 진학을 위해 고의적으로 대법원까지 상고를 이어가며 법적 분쟁을 벌였던 의혹이 짙은 점, 그런 장기간의 법적 절차로 피해 학생이 2차 가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점 등이 고려 대상에 포함돼야 하는 것은 맞으나, 자녀의 일탈 행동 중 ‘학폭’이 문제가 되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간 아이돌, 배우, 인기 인플루언서 등 대중의 시야를 한 몸에 받아 금전적인 이득을 얻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학폭이 논란이 된 경우는 많았다. 그러나 자녀의 학폭이 정치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올라가는 것을 막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에 더더욱 의미가 있는 것이다.

2월 26일 ‘대통령’ 연관 키워드 중 ‘아들’ 중심 네트워크/출처=㈜파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

향후 윤석열 정부의 인사 검증에도 난항 예상돼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그간 정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비롯한 주요 주제들이 주요 관심사 밖으로 밀려나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직접 연관된 키워드로 ‘아들’, ‘장관’, ‘정순신’, ‘순신’, ‘변호사’ 등(이상 하늘색 키워드)이 등장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사건은 대통령의 인사 검증 절차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민주당의 주장이 여론에 공감대를 얻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여의도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이 향후 윤석열 정부의 인사 검증 작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간 자녀의 범죄 행위들이 문제가 됐던 적이 있어 검증 내용이었으나 ‘학폭’과 법정 소송 등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정 변호사가 법적 지식을 활용해 자녀의 학폭을 사실상 구제해줬던 정황 증거가 속속 등장하면서 이른바 ‘검찰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게 된 부분이 정권에 뼈아프게 다가올 것이라는 해석이다.

“안 그래도 인사 검증 때문에 낙마하는 인재들이 많은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녀 관련해서 소송을 했던 적이 있거나, 학폭에 조금이라도 관계가 있었던 후보는 포기할 것”이라고 관측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인재 채용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지난 7월에는 성희롱 논란으로 송옥렬 교수가 공정거래위원장직을 포기하면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른바 ‘3시 합격’으로 알려진 주요 공직자 선발 시험에 모두 합격해 인재로 명성이 자자했던 경우다. 그러나 성희롱 발언이 수위가 지나쳤다는 세간의 평에 결국 학교로 발길을 돌렸다. 이번 정순신 변호사의 경우도 뛰어난 인재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대통령실에 한층 더 어려움을 가중시킬 우려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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