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1조원에 사법 리스크 해소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 ‘날개’ 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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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1조원 달성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빅파마 계약 체결 영향
무배당 논란 있었지만, "바이오 특유의 R&D 자금 압박 이해" 목소리도
이재용 회장 분식회계 논란 벗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성장 개연성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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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사업장을 찾은 이재용 회장이 5공장 건설 현장에서 관계자 브리핑을 듣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중에선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약 7억2,000만 달러)을 돌파했다. 특히 글로벌 초일류 기업을 자부해 왔던 삼성전자가 주춤한 가운데 삼성바이로직스의 존재감이 더욱 뚜렷해진 모양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7년 만에 ’12배’ 성장

지난 2016년 상장 당시 3,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간 매출은 7년 만인 지난해 3조7,000억원으로 12배 성장했다.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며 2022년 기준 생산 능력은 세계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영업이익도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중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연간 누적 수주 건수도 112건으로, 누적 수주액은 120억 달러(약 17조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약 60조원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큰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이룬 데엔 4공장 가동에 따른 매출 반영과 기존 1~3공장 운영 효율 제고,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제품 판매량 증가 및 신제품 출시 등이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73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화이자, 노바티스 등 빅파마와 대규모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한 영향도 컸다. 글로벌 Top 20개 제약사 중 총 14개 제약사를 고객사로 확보한 것 또한 밑바탕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배당금 0원이지만, 시장 일각선 ‘이해’ 목소리도

다만 큰 폭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결산 배당금은 0원으로 결정해 적잖은 논란이 일었다.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해 놓고도 무배당 정책을 결정한 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기 때문이다. 특히 코스피 시총 20위권 내에 무배당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단 두 곳뿐이라는 점이 주주들의 마음을 답답하게 했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오는 2025년부터 3년간 해당연도 잉여현금흐름(FCF)의 10% 내외에서 현금 배당 실시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물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속사정에 공감대를 표하는 이들도 있다. 이번 무배당 또한 지난 2020년부터 꾸준히 지속돼 온 배당 연기 정책의 일환일 뿐 주주 환원을 완전히 무시한 건 아니라는 것이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로 2024년까지 현금흐름이 적자를 보이는 상황인 만큼 배당 여력이 부족하다는 견해다.

실제 바이오 기업들은 막대한 R&D(연구개발) 투자 요구가 더해지면서 배당 악화 현상을 겪는 경우가 많다. 셀트리온의 경우도 지난해 이미 2022년(750원) 대비 배당액을 절반가량 줄인 375원으로 책정한 바 있으며, 올해는 현금 배당을 포기하고 주당 500원 규모의 주식 배당을 결정하기도 했다. 한미약품그룹도 R&D 투자를 위해 OCI그룹과 합병을 준비하는 등 바이오 그룹 전체가 자금 압박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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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리스크 해소 ‘호재’, 올해도 우상향 그래프 그리나

호재인 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수사에 연루되며 위기를 맞은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는 2018년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법인과 임원 등을 검찰에 고발하며 시작됐다.

위원회는 2015년 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하면서 회사 가치를 2,900억원(장부 가격)이 아닌 4조8,000억원(시장 가격)으로 반영하고 반대로 콜옵션(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 부채는 고의로 숨겨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 가치를 부풀린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검찰은 고의적 분식회계가 이 회장에게 유리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의심했다. 이 회장의 지분이 많은 제일모직의 가치를 더 높게 받을 수 있도록 제일모직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띄우고 삼성물산의 가치는 낮췄다는 것이다. 당시 검찰은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고, 결과 2,300만 건에 달하는 디지털 자료를 선별해 압수·분석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이 회장은 분식회계 혐의를 벗었다. 재판부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성공 여부가 불확실했던 상황을 고려했을 때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에 대해서도 검찰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해서도 피고인 이재용 회장에게 특정한 의도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분식회계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것이다. 바이오 사업은 특성상 높은 신뢰도와 투명성이 중요하다. 그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회계 혐의로 인해 상당한 이미지 손상을 감내해야 했지만, 1심 무죄 선고로 분식회계 혐의를 벗으면서 대외적인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바이오 사업에서의 성과가 이 회장의 입지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은 만큼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커 미래 성장성도 기대된다. 사법 리스크 해소가 점과 점을 이어줄 끈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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