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치고 현대차 주요 시장 꿰찬 인도, 순이익 25% 증가 “맞춤 전략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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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치고 아시아 주요 거점으로 자리매김한 인도
현대차·기아 인도 합산 순이익, 3년간 3,100억원씩 증가
현지 상장 추진도, '역대 최대 규모의 공모 사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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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도법인 전경/사진=현대자동차그룹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현대차·기아의 아시아 주요 거점 자리를 꿰찼다. 현대차의 중국 시장 내 사업 부진으로 충칭, 창저우 공장 등 현지 공장의 철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도법인(HMI·KIN)은 실적 경신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3% 초반이던 순이익률을 3년 만에 7% 중반대로 끌어올리면서 수익성 개선에도 성공했다.

현대차·기아 인도법인, 매년 순이익 최고치 경신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인도법인 합산 매출은 16조5,094억원으로 전년(15조1,138억원) 대비 9.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조2,384억원으로 전년(9,883억원)에 비해 25.30% 늘었다.

회사별로 보면 지난해 현대차 인도법인(HMI·HYUNDAI MOTOR INDIA LIMITED)이 매출 10조6,346억원과 순이익 9,211억원을 기록했다. 기아 인도법인(KIN·KIA INDIA PRIVATE LIMITED)은 매출 5조8,748억원과 순이익 3,173억원을 달성했다.

최근 제품 라인업이 확장되면서 현대차·기아의 합산 매출은 △2020년 8조7,354억원 △2021년 11조303억원 △2022년 15조1,138억원 △2023년 16조5,094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아가 현대차의 뒤를 이어 인도 생산에 가세한 지 3년 만에 매출 규모를 2배 가까이 끌어 올린 셈이다.

더욱 고무적인 대목은 인도법인의 수익성도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매출보다 순이익 증가세가 더욱 빠르게 이뤄지면서 이익률 개선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2020년 2,949억원이던 현대차·기아 인도법인의 합산 순이익은 연평균 3,100억원가량 늘어나 지난해 1조2,384억원을 달성했다. 순이익률도 △2020년 3.38% △2021년 5.65% △2022년 6.54% △2023년 7.50%로 매년 최고치를 경신해 나갔다.

주요 생산기지 인도에 투자 확대하는 현대차

인도가 현대차그룹의 주요 해외 생산기지가 된 시점은 기아가 현지 생산을 시작한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아는 현대차보다 20년가량 늦은 2019년 현지 안드라프라데시(Anantapur District)에 생산 공장을 세우고 당해 7월부터 셀토스 생산에 들어갔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1998년 인도 남부에 위치한 칸치푸람(Kancheepuram District)에 공장을 마련해 운영해 왔다.

이후 현대차·기아는 인도에 마련한 생산시설을 토대로 현지 시장 상황에 맞는 전략 모델을 꾸준히 선보였다. 현대차는 2020년 크레타와 i20를 출시한 데 이어 i20 N라인(2021년), 투싼·베뉴(2022년), 아이오닉5·베르나(2023년)를 양산했다. 기아도 셀토스에 이어 카니발·쏘넷(2020년), 카렌스(2022년)의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인도 공장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은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탈레가온 지역에 700억 루피(약 1조1,158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로 현대차는 탈레가온 공장의 생산능력을 기존 연 13만 대에서 최소 연 18만 대로 늘릴 방침이다. 탈레가온 공장이 내년 재가동을 시작하면 현대차는 기존 첸나이 공장(연산 82만 대)에 더해 인도에서 연간 100만 대 생산이 가능해진다. 이는 해외 생산 규모로 최대다. 노후화한 설비를 교체하고 현대화하는 작업도 이뤄질 전망이다. 탈레가온 공장은 2017년 GM이 인도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8년째 멈춰서 있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도 시장은 수입 관세율이 70~100%로 높아 현지 공장 없이는 판매가 어렵다”며 “중국, 미국을 잇는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인도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면 현지 생산능력이 기본 전제”라고 설명했다. 현재 인도는 명실공히 현대차의 차세대 주력 시장이다. 현대차는 이에 앞서 인도에 향후 10년간 4조2,000억원을 투자해 현지 미래차 역량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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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증시 IPO에도 속도낸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는 인도 증시 기업공개(IPO)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인도법인의 인도 증시 IPO를 위한 법률자문사로 샤둘 아마르찬드 망갈다스(Shardul Amarchand Mangaldas, SAM)와 레이섬 앤 왓킨스(Latham & Watkins) 2곳을 선정했다. 상장 주관사 선정도 완료했다. 현대차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 △HSBC 3곳을 인도 증시 상장을 위한 상장 주관사로 결정했다.

지난 2월 초 복수 외국계 증권사 대상 인도 증시 상장 자문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지 보름 만의 일로, 적시에 인도법인의 인도 증시 상장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현대차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업계는 이르면 5월 인도법인 IPO 증권 신고서 제출을 완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 IPO 시장이 호조세를 보인 만큼 적기를 놓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현대차는 연말 인도법인의 인도 증시 상장을 목표한 바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인도 증시 역대 최대 규모의 공모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인도법인의 공모 규모로 최소 30억 달러(약 4조원)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역대 최대 IPO로 평가받는 인도 국영 생명보험공사(Life Insurance Corporation of India, LIC) 공모 규모(26억 달러)보다 4억 달러나 높은 수치다.

현재 인도법인의 기업가치는 300억 달러(약 40조 원)로 추산된다. 현지 1위 로컬 브랜드 ‘마루티 스즈키’ 시가총액(437억8,000만 달러, 2월 말 기준)과 비교하면 137억 달러 낮은 수치지만, 일각에선 향후 양사의 시가총액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인도법인이 인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마루티 스즈키를 위협하고도 남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법인의 IPO는 인도 자동차 산업의 중요한 발전을 의미한다”며 “마루티 스즈키 등 로컬 브랜드와 현지 진출한 다른 완성차 업체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도법인 IPO는 잠재적으로 인도 자동차 시장의 경쟁 구도와 투자 심리도 바꿀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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