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그룹 본사 사옥, ‘디타워 돈의문’ 매각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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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일대 디타워 돈의문 매각 진행 중
2020년 6,660억에 인수, 약 9천억대 매각 가액 정해질 듯
서울 시내 오피스 공실률 떨어져 매각 적기라는 분석
CBD에서 다소 떨어진 점이 흠, 프리미엄 오피스 요건은 두루 갖춰

DL그룹이 지난 2020년 입주했던 ‘디타워 돈의문’ 매각 절차를 본격화한다. DL그룹이 주요 투자자(LP)로 있는 마스턴투자운용은 지난 1일 입찰제안요청서(RFP) 발송, 8일 제안서 접수에 이어 오는 19일 매각 용역 담당 자문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디타워 돈의문은 마스턴투자운용이 2020년에 하나자산신탁으로부터 인수한 자산으로, DL이 사옥으로 활용하면서 ‘센터포인트 돈의문’에서 현재의 디타워 돈의문이라는 건물명으로 변경됐다. 마스턴투자운용에 따르면 디타워 돈의문 인수에 활용됐던 펀드의 만기는 2025년 1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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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타워 돈의문/사진=DL이앤씨

서울 오피스 부족에 매각가 9천억원 이상 전망

투자(IB)업계 관계자들은 디타워 돈의문 매각가가 9천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 관계자들은 최근 서울 주요 업무 지구에 공실률이 크게 떨어진 만큼 매각 가격이 예상보다 높을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돈의문 디타워는 지하 7층~지상 26층 높이에 연면적 8만6,267.77㎡로 2020년에 준공됐다. 2009년에 사업승인을 받았으나 당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로 진행하던 사업이 시공사인 금호산업의 자금난으로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무기한 중단된 바 있다. 이후 하나자산신탁이 금호산업의 PF대출채권을 매입한 뒤 효성을 시공사로 선정해 사업을 재개했고, 2020년에 준공 직후 마스턴투자운용이 ‘마스턴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79호’ 펀드를 조성, 6,660억원에 빌딩을 매입했다.

매입 이후 DL이앤씨(전 대림산업)는 650억원(2종 수익증권 지분율 49.97%)을 투자하면서 당초 수송동에 위치했던 사옥을 디타워 돈의문으로 이전했다. 이 밖에도 당시 DL그룹 계열사 6곳(대림산업, DL케미칼, DL에너지 등), 임직원 약 3,000명이 이전하면서 건물 입주 초기 공실을 피할 수 있었다.

DL그룹은 입주 당시 마스턴 제79호의 수탁사인 하나은행 측 지분에 총 134억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면서 공실 우려를 피하기 위한 단기 입주에 불과할 것이라는 지적을 불식시키기도 했다. 실제로 2014년 매각을 검토했던 광화문 디타워는 공실 우려를 피하기 위해 대림산업의 플랜트 사업부가 임시로 이전한 바 있다.

서울 오피스 공실률 떨어져 매각 시기적절하다는 분석

지난 2014년 DL그룹은 광화문 디타워 매각을 검토했지만 시세 등을 고려해 매각하지 않았다. 대신 SPC(특수목적법인)인 청진이삼프로젝트에 대림산업이 지분 20%를 출자했다. 여기에 JCP인베스트이차(15%), 미래에셋증권(5%), KB부동산신탁(20%), 한국자산신탁(20%) 등의 투자를 받았으며, 대림산업이 책임준공과 책임 분양 등을 맡고 플랜트 사업부를 입주시키기도 했다. 당시 대림산업의 청진이삼프로젝트 지분율은 48.46%로 이번 디타워 돈의문과 유사한 구조다.

서울 성수동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Arco Seoul Forest)의 경우, 부지를 10년 넘게 보유하며 수차례 분양을 시도했지만 2008년부터 이어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번번이 실패하다 2019년에 주거 시설 분양에 이어 2020년 비주거시설을 LB자산운용에 6천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그러나 매각 종료와 함께 LB자산운용에 다시 1,169억원을 투자해 지분 49.5%를 확보했다.

IB업계에서는 DL그룹이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팬데믹 등의 상업용 부동산 경기 침체기를 ‘매각 후 재투자’ 형태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매각 시점을 조율하면서 기회를 노렸던 것으로 본다. 오피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2022년 코로나 엔데믹 이후 서울 시내 오피스 공실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어 매각 적기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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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타워 돈의문/사진=마스턴투자운용

중심업무지구(CBD)에서 벗어난 지역이라는 점은 극복해야

다만 업계에서는 광화문, 을지로 등 중심업무지구(CBD)에서 다소 벗어난 서대문역 인근이라는 점과 대형 매물로 자금을 끌어모으기 쉽지 않은 환경이란 점이 거래의 어려움을 키우는 요소라 지적한다. 실제로 DL그룹 직원들도 이주 초기에 과거 광화문-세종대로 인근의 수송동 시절에 비해 대외 협력 업무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는 불만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각에서는 신축 프라임급 오피스인 데다 입지 조건이 우수하고 좋은 근무환경을 갖춘 친환경 건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디타워 돈의문은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글로벌 실물자산 지속가능성 벤치마크(GRESB)에서 최고 등급인 ‘5스타’를 획득했다. 이 평가에서 아시아 지역 비상장 오피스 중 평가 점수 전체 5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울러 글로벌 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인 리드(LEED) O+M 부문에서도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Platinum)’을 받아 대표 지속가능경영(ESG) 자산으로도 꼽힌다. 최근 오피스 시장에서 ‘플라이트 투 퀄리티(Flight to Quality·안전자산 선호 현상)’가 대두되고 있는데 디타워 돈의문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IB업계는 분석한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그린 프리미엄(Green Premium)’도 디타워 돈의문의 강점으로 지목된다. 건물의 친환경적 성격이 자산 가격에 반영된다는 뜻의 그린 프리미엄은 최근 대기업, 금융사 등 주요 임차인들의 고려 요소 중 하나다. ESG에 대한 시장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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