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거래정지’ 중인 태영건설, 최금락·최진국 각자 대표이사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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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후 첫 주총, 예상외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
언론 전문가 최금락 부회장, 건설현장 전문가 최진국 사장 각자 대표이사 선임
거래 정지된 주식은 5월 기업개선계획 결의 후 감사보고서 '적정'의견 받으면 풀릴 전망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돌입 후 첫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28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는 워크아웃 여파로 소란스러울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주총 의장을 맡은 최금락 태영건설 부회장은 인사말에서 “회사의 워크아웃으로 걱정을 끼쳐드려 매우 송구하다”며 “워크아웃이 개시되면 기업개선계획을 충실히 이행해 조속히 경영 정상화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특히 주주들의 관심사였던 외부 감사인 의견 거절로 인한 주식 거래정지에 대해서는 “기업개선계획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감사 의견을 낼 수 없는, 단지 절차상의 문제”라며 “거래소에 이의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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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본사

거래정지, 기업개선계획 미확정에 따른 절차상의 문제

지난 1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확정되면서 오는 4월 11일 2차 협의회에서 채권단 결의로 경영정상화 방안(기업개선계획)을 결정하기로 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회계연도가 12월에 끝나는 기업들이 3월까지 감사의견을 받은 재무제표를 제출하는 절차를 거치기는 하나, 태영건설의 경우 기업개선계획이 4월 중 확정될 예정인만큼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태영그룹의 지주회사인 TY홀딩스에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주요 자산 매각 절차를 위해 29일 창업주인 윤세영 창업회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했다. 지난 2019년에 경영 일선을 떠났다가 워크아웃 위기가 닥친 지난해 12월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윤 창업회장은 4월로 예정된 2차 협의회에 앞서 주주총회에서 공식 복귀 선언을 한 것이다. 태영건설 측은 경영정상화를 위한 절차들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4월 이후 ‘적정’ 의견을 받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지난 20일까지만 해도 태영건설 회계감사를 맡은 삼정KPMG가 ‘적정’ 의견을 낼 것이라는 기대가 지배적이었다. 단, 워크아웃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부실 감사라는 비판이 일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가 있었으나, ‘의견 거절’, ‘계속기업 가정에 대한 불확실성’, ‘주요 감사절차의 제약’ 등이 언급되면서 태영건설 내부에서는 불만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잠식에 따른 거래정지, 경영정상화 확정되어야 거래 재개 가능

그러나 태영건설 주식이 지난 14일부터 거래정지 된 이유가 자본잠식 때문인 만큼, 증권가에서는 기업개선계획이 확정돼야 거래정지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한다. 알려진 태영건설의 자본잠식액은 5,626억원이다. 태영건설은 상장폐지 사유 해소를 위해 이의 신청을 예고했으나, 최장 1년의 개선 기간 동안 주식 거래는 정지될 수 있다.

거래소가 이의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1년의 경영개선 기간을 부여할 가능성이 높고, 손실 발생 가능액 추정과 자본 확충안은 오는 5월 11일 예정된 기업개선 계획 결의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다만 부동산PF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책정 및 에코비트 매각 성공 여부 등 변수가 많은 만큼, 거래정지가 상장 폐지로 이어질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시점은 6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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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된 최금락 부회장(왼쪽)과 최진국 사장(오른쪽)/출처=태영건설

언론 전문가 최금락 부회장, 건설현장 전문가 최진국 사장, 각자 대표이사로 취임

이날 주총에서는 최금락 부회장과 최진국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재규 대표이사는 퇴임했다. 각자 대표체제를 택한 것은 대표이사 각자의 경험과 전문성을 살리기 위한 결정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최 부회장은 MBC 경제부 출신으로, SBS 보도본부장, 방송지원본부장을 역임했으며 SBS 퇴사 이후 이명박 대통령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거쳐 법무법인 광장 고문을 지냈다. MBC와 SBS를 비롯한 방송업계 인맥과 정·관계 인맥이 두텁다는 평이다. 워크아웃을 앞두고 지난해 12월 TY홀딩스 부회장으로 선임된 최 부회장은 창업주인 윤세영 회장을 도와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부터 비롯된 그룹 문제 해결을 총괄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28일 주총 의장으로도 나섰다.

최진국 사장은 1982년 태영건설에 입사해 2005년 건축공사1팀 상무 등을 거쳐 지난해 12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광명역세권복합단지, 서울 마곡지구CP4개발현장 등 국내 대규모 복합시설 개발현장 등 풍부한 건축현장 경험을 갖춘 현장통이라는 평가다.

증권가 관계자들은 워크아웃에 돌입한 기업들이 대부분 유·무상감자에 따라 지분 희석으로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은 기존 주주들, 기업 파산을 우려하는 거래처에서 혹독판 비판 및 냉대를 받는 경우가 자주 있을 뿐 아니라, 기업 내부적으로도 직원들이 불안에 떠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각자 대표 인선은 대외적인 홍보 전달에 고민이 깊은 회사 사정과 건설 현장의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는 현장 전문가라는 점에서 적절한 선택이라는 반응이다.

특히 29일 지주회사인 TY홀딩스에 윤세영 창업회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공식 복귀하면서 ‘TY홀딩스-태영건설’이 ‘윤세영-최금락-최진국’ 체제로 이번 워크아웃을 조속히 돌파할 수 있다는 신뢰를 심어주게 된 점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태영건설은 주총 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선택과 집중의 사업구조를 확립하고 철저한 손익 관리와 리스크관리를 통한 경영실적 개선과 내실을 강화해 워크아웃을 조기에 졸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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