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의 비둘기파 발언 속, 고개 드는 ‘디플레이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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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의장, 상원 청문회에서 비둘기파적 발언
"금리인하 시점, 확신까지 머지않아" 긴축 완화 시동
가파른 물가 하락, 디플레이션 빠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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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모습/사진=Fed 유튜브 캡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해 기존의 신중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 경제가 성장세를 지속하겠지만 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물가가 잡혔다는 더 큰 확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를 기대하며 불확실성 제거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만 지속적인 물가 하락이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속 경기침체) 공포를 불러 일으킬 수 있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파월 “금리인하 오래 걸리지 않을 것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7일(현지시간) 상원 청문회에서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며 “그 확신을 가지기까지 멀지 않았는데(not far from it), 그 확신을 갖게 되면 긴축의 강도를 완화하기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해 중순부터 인플레이션과 개인소비지출(PCE)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전날에도 하원에 출석, 올해 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다는 확신이 커지면서 연준이 올해 어느 시점에서 완화 정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시장의 데이터를 더 살펴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얻기 전까지는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기존의 6월 금리 인하설이 다시금 힘을 받게 됐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파월 의장 발언은 첫 번째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당국자들의 생각을 더 분명하게 하며, 이러한 움직임이 앞으로 몇 달 안에 올 수 있다는 것을 뒷받침해 준다”고 설명했다.

일각선 ‘디플레이션’ 우려 목소리도

다만 일각에서는 가파른 물가 하락으로 인해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1년 전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 품목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1월까지 12개월 동안 2.8% 상승해 이전 12개월 동안의 4.9%에서 내려왔다.

실제로 최근 연속으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하락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디플레이션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산업 체력을 가늠하는 지표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50(기준치) 아래로 떨어지면서 경기 수축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위면 경기 확장, 아래면 수축을 의미한다. 수출 성적도 저조하다.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수출액은 3조3,800억 달러(약 4,500조원)로 전년 대비 4.6% 감소했다. 중국 수출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더욱이 중국은 16년 동안 지켜 온 대미 최대 수출국 자리까지 멕시코에 내줬다. 그간 중국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울 때마다 구원투수 역할을 해 온 부동산 시장마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다. 이렇다 보니 1990년대 초 이후 일본처럼 장기 디플레이션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확산하는 중이다. 

디플레이션은 경기 침체를 걷잡을 수 없이 악화시켜 길고 긴 불황의 터널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보다 더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물가 하락은 자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소비 감소를 야기하고, 이는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게 된다. 기업의 부실은 결국 임금 감소와 내수부족이라는 결과를 낳으며 경기 침체를 더욱 악화하게 만든다. 디플레이션 악순환(deflation spiral)의 고리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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