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인터넷은행 ‘4파전’, 중저신용 대출 위한 자본력과 신용평가 체계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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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조만간 안정·포용성·혁신성 등 새로운 인가기준 마련
더존뱅크 신한銀 참여 유력, KCD뱅크·소소뱅크도 투자사 물색
보유 데이터 활용, '중저신용 대출' 확대 위한 관리 체계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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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향한 각축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4개의 컨소시엄이 공식적으로 출사표를 낸 가운데 해당 컨소시엄들은 자본력이 탄탄한 시중은행 등 금융회사를 파트너로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의 주요 인가 기준으로 중저신용자 대출 확장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자본력과 독자적인 신용평가모델이 성패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소소뱅크·KCD뱅크·유뱅크·더존뱅크 인터넷은행 설립 추진 공식화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4인터넷은행 설립 인가 추진을 공식화한 곳은 소소뱅크, KCD(한국신용데이터)뱅크, 유뱅크, 더존뱅크 등 총 4곳이다. 지난 2019년에 이어 두 번째 도전에 나선 소소뱅크는 소상공인 관련 단체 35곳과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단체 11곳이 연합해 소상공인 특화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KCD뱅크 역시 소상공인 경영관리 서비스인 ‘캐시노크’의 운영 노하우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유뱅크는 2015년부터 중금리 대출을 공급해 온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업체 렌딧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의료기업 루닛, 세금신고·환급플랫폼 자비스앤빌런즈, 해외특화카드기업 트레블월렛과 현대해상이 뭉쳐 사업자 간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노년층, 소상공인·중소기업, 외국인 등 제도권 금융회사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금융소외 계층을 포용하는 인터넷은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장 마지막으로 인터넷은행 설립 추진을 공식화한 더존뱅크 컨소시엄은 국내 1위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 기업인 ‘더존비즈온’이 확보한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 맞춤형 대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더존비즈온은 신한은행과 합작법인(JV) ‘테크핀 레이팅스’를 설립한 뒤 ‘ERP 데이터 기반 중소기업 특화 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해 매출채권팩토링 사업을 실시하며 경험을 쌓아왔다. 테크핀 레이팅스은 지난해 11월 기업신용등급제공업 예비인가 취득한 후 올해 2월 기업등급제공업 본인가를 신청했다.

한편 신한은행은 지난해 7월부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더존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타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합작법인 설립 이전에도 더존비즈온과 여러 차례 사업을 추진하는 등 인연이 깊다. 지난 2021년에는 더존비즈온의 자사주 62만120주를 인수했으며 현재는 지분 2.04% 보유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직 컨소시엄 참여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기업금융에 특화된 더존뱅크의 설립 의도가 신한은행과 잘 맞을 것으로 판단해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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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자본금 5,000억원 이상 확보해야

제4인터넷은행 각축전이 치열해지면서 금융당국도 새로운 인가 가이드라인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가이드라인이 지난 2015년에 마련돼 시장상황을 제대로 반영하기 어려운 만큼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통상 인터넷은행 인가 기준으로는 안정성과 포용성, 혁신성 등이 꼽힌다.

이 중 안정성은 사실상 자본금으로 판가름 된다.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에서는 자본금 250억원을 최소 기준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대주주의 안정적인 자금 조달 능력도 입증돼야 하는데, 앞서 인가를 받은 인터넷은행들이 설립 당시 자본금 3,000억원가량을 마련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에는 최소 5,000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자본력이 탄탄한 투자사를 유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4인터넷은행 도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사는 시중은행 등 금융회사다. 특히 업계에서는 기존 인터넷은행들이 주주로 참여한 시중은행의 노하우를 받아들이며 성장했기 때문에 소수의 지분이라도 시중은행이 참여한 주주 구성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인터넷은행 3사인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에는 우리은행, KB국민은행, 하나·SC제일은행이 각각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지분 4.88%, 하나은행은 토스뱅크 지분 8.98%,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지분 12.6%를 가지고 있으며, 농협은행은 금융지주 계열사인 NH투자증권이 케이뱅크 지분 5.52%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이번 제4인터넷은행에는 아직까지 시중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더존뱅크는 신한은행의 참여가 유력하지만 나머지 3곳은 금융회사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여러 시중은행들과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뱅크에 대형 보험사인 현대해상이 참여하기는 하나, 현대해상 한 곳의 자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요 시중은행 중 하나은행을 제외하고는 제4인터넷은행의 투자에 관심이 보이고 있다”며 “하나은행은 최근까지 토스뱅크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금을 투입했기 때문에 추가 투자에 부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대 시중은행 외에도 최근 시중은행 전환을 앞둔 대구은행도 투자사로 거론되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는 ‘중저신용 대출’, 독자적인 CSS도 관건

인터넷은행의 설립 목표가 궁극적으로는 ‘중저신용 대출’라는 점에서 자본금뿐만 아니라 포용성과 혁신성도 중요하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가장 강조하고 있고 끊임없이 관리하고 요구하는 것이 바로 중저신용자 대출 확장”이라며 “앞서 사업자를 정할 때도 해당 기준이 핵심이었다는 점에서 네 번째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즉, 각 컨소시엄이 보유한 데이터를 중저신용대출 상품과 리스크 관리체계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 대출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실제 지난해 인터넷은행 3사 중 유일하게 중저신용 대출 목표치를 달성한 곳은 카카오뱅크가 유일하다. 지난 2월 23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이 가계 신용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토스뱅크 31.5%, 카카오뱅크 30.4%, 케이뱅크 29.1% 순으로 나타났다. 토스뱅크 실적은 3사 중 가장 높았지만 목표치인 44%와의 차이는 가장 컸다. 케이뱅크는 전년 대비 4%P 증가했지만 목표치인 32%에는 못 미쳤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목표치인 30%에 0.4%P 초과하며 목표치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는 인터넷은행 3곳의 중저신용 대출 실적이 미흡한 상황임을 감안해 제4인터넷은행 인가에서는 이에 대한 집중적인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제4인터넷은행에 지원하는 컨소시엄 4곳 역시 소상공인과 중소사업자 특화를 앞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인터넷은행의 설립 인가 업무를 주관하는 금융위원회는 중금리 대출 관련 노하우와 이를 뒷받침할 신용평가모델(CSS) 확보를 중요한 잣대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은행과 차별화되는 CSS를 구축해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체게를 마련함으로써 중금리대출 등 포용금융을 실천한다는 당초 인터넷은행의 도입 목표를 이행할 수 있는지 점검한다는 취지다. 실제로 인터넷은행 중 가장 좋은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2년 업계 최초로 3,700만여 건의 가명결합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모형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독자 개발해 중저신용대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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