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관’ 뒤집어 쓴 스테이지엑스, 제4이통사 확정에도 시장은 ‘반신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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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혈경쟁 속 깃발 꽂은 스테이지엑스, 최종 입찰액 '4,301억원'
재무 건전성 논란에도, "2024년엔 흑자로 턴어라운드할 것"
여전한 '승자의 저주' 우려, 스테이지엑스 역량은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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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테이지파이브

스테이지엑스(스테이지파이브 주도 컨소시엄)가 5G 28㎓ 주파수 경매의 최종 승자가 됐다. 4,300억원의 거금을 쏟아부은 결과다. 경매 낙찰 소식에 스테이지엑스 측은 축배를 터뜨리는 분위기지만, 아직은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통신 3사가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포기한 주파수를 당시 가격의 두 배 이상을 주고 사들인 셈이기 때문이다. 주파수 낙찰에 따른 부가 사업을 스테이지엑스가 무리 없이 해낼 수 있을지 여부에 업계 관계자들조차 반신반의하는 모양새다.

5G 28㎓ 주파수 경매 종료, 스테이지엑스 최종 낙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1일 서울 송파구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서울청사에서 진행한 5G 28㎓ 주파수 경매에서 스테이지엑스가 최종 낙찰됐다고 밝혔다. 스테이지엑스와 함께 2파전을 벌이던 마이모바일 컨소시엄은 경매 막바지까지 강한 의지를 보였으나 50라운드를 채우고도 경매 포기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오후 7시부터 밀봉 입찰이 이뤄졌다. 결국 742억원으로 시작한 경매는 이날 4,301억원까지 치솟았다. 입찰액이 경매 시작가의 4.8배까지 오른 셈이며, 이는 이전 경매에서 통신 3사가 해당 주파수를 낙찰한 가격(SK텔레콤 2,073억원, KT 2,078억원, LG유플러스 2,072억원)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치이기도 하다.

주파수 할당에 대한 과열 경쟁이 일어난 원인은 제4통신사 지위에 대한 매력도 증가로 풀이된다. 정부는 일찌감치 해당 주파수 낙찰자에 제4통신사에 준하는 대우를 하겠다고 얘기해 왔다. 최대 4,000억원 규모의 정책 금융과 세액 공제도 제시했다. 기업 입장에서 급격히 낮아진 진입 장벽을 무시할 이유가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번 경매 결과를 통해 스테이지엑스는 정부로부터 제4통신사에 준하는 대우를 받게 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할당 대상 법인이 이른 시일 내 주파수 할당 통지 및 기간통신사업 등록을 마무리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신규 사업자가 시장에 조기 안착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스테이지파이브에 우려 목소리도, ‘재무 건전성’이 쟁점

주파수 할당을 확정받은 스테이지엑스는 알뜰폰 업체 스테이지파이브가 주도해 설립한 신규 법인으로, 현재로써 약 8,00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이지엑스 관계자는 “통신 3사 외의 통신사가 새롭게 나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해 무리를 했다”고 설명했다. 주파수 독점 사용으로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와 기술, 부가가치를 높게 봤다는 의미다. 다만 일각에선 스테이지엑스의 제4이통사 도전에 불안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기업에 주파수 할당 후 사업을 제대로 진행할 만한 여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한 언론 매체는 “기업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이지파이브는 2022년 매출액 271억8,365만원, 영업손실 55억4,859만원을 달성하며 적자 지속을 이어왔다”며 “2022년 기준 이미 자본잠식 상태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테이지파이브의 당시 부채가 2,000억317만원이었단 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31억2,888만원 남짓 남은 게 전부라는 점 등도 짚었다. 스테이지파이브의 불안정성을 지적한 것이다.

이 같은 논란에 스테이지파이브 측은 즉각 반박 보도자료를 내며 재무 건전성에 이상이 없음을 피력했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상환전환우선주 형태의 투자 건을 제외하면 일반기업회계 기준으로도 자본잠식 상태가 아니다”라며 “2022년 상장 신청을 위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으로 변경했다. 그동안 신주 발행했던 상환전환우선주(RCPS) 회계처리가 일반기업 회계 기준으로 자본 항목이지만,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선 부채 항목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현금 유출이 없는 회계상 평가손실에 불과한 항목을 두고 과대 해석을 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스테이지파이브는 그러면서 “상장전환우선주 형태의 투자 건은 국내외 대다수 스타트업의 일반적인 투자 형태로, 상환전환우선주 평가 시 발행한 회사의 기업가치가 커질수록 평가손실이 커지면서 부채 인식 금액이 커지게 된다”며 “해당 부분은 상장전환우선주 투자 금액이 클수록 기업이 높은 가치로 평가받는 것을 의미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리곤 “운영 효율화를 위한 재정비는 이미 마쳤다. 2024년엔 영업이익을 100% 개선하며 흑자로 턴어라운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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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dobe Stock

출혈경쟁에 짙은 ‘상처’, 제4이통사 사업성 챙길 수 있을까

다만 스테이지파이브의 재무 건전성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승자의 저주’ 우려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다. 주파수 할당 자체에 예상 밖의 큰 비용 지출이 일어난 상황이니만큼 스테이지파이브 입장에서도 재정적 타격이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이번에 스테이지엑스가 내놓은 입찰액은 통신 3사가 해당 주파수를 가져갔을 때보다도 더 비싼 금액이다. 예상치 못한 출혈 경쟁이 이어지면서 제4이통사의 허물이 ‘왕관’으로 둔갑한 탓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제4통신사 진입 부담을 덜어주겠다면서 경매 최저가를 기존 낙찰가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춰준 보람이 없어졌다”고 한탄했다. 결국 제4이통사 사업 추진에 가장 중요한 축으로 꼽히던 ‘사업성 및 수익성 보전’의 의미가 사실상 퇴색됐단 것이다.

스테이지엑스 측은 “주파수 대금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제4이통사 자격 획득에 큰 의미가 있다”며 낙관론을 펼쳤다. 온라인 기반 이동통신 서비스 유통 구조 혁신과 클라우드를 활용한 인프라 비용 절감 측면 등을 감안하면 사업성도 충분히 가져갈 수 있으리란 게 스테이지엑스의 입장이다. 그러나 관건은 현실성이다. 일단 스테이지엑스는 당장 올해 총낙찰가의 10%인 430억원을 납입해야 하며, 3년 안에 의무 구축 수량인 28㎓ 기지국 6,000대도 구축해야 한다. 5G 28㎓ 기지국의 구축 비용은 대당 2,000만~3,000만원에 이른다. 장비 구매 및 구축 비용을 합치면 최소 2,000억원이 필요하단 의미다. 통신 3사마저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3년간 약 2,000대의 기지국을 구축하는 데 그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스테이지엑스가 정부의 눈에 찰 만큼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목소리가 시장의 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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